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조기교육의 폐해

2010.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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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교육이 만연된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교육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오감교육과 체험교육이 강조되어야할 영유아 시기에 문자교육과 학습이 중심이 된 조기교육의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기교육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오늘날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서는 유아의 지적 능력의 향상을 위해 다양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방법이 장래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해서 연구 보고된 것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미카미는 유아에 대한 문자교육이 초등학생 때의 국어성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조사하였다. 이 연구는 문장이해력, 말하기, 쓰기, 읽기 등 다양한 국어실력을 평가하였는데, 그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서 문자 교육을 받지 않았던 유아가 문자교육을 받은 유아보다 성적이 오히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요하라는 교육의 흥미도 면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보육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문자, 수, 영어, 체조, 악기 등의 교육이 초등학교에서의 유사 과목에 대한 흥미유발에 별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조기교육에 대한 연구를 분석해 보면 유아기에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내용까지 미리 가르치는 것은 아이의 학습의욕이나 학습력을 높이기 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인지에 기반을 둔 조기교육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기에 이루어지는 규격화된 도구와 학습 프로그램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성을 가로막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뇌 발달에 맞추어 적기교육을 시킨다면 아이의 두뇌가 잘 받아들일 수 있지만 뇌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교육을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나와 오히려 신경전달물질을 떨어뜨리고 뉴런을 죽이게 된다. 특히 우리말로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나이에 원어민 교사와 영어로 하는 수업은 아이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놀이보다는 규격화된 학습프로그램을 지나치게 일찍 노출시키는 것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적기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부모들이 발달시키고 싶어하는 악기 연주나 미술, 축구나 피겨스케이팅, 독서나 수학 등은 감수성가 따로 없어서 언제 시작해도 문제가 되지 않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 두뇌발달이 이루어진다.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이나 학습에 의해 새로운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강화되는 것이므로 개인차가 많을 뿐 아니라 노출시간에 따라 발달이 더 강화된다. 무조건 빨리 교육시킨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두뇌발달을 알고 그에 따르는 적기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쁘게 이루어지는 조기교육은 아이의 잠재성을 떨어뜨리고 학습동기만을 저하시킬 뿐이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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