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설악산의 늦가을을 보러 갔어요.
단풍잎이 많이 떨어졌지만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올 한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올해도 벌써 11월이네요. 갈수록 시간이 빨라 지는 건 유독 저만 그런 것일까요?
속초를 떠나는 날 아쉬워 속초 동명항을 찾았습니다.
흐린날이라 시야가 깨끗하지는 못했지만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뚤리는 기분이었어요. 멀리 등대를 바라보며 걸어가는데 반가운 손님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별 스티커인가 싶었는데 이것은 바로 불가사리...ㅋㅋ
부두 옆의 바다물 속을 보니 붉고 작은 불가사리들이 많이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바다에서 한참 떨어져 있고 높은 길 위에도 불가사리가 있는게 아니겠어요.
불가사리를 일부러 잡으러 가기엔 위험했을텐데...
불가사리가 점프한다는 이야기도 못들었는데...
이 불가사리는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하며 아이들과 한참을 구경했네요.
아이, 어른 할것 없이 아직 살아있는 듯한 불가사리의 등과 배를 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바다에 다시 던져주고 왔는데 과연 살아났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높은 곳까지 파도를 타고 날아왔을 가능성이 가장 클 것 같아요.^^)
처음 오른 설악산 울산바위.
아직도 그 여파가....
초반 완만한 산행길에 제법 어린 아이들도 많았는데
본인보다 어린 아이들이 열심히 걷는 것을 보며 신나며 걷던 막내가 한참을 걷다가 묻습니다.
"엄마, 그런데 왜 산에 사람들이 올라갈까?"
이제 슬슬 힘들다는 이야기죠.
"... 글쎄. 산이 있으니까?"
"...ㅠㅠ..."
"꼭대기에 가면 속초 앞바다가 보일지 몰라"
"정말?"
미세먼지에 흐린 가을날. 뿌옇게 보이는 속초 바다
미록 시야가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바위산 위에 불어오는 바람에 상쾌했어요.
하산하는 날도,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가장 힘들어한 사람은 엄마였어요.
운동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