안녕하세요? 5세(47개월) 여아를 둔 워킹 맘이고, 친정엄마가 아이를 돌봐주고 있습니다. 딸은 작년 1년 동안 어린이집에 다녔고, 현재 새로운 유치원에 한달간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은 어린이집과 다르다는 예상을 어느 정도 하고 있어서 저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긴장을 했지만 처음엔 잘 적응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2주일 전쯤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할머니에게 별일 아닌 일로 짜증을 내고 울고 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날 저녁 때 아이를 봤지만 아이가 엄마를 보고도 반응이 없고 웃지도 않고 우울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아이에게 왜 그런지를 물었더니 "난 유치원에 친구가 없어. 혼자야. 유치원에 가기 싫어. 어린이집 가고 싶어. 난 친구가 없어서 혼자 앉아서 그림을 그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날 선생님께 무슨일인지 확인을 했더니, 미술시간에 자리가 없어서 딸아이만 긴 책상에 혼자 앉아서 그림을 그리게 했다고 하네요. 얘길 듣고 아이에게 "선생님이 자리가 없어서 그랬대. 자리가 없어서 선생님하고 같이 짝하려고 그랬나봐"라고 얘기해줬고,이에, 딸아이는 "왜 그랬대?" 라고 계속 묻긴 했지만 먼가 의문이 풀린것 같은 표정을 짓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됐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계속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네요. 이유는 재미가 없고 친구가 없다는게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다른 아이들끼리는 친하다고 하구요. 특히 딸아이가 친해지고 싶은 한명이 있는데 걔가 다른애하고 논다고도 말하구요.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제가 그동안 일 때문에 딸아이를 친정엄마한테 전적으로 맡겨놓았던 죄책감도 같이 밀려듭니다.

 

질문은, 첫 번째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혼자 앉혀놓았던 얘기를 지금도 물어보네요. "왜 그랬대?" 이렇게요. 아직도 그 사건이 완결이 되지 않은것인지, 어떻게 얘기를 해줬어야 하는것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어린이 집에서도 친한 친구 한명에게 유달리 집착을 하고 그 친구가 없으면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유치원에서도 마음에 드는 친구 한명이 다른 친구들과 놀는걸 보면 자긴 친구가 없다고 하고 그걸 심한 거절과 상처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왜 친구한명에게 그렇게 집착을 하고 친구가 여러명과 노는 걸 보며 그렇구나가 아닌 거절로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세 번째, 상기한 문제들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유치원 다니면서 월화수목금토일을 세면서 토일이 왔으면 좋겠노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유치원에 가지 않는날이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어린이집 다닐 때는 없었던 일이거든요. 적응하는 기간으로 봐야하는건지 아직 유치원이 아이에게 버거운건지 궁금합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아이 마음속으로 들어가는게 쉽지가 않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조언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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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2016.04.11 10:26:01

47개월 아이는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한 친구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유치원에서 혼자 있게 되면 유치원 다니는 것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잘 있었는데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혼자 앉혀놓았던 나쁜 기억이 아이를 위축시키고 자존감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마음에 드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노는 것에도 속상해하고 상처를 받는 것입니다. 자기가 친구가 많다면 쿨하게 넘어갈 일이지만 친구가 한명인데 그 친구가 다른 아이들과 더 잘논다면 속이 상하겠죠. 이 시기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논 시간이 없으면 유치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사회성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의 성격특성상 외향성이 많거나 수용성이 높은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귈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기술이나 경험이 없다면 외향성이나 수용성이 많다고 친구를 잘 사귀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사회성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준다면 충분히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첫째, 부정적인 기억은 오래 갑니다. 

부정적인 기억은 편도체가 기억하기 때문에 오래갑니다. 부정적인 기억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한가지는 부정적 기억을 다시 상기하여서 그런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거나 부정적인 기억을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그렇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이유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한 번 얘기하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세 번 이상 이야기하여 부정적 기억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또한 선생님이 아이의 편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해주어야 합니다. 다른 한가지는 부정적인 기억을 덮기 위한 긍정적인 기억이 4배 이상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기억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여러번의 기억 필요합니다. 친구들과 같이 노는 4번 이상의 기억을 만들어주어야 부정적인 기억이 덮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직은 완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수개월은 걸립니다.


둘째, 친한 친구와 개인적인 시간을 갖도록 하세요.

친한 친구를 집으로 데려와서 둘이 노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친구부모와 친해져서 부모끼리도 친해질 수 있다면 아이는 더욱 안정감을 느낄 것입니다. 집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이를 매개로 친구와 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간이 쌓여 관계가 굳건해지면 친구가 다른 아이가 함께 놀아도 상처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한 친구에 집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친구와도 사귈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사귀고 싶어하는 아이와 같이 노는 시간을 마련해주세요. 집에서 마련해도 좋고 유치원에서 재미있게 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유치원선생님께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유치원 적응기간으로 일시적인 것입니다.

유치원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유치원선생님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아이는 유치원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게 됩니다. 아직 1개월밖에 되지 않아서 낳설고 불안정하겠지만 다른 아이와 친해지고 유치원선생님과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아이는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한 3개월은 지나야 적응이 가능합니다. 그때까지는 유치원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직은 유치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있기 때문에 집에서라도 아이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재미있게 지내도록 하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주고 하여 집에서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회복탄력성이 높아져서 유치원에서도 자신감 있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위 답변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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