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21개월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고, 현재 임신 중(6개월)이에요.
딸아이 만14개월까지는 제가 키웠구요
직장에 복직하면서부터 시어머니가 돌봐주고 계십니다.
남편과는 주말부부였고 제 직장이 시댁 근처라서 아이와 함께 저는 시댁에 살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달 전, 남편의 발령으로 같이 살 수 있게 되면서
시댁 근처로 분가했구요.
딸아이는 아침에 시댁에 데려다 주고 저녁에 데리고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시댁에서 집으로 가려고 하면 딸아이가 울고불고
할머니한테 매달려서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아요.
옷을 입자고 하면 안 입겠다고 하구요.
억지로 옷을 입혀서 밖으로 데리고 나오면 차에 안타겠다고 하고
울면서 집에 갑니다.
집에 도착해서는 잘 놀기는 하는데 데리고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상담글을 남기게 되었어요.
사실 아이가 엄마, 아빠랑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니
굉장히 서운하고 제게 상처가 되더라구요.
환경 변화에 아이가 힘들었었나, 전보다 많이 못 놀아줘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혹시 아이게게 잘못해서 엄마를 싫어하는 게 아닌가,
아이게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구요.
마음이 복잡하고 착잡합니다.
사실 남편과 같이 살게 되면서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감정적으로 힘들기는 했습니다.
별 것 아닌 일로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었구요
남편과 말다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궁금한 것은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이에요.
그리고 싫다고 하는 아이를 억지로 집에 데리고 와도 되는 걸까요?
시부모님이 데리고 자겠다고 그러시는데 그냥 그러마 하고,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구요.
이러다 아이랑 영영 멀어질까봐 사실 걱정됩니다.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판단이 잘 서지 않아 상담 요청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가 14개월이나 키웠고, 아침 저녁으로 함께 지내는데 아이가 집에 가지 않으려 한다니 엄마 입장에서는 애착문제로 걱정도 되고 서운한 마음도 들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이제 두 돌도 안 된 나이이니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민감한 보살핌과 안정적인 분위기입니다.
즉, 엄마가 되었든 할머니가 되었든 내가 불편하거나 필요한 것을 바로 알아차리고 반응해주는 사람을 아이는 주양육자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어머니가 복직하고, 임신하고, 주말부부했던 부부가 합치면서 그 시기동안 힘들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힘들어지면 당연히 아이의 감정이나 요구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게 마련이지요.
아이는 이런 일에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엄마 대신에 할머니에게 좀 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고 어머니가 좀 더 마음을 여유있게 갖고,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아이에게 집중해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대부분 엄마에게 가장 애착을 느끼고 의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만 둘째 출산이 임박했다니 이 일이 큰 변수가 될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굳이 계산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더 민감한 사람에게 의존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신다면 오래지 않아 어머니가 주 양육자가 되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위 상담은 조선미 아주대 교수님이 도와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