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아이는 33개월 여자 아이입니다. 집에서 엄마가 돌보고 있습니다.

평소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 궁금한 몇 가지를 여쭈고 싶습니다.

 

눈맞춤 - 눈맞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예 안 맞추는 건 아니고요. 예를 들면, 간식을 먹다가 물을 우유 컵에 부어 놓습니다. 전에도 여러 번 물장난에 대해 주의를 준 적이 있기에 엄마 눈을 보라고 한 후 무얼 잘못했는지 묻습니다. 다른 데를 쳐다보며 (속된 말로 영혼 없이) 물을 쏟아서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영혼을 돌아오게 하려고 엄마 눈을 쳐다 보고 얘기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눈동자가 저에게 잠깐(1초 미만) 향했다가 곧 다른 데로 가며 대답을 합니다. 윽박지르지 않는데도 눈을 안 마주칩니다. 평소에도 엄마 눈을 보라고 하면 아주 잠깐 보다가 곧 촛점을 돌립니다. 이거 간과해도 되는 건가요?

 

무응답 - 눈맞춤과 더불어 염려되는 점입니다. 이름을 불러도 무언가를 물어도 대답을 안 할 때가 많습니다. 묻는 말에 대답은 커녕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대답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좀 헷갈립니다. 자기가 관심 없는 일에는 잘 대답을 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엄마 시점 화법 - 본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않고 엄마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유가 먹고 싶으면 "우유 주세요"가 아니고 "우유 줄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때마다 "우유 주세요"라고 여러 번 교정을 해 줘도 그 때뿐 잘 안 바뀝니다. 놀다가도 자주 제가 했던 말을 흉내내며 자기 입장이 아니라 제 입장에서 이야기합니다(예: 책을 찢으며 "책을 찢으면 어떻게 하니? 그러면 다음에 볼 수가 없어요."). 전반적으로 언어 발달이 더디지는 않습니다.

 

독립성 - 이 시기가 독립성이 커지는 시기라던데 제 아이는 혼자 하겠다는 게 별로 없습니다. 스스로 해 보라고 하면 엄마가 해달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거나 밥이 뜨거울 때 호해주는 것도 다 엄마가 해달라고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해보라고 하면 더 안 하려고 드네요. 그런가 하면 아래와 같은 가출 사건에서는 매우 독립적인 행보를 보여 매우 놀랐습니다.

 

가출 사건 - 며칠 전에 엄마에게 혼난 후 집 나가는 아기 돼지들 이야기를 읽고선 아침 밥을 몇 술 안 먹고 식탁에서 내려온 아이에게 "너도 엄마 밥이 맛이 없으면 다른 엄마한테 갈래?"하고 물으니 그러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이런 말한 거 잘못했죠. 그렇지만 망설임 없이 다른 엄마한테 가겠다고 하는 아이에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더니 혼자 웃도리 바지 다 입고(평소엔 안 입고 장난만 치더니) 외투를 가져와서 입혀 달랍니다. 외투 입혀 주면서 갖은 핑계를 대며 수습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다른 엄마에게 가겠다고 해서 외투를 입혀 주니 신발까지 혼자 척척 신고 현관 문을 열어 달라는 겁니다. 당황해서 잠깐 들어와 보라고 하고 너무 춥다는 둥 만류했는데 그래도 가겠다고 문 열어 달라는 겁니다. 문을 열어 주니 밝은 얼굴로 "엄마 안녕히 계세요." 인사까지 하고 나갔습니다. 살짝 내다보니 엘리베이터 단추 눌러 놓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할 수 없이 따라 나갔는데 엘리베이터를 나서자 저와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가 몰래 숨어 뒤따라 가는데 뒤도 한 번 안 돌아보고 가더군요. 쭈뼛쭈뼛, 깡총깡총 한참 가다 뒤돌아 설 때 저와 눈이 마주치니 반가운 기색을 보이며 웃기는 했지만 다시 집에 가자면 안 가고 다른 집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평소엔 애착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행동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경솔한 말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지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평소 밥을 잘 안 먹어서 밥을 안 먹을 때마다 제가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며 속상한 티를 냈는데 그로 인해 아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탓일까요? 단호하게 다른 집에 가겠다고 하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다른 사람을 잘 따르지도 않습니다.

 

전반적인 사회성 - 평소 아이들이 잘 따르는 이모가 있는데 제 아이는 이모가 아무리 잘 해줘도 그다지 따르지 않습니다. 엄마만 좋아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때그때 잘 놀아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 동생은 제 딸 아이가 친해지기 어려운 아이라고 말하네요. 흔히 말하는 내향적이고 수줍어하는 유형도 아닌 것 같습니다. 또래 아이들은 벌써부터 친구를 좋아한다며 친구에게 관심이 많다는데 제 아이는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놀이터 같은 데 가면 관찰은 많이 합니다.

 

적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그래도 궁금한 점은 다 적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냥 두겠습니다. 기질로 인정하고 그냥 수용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교정이 필요할지 혼동되어서 상의드립니다. 미리 감사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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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2015.02.25 13:43:30

올려주신 내용순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눈맞춤과 무응답

대부분의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 눈맞춤을 안하고 응답하지 않으면 문제이지만 주의를 주는 상황에서 눈을 피하고, 흥미있는 일을 할 때 주로 대답을 안하는 것은 크게 이상한 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어머니가 아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살피는 듯한 분위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지속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시점 화법

이런 행동의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어머니가 주도적으로 많은 말을 하지는 않나 싶습니다.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아이가 시점에 따라 다른 화법을 배울 수 있을 텐데 어머니가 말하는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아이는 그 말을 그대로 배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출사건

애착이 약한 아이는 오히려 분리에 불안을 보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행동은 애착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아이는 그 상황을 놀이로 받아들인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사회성 

아이가 기본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이 나이는 사회성이 무리없이 개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반적인 상황이 아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지나치게 민감하고, 대부분의 요구에 반응해주시고, 충족시켜주는 정도도 높지 않은가 싶습니다. 따라서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외에 다른 대상과 굳이 관계를 맺거나 상호작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민감한 어머니에 비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불편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머니가 아이를 잘 돌보기는 하지만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반응을 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습니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반응을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 상담은 조선미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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