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침과 갈증을 없애주는 홍시의 매력
가을이 가버리고 있다. 산에 오르니 적막하고 황량한 바람에 나뭇잎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여간 쓸쓸한 게 아니다. 울긋불긋한 가을의 향기와 색감이 새삼 참 그리워진다. 지난 주말에는 울산의 배내골에서 원불교 교무님들과 함께 2박 3일간의 오감테라피 힐링캠프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지형상 자궁에 해당된다는 배내골은 영남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깊고 넓은 계곡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오감을 통한 명상과 힐링을 체험하는 이번 캠프에서는 고기와 생선, 계란 우유 등의 동물성 재료를 쓰는 대신 배내에서 농사짓거나 수확한 자연 그대로의 신선한 재료들을 활용한 건강한 채식식단이 제공되었다. 배내의 숲에서 나온 국화, 신이(목련꽃봉오리), 생강나무꽃으로 차를 끓이고 직접 농사지은 채소에 솔잎, 민들레, 질경이, 보리수 등으로 만든 효소로 맛을 낸 요리들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건강하고 신선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고랭지 배추를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에 곁들여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이번 캠프식단은 현미밥에 구수한 된장국과 간이 심심한 나물 두 어 가지로 차려진 소박한 밥상에 해조류와 두부, 샐러드가 주된 메뉴였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메뉴는 배내골 홍시를 이용한 드레싱으로 버무린 오색채소과일 샐러드였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홍시드레싱 재료 : 홍시, 식물성 오일, 과일식초나 레몬즙 약간, 소금
샐러드재료 : 당근, 양상추, 사과, 배, 오이, 방울토마토, 감귤, 땅콩, 해바라기씨
1. 믹서기에 드레싱 재료들을 넣고 섞는다.
2. 재료들을 알맞은 크기로 썰은 후 드레싱으로 버무린다.
3. 가능하면 오색을 갖춰 재료를 준비하여 예쁜 접시에 담아낸다.
* 잡곡빵이나 군고구마, 찐 감자에 부드러운 허브차 한잔을 곁들이면 간단한 브런치나 오후 간식으로 손색없다.
* 샐러드 재료는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바꾸어도 좋다.
* 홍시에 바나나를 넣으면 마요네즈처럼 걸쭉하고 부드러운 드레싱이 된다.
감은 한방에서 시(柿)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딱딱한 단감에 비해 홍시는 과육의 질이 부드럽고 섬유질도 풍부하여 변비에 좋고, 특히 제철 생산된 홍시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아주 풍부하다. 성질은 다소 차서 열로 인한 기침이나 갈증, 염증에 효과가 있고 심폐기능을 좋게 만들어준다. 특히 오래된 기침에 좋다.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아이스크림 대용으로 반쯤 해동시켜 먹어도 좋으므로, 비교적 오랜시간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홍시를 입에 넣을 때마다 스르르 녹아내리는 천연의 당분은 이를 상하게 하거나 살을 찌우게 하는 정제당과는 다른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진다.
자연에 깃들어있는 나무(목), 불(화), 토(흙), 금(바위나 금속), 수(물)의 에너지는 인체에서 간심비폐신의 다섯가지 장부에 연관된다. 각 장부는 다섯가지 색과 향기, 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자연의 원리를 잘 활용하여 음식을 조리하면 건강을 돌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기치유(Self-healing)의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방법은 바르게 먹는 것이다. 특히 그 지역에서 재배되거나 직접 채취한 재료들을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조리하여 먹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몸과 정신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게다가 그것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은 채식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맛있고 멋있는 음식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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