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식어버린 부부, 따끈하게

이현주 2016. 02. 23
조회수 7191 추천수 0
시대가 변하여 여성들의 권익이 신장되었다고 하지만 갈등을 야기하는 구조만 변했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예전처럼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여성들과 달리, 요즘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하게 대학교육을 받고 취업전쟁을 통과하여 직장생활을 오래 경험하다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일을 가졌던 여성이 출산 후 전업주부가 되어 육아에만 전념하게 되거나,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게 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여전히 여성 자신의 몫으로만 던져져 있다. 

한약국을 찾는 여성들 중에는 산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육아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스스로에게 의지하여 아기를 돌봐야 한다는 부담감과, 자유롭게 출퇴근을 하고 출장을 다닐 수 있는 남편과 달리, 주도적인 삶을 잃어버린 채 오로지 아이에게 매달려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엄습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그녀들을 우울하게 한다. 게다가 점점 체중이 불어나면서 성적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몫을 한다. 

이런 아내를 이해하기에는 젊은 남편들은 여유가 없다. 직장에서 한창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할 때고, 승진을 위해서라도 술자리나 야근을 물리칠 수 없는 지라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버리기 일쑤다. 육아와 우울감에 지친 아내와 업무에 찌든 남편이 만나는 저녁이 로맨틱하기는 두 사람 모두에게 어렵다. 지친 아내를 위로하는 것도 한두 번이다. 남편들은 집에 들어가는 게 무섭다고 할 정도로 아내 눈치를 보기 시작하고, 차라리 야근을 늘리거나 출장을 선택할지라도 자유를 누리고 싶어한다. 겉도는 남편을 여자의 육감은 쉽게 알아차리지만, 초조하여 집착할수록 부부생활은 꼬이게 마련이다. 

이런 커플들이 한약국에 방문하는 날에는 한약 처방보다 부부관계 상담에 시간을 더 할애할 때가 많다. 몸의 여기저기를 들여다보며 이야기 나누다 보면, 대부분 아내들은 먼저 눈물을 글썽이거나 휴지로 손이 간다. 어떤 여성은 속내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한숨만 쉬며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한다. 어차피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표정은 그녀의 슬픔에 더욱 음영을 드리운다. 

워킹맘들은 바깥일 하랴 집안 일하랴 힘들어죽겠다며,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카드 긁는 여자들이 부럽다는 듯 울먹인다. 전업주부들은 자기 일을 가지고 돈을 벌어 당당하게 쓰는 워킹맘들을 부러워한다. 누구나 가지지 못한 걸 부러워하게 마련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어떻게 살아도 자식 낳아 기르며 먹고사는 일은 모두에게 힘든 게 아닐까?

대개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길 때는 어느 한쪽의 잘못이기보다는, 함께 타고 가는 자동차의 기름이 떨어져갈 때다. 지쳐 있기 때문에 상대를 돌볼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별히 마음을 먹고 바람을 피우지 않는 이상 평범한 부부생활의 가장 큰 적은 고단한 일상인 셈이다. 그럴 때는 함께 있는 시간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나도 힘든데, 상대방까지 배려해야 하니 오죽 피곤한 일인가! 나는 이런 분들에게 단순한 몇 가지 처방을 제시한다. 

우선, 일주일에 하루, 몇 시간만이라도 각자에게 자유를 줄 것, 아내에게는 육아와 가사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을 주자는 말이고, 남편에게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나 그저 자기 자신만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자는 뜻이다. 

두 번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어떤 부부는 일부러 연애했던 장소를 찾아가서 잃어버린 감정을 되살려보기도 하고, 러브호텔을 예약해서 로맨틱무드를 찾아보기도 한다. 부부 사이에 아이가 생긴 후 사라진 많은 것을 조금씩이라도 되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두 사람 사이의 대화법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어떤 아내는 남편이 퇴근할 무렵이 되면 과하게 치장을 하고 다시금 하트뿅뿅 눈길로 자신을 바라봐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정작 남편의 반응이 시큰둥하길 몇 번 반복되면 그다음부터는 퉁퉁 부은 표정에 불만 섞인 목소리로, 아무런 삶의 의욕이 없다는 듯한 얼굴로 남편을 맞는다. 남편은 아내가 힘들다는 소리를 하면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아내의 삶의 질을 지금 당장 바꿔줄 수 없기 때문이다. 매번 반복되는 아내의 불만은 남편을 지치게 한다. 사실, 아내가 불만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하루 종일 아무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세 번째 처방은 그래서, 아내들이 불만을 이야기할 때 무조건 안아주기다. 남편의 따뜻한 포옹과 토닥거림이 아내에게는 빵빵한 월급봉투 못지않게 효과적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아내는 남편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하는 대신, 감정을 배제한 채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남자들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면 긴장하며 듣지만, 감정적으로 볼멘소리를 하면 귀를 닫아버린다. 

마지막으로, 나는 가장 중요한 제안을 한다. 부부의 건강을 위해 식이요법을 시작해보라는 것이다. 아내들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작정하고 다이어트를, 남편들은 삶의 활력과 자신감 회복을 위해 운동과 식단 조절을 시작할 것을 말이다. 실제로 건강에 대해 자신 있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높다. 이런 저런 투정을 부릴 게 아니라, 일단 건강부터 챙겨볼 일이다. 건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규칙적인 식사와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부부들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적다. 남편은 직장에서 때우거나 회식을 하고 늦게 귀가하고, 아내는 아이들과 대충 해결하는 경우가 흔하다. 가장 본능적인 먹는 일이 소홀해지면, 부부관계도 당연히 소홀해진다. 섹스를 하는 횟수도 줄어들고, 의무적으로 날짜를 정해서 일을 치루듯 하게 되기도 한다. 서로의 몸에 대해 관심도 사라지기 쉽다. 어디서부터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하나? 바로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갖는 것부터다.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 시간을 정해 식사하고, 적어도 하루 한 끼는 함께 식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능하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설거지를 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 함께 해준다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는다. 요리를 잘 하지 못해도 설거지를 느릿느릿 깨끗하게 하지 못해도, 남편이 앞치마를 두른 모습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곁들여 아내와 아기를 위한 요리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아주 간단하지만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이유식으로도 적당한 코코넛죽을 만들어보자. 현미를 불려 갈아서 죽을 끓이는 일은 남편들에게 기대하지 말자. 대신 현미밥을 이용하는 거다. 만드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은 현미코코넛죽은 아기 이유식으로도 좋을 뿐 아니라 아내에게 점수를 따기 좋은 한 끼 식사다. 

 3분이면 완성되는 현미코코넛죽와 채소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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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코코넛오일, 현미밥, 견과류, 소금, 물

1. 현미밥 한 공기에 코코넛오일 3분의 1컵 정도를 넣고, 호두, 잣, 해바라기씨, 아몬드 등의 견과류와 소금을 조금 넣어 믹서에 간다. 
2. 굳이 다시 끓이지 않아도 된다. 물은 전체 재료가 잠길 정도로 부으면 된다. 
3. 브로콜리나 당근, 방울양배추 등을 미리 데쳐놓았다가 함께 넣어도 좋다.

* 만약 출산 후 체중이 많이 불어난 경우라면, 현미밥을 지을 때 율무를 듬뿍 넣어 지은 다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죽을 만들어 하루 두 번 먹어보자. 


소화와 활력을 돕는 부드러운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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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방울토마토, 방울양배추(없으면 브로콜리), 시금치(섬초), 곶감, 호박씨,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마늘

1. 올리브오일을 팬에 두르고, 마늘슬라이스를 넣어 향을 낸다.
2. 방울토마토, 방울양배추, 시금치를 적당한 크기로 등분하여 부드러워지도록 볶는다
3. 그릇에 담기 전 소금, 후추 간을 살짝 한다.
4. 취향에 따라 곶감이나 건과를 썰어 넣으면 달콤하다.

* 폭식과 야식을 줄이고, 하루 30분 정도의 운동을 병행한다면 몸매 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면 먹은 음식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군살이 붙으면서 기운이 없어진다. 소화가 잘 되는 형태로 식사하면서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다.

(* 본 내용은 [맛있는채식 행복한 레시피 (도서출판 따비) ] 책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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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비폭력적인 삶을 살고 싶어 채식인이 되었고, 보신을 위해 사육당하는 동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순식물성 한약재로만 처방하는 한방채식 기린한약국을 열었다. ​식물들이 지닌 치유의 힘을 음식과 한약처방을 통해 활용하고, 체질에 맞는 섭생법과 오감테라피 셀프힐링법을 안내하는 오감테라피 기린학교를 열어 글, 모임, 강좌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저서로는 '휴휴선', '오감테라피', '기린과 함께하는 한방채식여행', '맛있는 채식 행복한 레시피'가 있다.
이메일 : girinherb@naver.com       페이스북 : girinherb      
블로그 : http://blog.naver.com/girin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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