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나이로 5세 여아를 둔 엄마입니다.
저희는 맞벌이여서 조부모와 같이 살면서 낮 시간은 조부모가 돌봐주십니다.
4세까지는 어린이집 등에 다니지 않다가 5세에 처음으로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여서 4세까지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거의 없었고요.
다만, 가끔 사촌 언니 오빠, 그리고 거의 매주 외조부와 만났었습니다.
아이가 예민하고 겁이 많은 기질이어서 많이 고민하다가 한 반 인원도 적고 상대적으로 더 케어를 잘 해 준다는 영어유치원을 올 해 5월부터 다니게 되었습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유치원에 적응을 하여서 지금은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친구들과 사귀는 법을 잘 몰라 유치원생활이 즐겁지가 않고 겉도는 듯 합니다.
친구들이 놀 때 어떻게 껴들어가야할지 몰라 주변을 맴돌기만 하고,
제 아이가 껴들어 가면, 아이들이 피하거나, 좀 있다가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친구들 말과 행동을 흉내만 내서, 아이들이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굉장히 말이 없는 편이라고 해요.
(수업 시간에 집중은 잘합니다. 수업 자체는 아이가 즐기고 있어요)
집에서는 말도 잘하고,
인형을 가지고 놀 때 혼자 역할 놀이도 잘 하는데요..
저의 고민은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영어유치원 환경이 괜찮을지.. 일반유치원으로 옮겨주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것입니다.(아이가 영어는 어렵고 싫다고도 얘기하고요).
또, 현재 영어유치원은 동네에서 같이 다니는 친구가 1명밖에 없지만, 일반 유치원은 많이 있어서 제가 동네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수월할 듯 합니다.
하지만, 유치원을 옮기는 것이 너무나도 큰 환경변화라 아이가 더 스트레스받지 않을까도 걱정이고요....
두서없는 글이지만 조언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사회성이 발달하면서 부모와 노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기게 됩니다. 유치원에서 단체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친구관계는 일생일대의 과제다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엄마의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아직은 내 아이가 친구들과 놀 때 끼어들어가지 못한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은 단지 함께 노는 것에 불과하고 진정한 의미의 인간관계가 성립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잘 사귀는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놀이를 많이 알고 있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힘이 세거나, 리더십이 있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좀 더 인기가 있는 것뿐입니다. 수줍어하고 자기주도성이 부족한 아이라면 친구를 흉내내면서 유대감을 나타내고 친구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이 흔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친구의 말이나 행동을 흉내내고 따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주도성과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지를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역할놀이 등을 통하여 사회적 기술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사회성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의 성격특성상 외향성이 많거나 수용성이 높은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귈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기술이나 경험이 없다면 외향성이나 수용성이 많다고 친구를 잘 사귀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사회성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준다면 충분히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영어유치원은 영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적극성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어유치원에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다면 굳이 환경을 바꾸어줄 이유는 없습니다. 일반유치원이 친구를 사귀거나 사회성을 늘리는 데는 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변화는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크고 새로 친구를 사귀는 것도 만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영어유치원 가기를 거부한다면 모를까 잘 다니고 있다면 동네친구가 적다고 하더라도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유치원에 간다고 저절로 사회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1. 자신감을 키우세요.
엄마라도 속내를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의 내면에는 ‘내 생각을 말하면 엄마한테 꾸중을 들을 거야… 또는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몰라’ ‘이 말을 해서 관심을 끌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염려들로 가득합니다. 이런 아이의 교육은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존감이 부족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이 있을 때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합니다. 특히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알지 못하는 아이라면 또래 아이들과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에게 호감이 생기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부모가 아이가 자존감을 갖고 의존적이지 않도록 늘 관심을 써야 합니다. 자존감을 높을 수 잇도록 적절한 칭찬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어야 합니다.
2. 스스로 선택하게 하세요.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세요. 장난감이나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고, 아이가 읽을 책은 스스로 꺼내오게 하고, 무슨 놀이를 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세요.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자신감이나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아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부모가 인정해주세요. 그러다보면 친구가 말을 걸기 바라지 않고 먼저 말을 걸 것입니다.
3. 사회적 기술과 놀이를 가르치세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친구를 만났을 때 처음에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말 거는 방법을 차근차근 일러줍니다. “잘 있었어?” “학원 갔다 왔니?” “너 이 게임해봤어?” 등과 같이 여러 상황에 대비해 가르치는 것이 요령입니다. TV 만화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 내용을 소재로 이야기를 꺼내게 가르쳐도 좋습니다. 말할 거리뿐만 아니라 놀거리를 다양하게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드게임, 컴퓨터게임 등 집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이를 매개로 친구와 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어색함과 쑥스러움도 점차 사라집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거나 타협하는 기술을 그림처럼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예를 들어 한 장난감을 서로 가지고 놀고 싶어 하면 각각 시간을 정해서 번갈아 가지고 놀도록 하거나, 순서를 지키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다른 갈등 상황에서도 부모가 알려준 해결법을 활용하게 됩니다.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점검해보세요. 레고놀이, 달리기, 게임하기 등 아이가 비교적 자신 있어 하는 것을 미리 알아두어 친구에게 자랑할 기회를 주어 자신감을 키우세요. 말할 거리가 풍부한 아이는 또래 관계가 원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4. 또래 아이들과 사귈 시간을 주세요.
의도적으로라도 또래 아이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주는 시간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한 두개의 학원은 친구를 사귀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여 익숙한 환경에서 낯선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친구와 노는 재미와 그 방법도 알게 됩니다. 그런 다음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거나 놀이터에서 다른 또래와 어울릴 수 있게 해주세요.
5. 아이와 성향이 맞는 친구와 사귀게 하세요.
일단은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세요. 수줍은 아이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인사를 못하고 엄마 뒤로 숨거나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방해가 되니까요. 이런 아이들은 여러 명의 아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하므로 아이 성향에 맞는 한두 명의 친구와 같이 사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마다 개성이 있어 잘 맞는 친구와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과 잘 맞는 친구가 하나만 있어도 친구들이 놀아 주지 않는다며 속상해하지 않습니다.
6. 부모들끼리 친하게 지내세요.
사회성을 키워주려면 익숙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기회를 자주 갖게 해주세요. 가까운 친척이나 친한 친구처럼 익숙한 사람들부터 시작해 차차 관계를 넓혀가세요. 친척집을 방문하거나 집에 놀러오게 하고,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여행을 가는 식으로 공유하는 시간을 늘립니다. 아이가 친숙한 친척이나 친구와 어울리는 것에 익숙해지면 가까운 이웃으로, 더 나아가 좀 덜 친한 친구로 관계를 차츰차츰 확대시켜나갑니다. 부모들이 친해져서 아이들도 함께 놀게 하면 쉽게 잘 어울릴 수 있고,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여행이나 식사 등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위 답변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