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자연치유의 메카, 아유르베다 센터의 믹스베지터블

이현주 2013. 04. 12
조회수 7759 추천수 0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인도로 온 지 보름이 지나, 본격적인 치료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바로 영성과 의학을 결합시켜 운영되는 히말라야 대학병원의 아유르베다 센터(Himalayan Institute Hospital Trust University , Ayurvedic Centre) 였다. 명상과 요가의 성자로 알려진 Swami Rama 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히말라야 지역의 빈민들을 위해 산악지역에 대학과 병원을 세워 운영되는 곳으로,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맑고 싱그러운 기운이 넘실대는 힐링센터였다. 아유르베다 센터는 아쉬람과 명상홀이 연계되어 있었고, 이곳의 의사들은 오랜전통의학과 명상요가를 두루 섭렵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그들이 바로 닥터맘게인 부부였다. 예약을 하고 찾아간 센터에서 첫날 나를 맞은 여의사는 다른 무엇보다도 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했다. 그녀는 한시간 가까이 차분하고 이완된 분위기로 나의 병에 대해, 나의 인생에 대해, 왜 인도로 왔는지, 왜 다리가 아프게 되었는지, 마치 얽힌 실타래를 풀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눈을 마주치며 들어주었다. 그 후 내게 친구로 지내자고 제안을 해왔다. 

인연을 제대로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다음날부터 일주일간 나는 병원에 입원을 해서 그녀의 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몸과 마음이 내게 그러라고 말하는 것을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권한 치료방법은 간단했다. 하루 세번 요가로 몸을 이완하는 시간을 갖고, 체질에 맞는 채식식단을 나에게 맞게 요리해서 먹도록 하는것, 그리고 아유르베다의 전통적인 트리트먼트인 펀치카르마를 통해 몸을 정화시키는 것이었다. 첫날부터 이완된 경험을 했던 나는 그녀의 모든 제안을 수용했다. 그리고, 우리는 한방식단과 아유르베다 식단에 대해 토론했다. 나는 매끼니마다 오색을 갖춘 채소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그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매 끼니마다 체질별 식단이 제공되었는데 이곳의 요리사 무쿨의 음식맛은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특별한 요리가 아니었다. 무엇이 이 평범한 재료들을 이리도 특별한 맛을 내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그의 요리를 대할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감동이 일어났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내 안에서 스물스물 피어올라왔다. 그가 만들어준 요리 중 가장 맛있는 요리는 믹스베지터블.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그러면서도 신선하여 결코 남길 수 없어 배가 나오도록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요리다. 게다가 나의 제안을 수용하여 오색을 갖춰 요리된 점도 감동이었다. 한가지에 오색을 다 섞지 못할 경우에는 두가지 요리에 오색을 배려하여 요리하면 된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무쿨의 믹스베지터블

20130411_2.jpg 

재료 : 양배추, 붉은색당근, 완두콩, 옥수수, 땅콩, 건포도, 오일, 향신료(생강, 강황, 코리엔더, 정향, 마살라)
         
1. 팬을 달군 후 오일을 두른다(2.5스푼 정도)
2. 오일에 생강과 향신료를 넣고 향을 낸다
3. 여기에 채소를 넣은 후 고루 섞어주면서 볶는다.
4. 뚜껑을 덮고 5-10분간 재료가 모두 익을 때까지 약한불로 조리한다
5. 설탕, 소금, 레몬즙으로 맛을 낸다.

* 인도식 채소요리의 특징은 재료들이 모두 부드러워질때까지 익힌다는 것이다. 또한 오일로는 우유버터라 부르는 기(Ghee)를 사용하는데, 한국에서라면 현미유나 포도씨오일을 사용하면 좋겠다.

20130411_1.jpg


무쿨은 내가 밥을 먹는 자리의 창문커텐을 미리 열어놓아 밥을 먹으며 바깥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해두었다. 누군가가 내 시야를 배려해서 커텐을 열어놓았다는 사실이 음식맛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식은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가장 좋은 통로이다. 게다가 체질에 맞게 건강하고 맛있게 요리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장 좋은 치유의 방법은 사람을 배려하는 이완된 분위기와 바른 섭생,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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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비폭력적인 삶을 살고 싶어 채식인이 되었고, 보신을 위해 사육당하는 동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순식물성 한약재로만 처방하는 한방채식 기린한약국을 열었다. ​식물들이 지닌 치유의 힘을 음식과 한약처방을 통해 활용하고, 체질에 맞는 섭생법과 오감테라피 셀프힐링법을 안내하는 오감테라피 기린학교를 열어 글, 모임, 강좌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저서로는 '휴휴선', '오감테라피', '기린과 함께하는 한방채식여행', '맛있는 채식 행복한 레시피'가 있다.
이메일 : girinherb@naver.com       페이스북 : girinherb      
블로그 : http://blog.naver.com/girin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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