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태어나기 전 이 게시판에 상담을 요청했었는데,

또 상담을 요청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10월 중순에 글을 올려서 양선아 기자님과 조선미 교수님의 조언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다시한번 저희 집 복잡한 상황을 적기는 그렇고,

간단한 사항만 다시 적자면,

저는 원래 직장에 다니고 있다가 지금 출산 휴가 중이고,

첫째가 28개월 남아, 둘째가 이제 4주된 여아인데,

남편과는 주말부부이고(주말에 못 보는 경우도 꽤 됩니다),

첫째가 16개월 때부터 첫째를 돌봐 주시던 조선족 도우미와 저,

이렇게 둘이 첫째와 둘째를 돌보고 있습니다.

첫째와 조선족 도우미와의 애착은 잘 형성된 편이라고 이미 전의 글에서 적었지요.

지금 둘째는 모유를 먹이고 부족한 것은 분유로 보충하는, 혼합수유를 하고 있는데,

첫째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직접 젖을 물려 수유를 하려고 하면

악을 쓰고 울며 저의 다리를 잡고

'분유 줘'하면서

너무 힘들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런 때는 둘째가 불쌍하긴 해도, 조선족 도우미가 둘째에게 분유를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첫쨰가 울어도, 모유수유 할 건 해야 한다고 하던데,

저는 첫째가 발작적으로 그렇게 나오면

첫째가 잘못될까봐 겁이 나서 그렇게 못 하겠네요.

그리고, 또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둘째를 안고 있을 때 첫째가 '눕혀 놔'를 되뇌이며

또 역시 눈물을 글썽이며 힘들어하는 때가 있습니다. 

 

눕혀 놓고 분유를 주는 것까지는 얼추 허용을 하지만

그 이상 제가 둘째에게 뭘 해 주는 걸 힘들어하는 것일 테지요.

양선아 기자님 말씀대로, 너도 어렸을 때 이렇게 엄마 젖 먹었다고 해도,

그 뜻을 다 알아 듣는 것 같지는 않고, 

"이제 동생이 엄마 젖 주세요 하고 울면

울지 말고 엄마 동생 젖 많이 주세요 해~"라고 해도 빤히 쳐다보며

"아니야"라고 하는데,

그래서 "아까 동생 젖 줄 때 많이 안 울었으니 상 줄게"하며

간식을 주는 방법을 써 볼까 싶기도 하구요.

아이에게 그렇게 거래를 제안해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제게 그렇게 상처 받은 것을

조선족 도우미가 막 감싸 안아서

'엄마 대신 이모'라고

그분을 1순위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싫네요.

특히 자기랑 놀아 주다가 동생이 울어서 젖 주러 가는 걸 싫어하는 것 같아서,

동생이 울어도 바로 쪼르르 달려가진 않으려 노력하고 있긴 한데,

그러자니 둘쨰가 불쌍하네요.

도와 주는 친척이 별로 없이(주말에 가끔 시어머니께서 지방에서 올라오셔서 도와 주시는 게 제일 큰 도움입니다) 조선족 도우미와 이렇게 둘이 있자니

제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저도 첫째라 첫째가 힘들어하는 게 신경은 쓰이면서

둘째에게 무책임해지기도 싫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둘째에게 모유는 유축만 해서 먹일까도 계속 고민해 봤지만,

둘째에게 또 그렇게 따뜻하지 못한 행동은 하기가 좀 그러네요.

정답이 없는 문제인데, 늘 혼자서 끙끙 앓고 있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다시 한번 상담을 요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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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2012.12.03 17:48:25

출산하셨네요! 축하드려요. 출산 후 회복기간인데 많은 것을 감당하느라 힘드시겠어요~

많이 고민되고 걱정되시겠지만, 첫째를 믿으세요! 엄마가 너무 안절부절 걱정을 많이 하고 불안해하면 아이에게 전달이 됩니다. 엄마가 중심을 잡고 엄마는 너도 동생도 사랑한다. 너와 동생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오빠, 여동생이다라는 점을 넌지시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못 알아듣는 것 같지만, 자꾸 얘기해주면 알더라고요. "우리 00이도 이렇게 동생처럼 어릴 때도 있었어~ 우리 00도 아주 어렸을 땐 이렇게 엄마 젖 먹고 컸단다," 이렇게 자꾸 말해주면 알아들어요. 그리고 첫째 때문에 모유수유를 안하고 분유수유로 전환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첫째가 둘째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더 성숙하고 발전한다고 생각하시면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기실 거예요. 엄마가 수유해야 할 땐 이모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노는 것도 좋은데 날씨가 너무 춥네요. 동네 친구가 있으면 그 집에 놀러가서 놀기도 하고, 아이도 다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지요. 그리고 엄마 대신 이모가 1순위 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첫째에게 가장 좋은 쪽을 택하시고, 둘쨰가 신생아이므로 아무래도 더 신경을 써야겠지요. 첫째때문에 둘째에게 신경 덜 쓴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첫째랑 눈 마주치며 15분이라도 집중해서 놀아주는 시간 갖고, 첫째가 힘들어하는 과정을 옆에서 잘 지켜봐주고 격려해주고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넘 두려워하지 마시고, 첫째를 믿어보세요. 제 답변이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엄마의 회복도 중요하니 본인 몸과 마음 잘 챙기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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