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김영훈 소아신경과 조회수 6610 추천수 0 2017.11.18 08:28:37

만12살 외동 6학년 아들의 첫 사춘기 시그널은 4학년때 첨였고(약속한 시간을 배로 어기고도 계속 게임을 해서 여러번의 워닝 뒤에 테블릿을 뺐어더니 거의 제정신을 잃고 분노함)

뭐 전반적으로 자기 고집 세지고 자기 생각 커지고.....엄마한테 자주 말대꾸 하고 대들곤 하지만 한동안 그렇다 말다 늘 그렇는건 아닙니다. 주기는 아주 불규칙한편이고 몇개월 큰 트러블 없이 조용할때도 많고요.


아이는 저나 남편과 사이가 매우 좋고 아이도 저도 서로 애정표현을 많이 합니다.

등교할땐 아직도 꼭 엄마 사랑해 하고 갈정도로.


사춘기 시작 이후로 저도 아일 더 존중해주려 노력하고 보통은 문제가 없다가 종종 도무지 애를 이해할수가 없는데 그럴땐 저를 무지하게 괴롭힙니다.


가령 오늘을 예로 들면, 어제 아이반에서 학교도서관에서 다 함께 자며 밤새 책읽는 이벤트가 있있고 워낙에 밤잠 없는(자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말할정도로 자는걸 싫어 하고 잠이 적은 앱니다) 애라 잠을 한두시간밖에 않 잔듯 하더군요. 그 이벤트로 오전수업만 했는데 친구네서 점심 먹고 놀고 4시에 집에 온 아이, 2시까지 오라 했는데 너무 늦었기에 좀 혼냈더니 그때부터 소리 지르고 화내고....거기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일찍 자래도 잠도 않자고(3살이후 낮잠이란걸 자본적이 업는 애잊지라....) 9시 넘어 잠자리에 들기까지 어찌나 짜증을 내고 사람을 괴롭히던지......

아빠에게도 저에게도 평소랑 달리, 어그레시브 하고 엄청 예의 없이 함부로 말하고, 나한테 명령하지마! 거의 협박하듯 말하고, 목욕 하고 보통은 당연 저 혼자 물기 씻고 나오는데 오늘은 저더러 해달라고 악을 쓰며 소리소리 지르면서 저를 부르고, 누워서 이 닦으며 저 못 걷게 가는데마다 방해 하고....무슨 유치원생도 아니고.


여하튼 아인 평소엔 착하고 다정하고 모범적인 아이예요

그뿐 아니라 학교선생님이나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는 예의 바른 모범생 입니다. 그런데 기분이 많이 나쁘거나 심하게 피곤하면 네방으로 가라 해도 저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서 무지하게 절 못살게 굽니다. 그럴때, 가장 편하고 가깝고 동시에 만만한 저에게 행패를 부리다시피 치대는것 같은데, 한두시간 이상 계속 되면 전 아이를 피해 다른 층으로 가거나 하는데 그래도 계속 쫒아 다니며 괴롭힙니다.

처음엔 저도 감정을 자제하며 대하지만 아이가 기어이 엄마를 화나게 하고말겠단 의지라도 굳은듯 절 쫒아다니며 괴롭히면 저도 결국 화를 내고 둘이 싸우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ㅠ.ㅠ


오늘 경우, 무슨 기분 나쁜일이 있었냐고 물어도 보고

그런 태도로 남을 대하면 아무도 너랑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분이 나쁘거나 피곤하면 얼릉 자라, 이렇면 엄마가 너무 힘들다, 엄마도 화난다...아무리 타일러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사춘기가 아니라도 이럴수 있지만 사춘기니 더 심하겠지요, 그런데 이럴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무조건 감정 자제 하면서 참아야만 하나요?

아무리 화나도 다정하게 안아주고 타이르고 아이 기분이 풀리도록 해줘야 하나요? 

오늘 경우 아기때처럼 방에 함께 들어가  같이 책이라도 읽으며 아이가 잘수 있도록 돕는다던가...

만약 그게 좋다면 참고 그렇게 할수도 있는데 이제 자기감정콘트롤을 배워애할 나인데 계속 제가 기분을 풀어주는게 아이 성장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싶은데.....


아이도 제가 잘못한걸 알긴 알아서 아까도 너무 미안해 사랑해를 여러번 조심스레 진심 담아 말하곤, 내심 제가 저를 안아주고 다독여 주기를며 화해 하기를 바라며 자러 들어 가더군요. 

그런데 저도 대여섯시간 아이에게 시달리고 나면 더는 다정하게 못 대하겠구 

"너 지금 피곤해서 그런거니까 얼릉 가서 자! 지금은 엄마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 라고 건조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남의 눈을 무지하게 신경씁니다.

아직은 자존감이 잘 형성되지 못한 시기라 이것도 사춘기의 특징이라고 하던데, 

그럼 이럴때 어떻게 대해줘야 하나요?

이아가 원하는대로 군소리 없이 존중하며 따라줘야 하는지? 

뭐 늘 결국 아이 고집대로 하고 보통은 또 그냥 놔두지만, 남의 눈이 뭐가 그리 중요하니 우리 상황에 맞는대로 너 좋은대로 하면 되지 라고 나무라듯 좀 냉정하게 말하는 편입니다.


사춘기책을 읽어도 책에 저와 아이의 경우가 그대로 나오는게 아니다 보니 여전히 모르겠고 답답할때가 많네요.

조언말씀 주시면 아이 잘 키우는데 큰 도움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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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2017.11.30 11:55:44

안녕하세요.


사춘기 아이들은 늦게 잡니다. 수면 및 기상 주기가 변해 멜라토닌이 점점 더 늦은 시간에 방출되고 멜라토닌의 수준이 떨어지는 시간도 점점 늦춰집니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이 피곤을 느끼는 밤 11시나 12시에 사춘기 아이들은 말똥말똥하고, 일반 사람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오전 8시에 10대들은 녹초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춘기 때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1시간에서 1시간30분 늦기 때문에 아이가 늦게 자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춘기 아이들은 충분한 수면, 즉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는 질 높은 수면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밤 12시를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 사춘기 아이들은 권위적이거나 억압적이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부모가 이야기 하면 전두엽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변연계로 반응하기 때문에 내편에서 말하는가 아닌가를 가지고 말을 들을지 않을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부모가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 자기편에서 말한다고 느껴지면 공부를 하지만 자기편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설득하려면 아이 편에서 말한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게끔 해야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가 또래 아이나 멘토의 말은 들어도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이와 친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무리 화나도 다정하게 안아주고 타이르고 아이 기분이 풀리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사춘기 아이들은 남의 눈을 많이 의식합니다


사춘기의 뇌에서는 시각중추기능을 하는 후두엽이 특히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10대가 외모나 유행 등 시각적인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기의 얼굴을 가꾸기 위하여 하루에 30분 이상 거울을 보는 일도 많습니다. 또한 멋진 남자배우와 예쁜 여자배우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후두엽의 발달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부모도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이와 같이 외출을 하는 경우 부모가 대충 옷을 입으면 부모와 같이 다는 것을 꺼려합니다


사춘기 아이와 외출을 할 때는 가능하면 정장으로 옷을 갖추어 입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시각에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아이를 존중하고 원하는데로 말없이 해주는 것이 아이와 친해지는 비결입니다.


- 사춘기 때는 왠만한 당근과 채찍은 효과가 없습니다


보상의 뇌인 측좌핵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훈육과 부정적인 훈육이 모두 소용이 없습니다. 왠만한 칭찬과 처벌에는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는 당근과 채찍을 버리고 아이와 친해져서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춘기 아이들은 보상회로에서 도파민이 결핍되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그런 짜릿함을 얻기 위해 더욱 자극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춘기의 아이들은 익스트림스포츠를 즐기고 위험한 일을 하면서 보상의 뇌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인터넷 게임중독에 잘 빠지는 이유도 이와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중독이 도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 내려놓으세요. 부모는 항상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까지 나는 단 한번도 자식에게 해를 주려고 하는 부모를 보지 못했습니다. 부모들은 이따금씩 어처구니없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법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무기력함, 두려움, 그리고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해를 주려고 하는 부모는 결단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의 행동과 말은 무게감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잘 원했던 결과로 즉각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행동과 말은 언제나 자녀들에게 특정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말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다만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잔소리보다는 같은 편으로서 조언해주는 정도로 의견을 말해주세요.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를 공감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감정콘트롤하는 것을 가르쳐주어야지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부모가 기분을 풀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 기다리세요. 사춘기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감정적으로 정보를 해석하기 때문에 항상 오해를 하게됩니다


다른 사람의 태도나 표정을 읽은 것도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들이 자신을 무심코 쳐다만 봐도 감정적으로 쟤는 나를 싫어해라고 해석합니다. 부모가 너 뭐 하고 있니?”라고 물어보면 감정의 뇌인 편도체를 사용하여 엄마는 내 일에 지나치게 간섭해라고 생각하고 엄마를 잔소리꾼으로 단정 지어 버립니다


사춘기에는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다양하고 좋은 경험을 통해서 뇌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변화가 무쌍한 사춘기의 뇌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부모가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의 공사가 끝나면 어느날 갑자기 어른스럽고 다정다감한 자녀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길어야 4년입니다.


- 친해지세요


아이와의 갈등은 무엇이고, 문제의 핵심은 무엇이며, 어떤 규칙을 세워야 할 것이며, 해결책은 무엇인가내용에 해당되는 이런 의문들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사실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방법에 대한 질문입니다


부모는 원인이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보다 가정 내에서 진행되는 각종 과정과 그것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여야 합니다. 모든 가족, 모든 관계 속에는 파괴적인 요소와 건설적인 요소가 공존합니다. 그런 요소들을 확인하고, 파괴적인 과정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아이와 같이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행동은 관심을 보이고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엄마가 보기에 나쁜 행동은 바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엄마의 의견을 말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친구나 멘토의 포지션을 취해야 합니다. 그러면 운이 좋은 경우, 심지어 아이들이 부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간단명료한 대답은 없습니다. 부모가 기댈 수 있는 언제나 옳은 처방이나 규칙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춘기 아이들도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범죄와 연루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부모가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소한 행동이나 버릇, 혹은 예의에 대해서는 아이를 존중하고 너그러운 마음이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 답변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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