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딸은 만4세입니다.

밑에 만2세 남동생이 있고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 종일반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딸은 낯가림이 있어서 사람이 많거나, 큰 소리가 나는 상황에서는 주눅 든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의사표현도 분명히 할 줄 압니다.

 

최근에는 매일 아침마다 울면서 어린이집에 갑니다.

선생님과 통화해 보니 어린이집에서도 별 것 아닌 일로 속상해하고 울고,

친구들이 달래주면 더 오래 서러워하며 운다고 합니다.

가령 그림 그리다가 선풍기 바람에 종이가 날아가 친구가 찾아주었음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 울었고,

친구가 "다섯살이니 이젠 엄마 아빠랑 안 자고 혼자 자야돼"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도 서럽게 울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번개맨 공연에 갔는데 시작 전에 아이가 나가고 싶다면서 막 울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큰 소리가 나서 싫었다고 말하는데

공연 중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집중해 보았거든요.

 

별일 아닌 것 같은데 아이가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니 당혹스럽습니다.

아침마다 어린이집 갈 채비를 마치고 나면 웁니다.

"엄마 씩씩하게 울지 않고 어린이집 가고 싶은데 자꾸 눈물이 나"

"선생님이 우는 친구, 떼쓰는 친구는 밉다고 했는데 선생님한테 전화해줘"

이럽니다.

 

우는 아이를 보면서 안쓰럽습니다.

엄마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뭔가를 해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시간이 가면 아이가 나아지겠거니 하면서 기다려야 하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딸아이는 아기때부터 울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달래줘도 잘 그치지 않아 제가 화를 자주 내기도 했었구요.

 

선생님은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많이 억누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욕심도 많아서 밥을 먹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누구보다 빨리 하고 싶어하고

또 수업 시간에 잘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씀하시구요.

 

요즘 남편이 일이 바빠 저 혼자 직장일에 두 아이를 돌보다보니 딸아이보다 둘째를 더 신경쓰게 됩니다.

둘째가 기저귀 떼기를 하고 있어서 이기도 하고

말도 많고 호기심도 많고 큰애보다 더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라

저도 모르게 자꾸 둘째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아이의 낯가림, 울음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때가 되면 저절로 낯가림이 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낯가림을 없애기 위해 낯선 환경에 아이를 자주 데리고 가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꾸 우는 아이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하는지도 조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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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균

2015.09.15 15:26:46

소아정신과 의사 박진균입니다.

 

직장에 나가는 어머니로서 잘 우는 딸이 걱정되실 것 같습니다. 우선 아이가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처해서 잘 울고 위축되는 것은 성격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억지로 낯선 환경 안으로 밀어넣거나, 말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더 트라우마를 주는 행위일 수 있으니 삼가해야 합니다. 기질적인 문제로 인해서 울거나 위축되는 문제라면 기다려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하여 낯선 상황이나 사람을 만나기 전에 미리 알려주고, 먼저 행동 방향을 일러준다면 아이가 좀 더 편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아이가 지금 어린이집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린이집에서의 또래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 종일반을 할 때 오후의 활동에 대해서 꼼꼼하게 점검해서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면 일정을 조정해주어야 하겠습니다.

 

때가 되면 낯가림이나 울음의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어도 조금 남아 있을 수는 있지만, 보통 3-4학년이면 해결되지요. 아이를 과도하게 낯선 환경으로 자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양한 활동에 접하는 것은 좋지만, 아이와 상의해서 적절한 선에서 아이가 즐거워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을 자주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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