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9살 여자아이에요. 외동이구요.

욕심이 너무 많아서 걱정입니다.


얼마 전 추석에 남산타워에 갔어요. 

기념품이 있길래 구경하다가 조그만 타일에 그림을 그려놓은 기념품을 발견했지요.

4개가 하나의 세트를 이룬 것이었는데, 두 세트가 다 마음에 들어서 둘 다 갖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한 세트에 4500원이나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 세트만 고르라고 했더니,

둘 다 갖고 싶은 마음에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하나를 골라서 사고나서도, 갖지 못한 다른 하나 때문에 아주 속이 상해했습니다.


늘 이런 식입니다.

하나를 얻게 되면, 작은 것이라도 기뻐할 줄 알았으면 좋겠는데,

갖지 못한 다른 것을 생각하며, 하나를 얻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줄 모르고, 속이 상해합니다.


또 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게 되면,

반드시 자기도 똑같은 걸 가져야 하고, 똑같은 것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자기가 가져야 직성이 풀립니다.


어려서부터 베풀고 나누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아이는 반대로 자기 것만 챙기려는 마음이 똘똘 뭉쳐가는 것 같네요.

말로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 남산타워 이후, 저는, 그렇게 둘 다 갖고 싶어서 하나를 갖고도 행복해 할 줄 모르면, 

둘 다 갖지 못하는 게 낫겠어. 앞으로 그러면 하나도 사주지 않을 거야, 라고 하고 말았는데...

이러면 안 되는 것이었겠지요? 

갖고 싶은 것을 다 갖지 못해도,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행복해 할 줄 아는 것은,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고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겠지요?

이 경우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참고로, 아빠는 "네 용돈 모아서 다음에 사~"라고 했습니다.) 


- 친구들에게 선물을 살 때는, 

자기한테 없는 것을 친구한테 주는 걸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기 것도 하나 더 사주는 식이 반복되었었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구체적인 조언을 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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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2014.09.16 18:24:40

아이의 욕심 많은 성격 때문에 어머님이 고민이 많아보이네요. 성격을 고치려 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조언을 하고, 아이 스스로 세상과 부딪쳐 깨달아 가도록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성격 중 고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음을 인정해야 하구요.

남산타워 사건에 대해서는 저라면 이렇게 하겠어요. "두 개 모두를 사 줄 수는 없다. 엄마는 한 개를 사줄 것이다. 네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구나!" 이 정도 이야기하고는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지켜볼 요량입니다. 

친구에게 선물을 사주면서 아이 것도 꼭 사주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물론 어머님도 처음부터 그러려고 하시지는 않으셨겠지만) . 친구 선물은 선물이고, 아이 선물은 아이 선물이므로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모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이의 모든 요구를 다 만족시켜 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이고, 앞으로 아이가 살아나갈 세상도 마찬가지일 것이구요!  부모가 적절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담담하게 기다려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은, 아이의 만족이 물질적인 것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기에, 정서적인 사랑이나 평안함, 안락함, 화목함 등 정서적인 면에서 아이에게 적절한 만족을 주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부모는 부모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최대한의 사랑과 적절한 물질을 주면 되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아이에게도 스스로 깨닫도록 일단 기다려 보는게 좋겠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많다면, 전문가를 찾아서 상의해보는게 좋겠습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박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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