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탐구하는 아이, 자연과 함께 키워라

김영훈 2019. 01. 08
조회수 2426 추천수 0

background-3167765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진정한 동물행동학자는 동물의 행동을 연구할 때 그 동물이 된다. 그는 그 동물처럼 생각하고 그 동물처럼 느끼려고 애쓴다.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바람에 동물을 의인화해서 보는 실수를 범하는 대신, 그 자신을 동물의 위치에 놓는다. 그래야 동물의 문제가 그 학자의 문제가 되고, 동물의 행동을 곡해하는 일이 없어진다. 이렇듯 모든 발병과 발견에는 탁월한 시나, 소설 또는 새로운 조각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똑같은 종류와 정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과학자도 예술가와 똑같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많이 활용한다. 과학은 주로 추론하고 분석하는 마음을 필요로 하고, 예술은 주로 직관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마음에 의지한다. 그런데도 과학을 연구하는 창조적인 발전 순간에 비이성적이고 직관적인 비약이 사용된다. 그런가 하면 그림 그리는 작업에도 일상적인 계획하기와 조직하기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따라서 아이들은 과학자이거나 예술가가 아니라 탐구가여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와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한 창의융합인재가 필요하다. 창의융합인재는 과학기술과 예술 역량의 상호촉진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기술은 예술에 방법론적 도구를 제공하고, 예술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창의적 모델을 제공하며 함께 진화한다. 과학기술은 예술의 상상력과 감성, 시각화 원리를 활용하고, 예술은 과학기술의 과학적 발견과 원리를 활용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kid-1520705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호기심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지적 호기심과 사물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태어난 열렬한 탐구가이다. 또한 아이들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즉,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인 자연과학자라고 볼 수 있다. 과학이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궁금한 점들을 찾아서 그것을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탐구를 해 보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자연현상과 물질의 상호작용 개념이 모두 과학의 범주 안에 속한다.


4~7세 아이들은 피아제가 말하는 ‘전조작기’에 해당한다. 전조작기의 아이는 자기중심적이며 한 번에 한 사물이나 사람의 오직 하나의 특성에만 집중한다. 4~7세 아이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표상을 소꿉놀이나 병원 놀이와 같은 가상놀이를 통하여 상징으로 표현한다. 또한 타인의 생각, 감정, 지각, 관점 등이 자신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4~7세 아이들은 그저 보거나 추상적으로 상상하는 것으로는 사물이나 사건을 인식할 수 없다. 그 사물을 인식하려면 그 사물을 직접 다루어 보는 수밖에 없다.


만약에 어떤 아이가 공룡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 수십 가지의 공룡의 이름과 특징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한다면, 공룡에 관한 과학지식이 부족한 부모는 주눅이 들기 마련이다. 아이 중에는 부모보다 과학에 관한 호기심이 더 많고 특정 주제에 대해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경우도 있다. 5세 아이도 어떤 주제에 대해 잘 아는 경우에는 지식을 조직하는 전략을 사용할 줄 알아서 부모들도 놀라는 경우가 있다. 연구에 의하면 3세 아이가 40가지 이상의 공룡의 이름과 특징을 학습했는데, 성인과 아주 비슷하게 논리적인 범주들로 정보를 잘 조직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과학 활동에 능동적인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한다.


관찰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어릴 때 병약하여 한창 뛰어다닐 나이에 혼자 책을 읽거나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심약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했던 가우디는 이러한 관찰 습관으로 인해 독창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생각이 깊어지면서 몰입의 단계에서 새로운 창조를 하였다. 특히 가우디에게 창의적인 건축물의 원천을 제공한 것은 고향의 자연이었다. 그의 건축물에는 자연에 대한 관찰력과 그 결과로 얻은 상상력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어릴 때 가우디의 병약함이 오히려 가우디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를 펼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다.


부모도 아이에게 관찰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표지판을 보여 주고 나서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이야기해보게 하자. 낙석 중의 표지판과 공사 중 표지판을 보여 주고 아이가 상상을 해서 이야기해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하게 하자. 사진도 중요한 관찰의 재료인데, 무심코 지나쳤던 사진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고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아이는 어렸을 때 사진을 보면서 기억하기 힘든 어릴 때를 상상해 본다든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곳의 사진이나 다르게 찍혔지만 동일한 조각 작품 같은데 이것이 어떤 모양인지 설명해보게 하자.


과학적 문제해결력


문제 해결이라는 용어는 퍼즐을 짜 맞추는 것에서부터 간단한 수, 과학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다양하지만, 문제 해결은 대부분 수학과 과학에 연결되어 있다. 특히 4~7세 아이들에게는 문제해결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앤더슨은 과학에서의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아이가 과학과 관련된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력이 급격히 향상된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타고난 문제해결사이므로 생활 주변에서 제공되는 문제들에 대해 도전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해결력은 창의력과 긍정적인 자존감을 길러 준다.


1) 관찰하기


사물이나 물리적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눈, 코, 입, 귀, 피부 등 오감각을 모두 사용하여 물체의 특징과 변화를 관찰하고, 관찰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기록해보자.


2) 비교하기


여러 가지 물체의 크기나 모양, 색, 성질 등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오감각을 이용하여 비교하자.


3) 분류하기


분류하기는 놀잇감 정리 같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같은 모양의 블록끼리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분류하기다. 임의대로 물건, 사건 등에 다양한 기준을 정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적용하자.


4) 의사소통하기


과학 활동을 하는 동안에 의사소통은 언어적, 비언어적인 방법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활동이다. 문자, 그래프, 및 그림뿐 아니라 신체적인 표현 등을 통해서 의사소통하자


5) 실험하기


실험하기는 아이가 예측한 것을 직접 조작해보는 행동으로 자료와 환경 및 도구를 현재 상태에서 물리적 힘을 가하거나, 만지거나, 조작하거나, 또는 다른 요소들을 첨가, 제거하면서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직접 만져보거나, 열을 가해 보거나, 물리적인 힘을 가하거나, 다양한 자료를 섞어 보기도 하면서 실험을 해보자.


6) 창안하기


창안하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 내기, 문제 해결하기, 만들기, 상상하기 등이 포함된다. 아이들이 자신이 경험한 내용과 가진 지식을 총동원하여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안해 내게 하자.


예를 들면 아이는 로켓을 만들 때 팩스 용지를 다 쓰고 난 후의 속심, 색종이, 가위 풀 등 다양한 자료들을 모두 떠올릴 것이며, 나름대로 매우 특이한 로켓을 만들어 보려고 다양한 디자인을 고안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때 아이가 보고 들었던 경험과 로켓에 관한 지식을 동원하여 참신한 로켓을 디자인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제해결력이다.


탐구 태도의 발달

children-767034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4~7세 아이들은 주변 세계를 주의 깊게 탐구하는 태도가 만들어지면서 지적 자율성이 신장된다. 따라서 아이는 궁금한 점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의문을 풀기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을 조사하여 찾아내거나 얻으려고 한다. 부모는 아이가 관찰, 분류, 측정, 예측, 추론 등의 탐구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4세 아이의 호기심은 탐구활동의 시작이자 탐구하는 태도를 기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성향이다. 4세 아이는 수학적 과학적 지식을 아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궁금한 점을 알아가는 과정에 흥미를 가지므로, 부모는 아이가 제기하는 질문과 생각에 관심을 갖고 반응해 주어야 한다. 4세 아이는 또래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관찰하고, 비교하고, 실험하는 기본적인 탐구과정에서 더 나아가 부모와 함께 의사소통하고 토의할 수 있다.


5세 아이의 호기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관심 있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궁금한 점과 알고 싶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탐구하여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경청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며,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5세 아이는 궁금한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탐색이나 관찰 등 기초적인 탐구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6세 아이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면 궁금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환경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탐색하고, 조사하고, 관련된 활동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호기심을 유지,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비교하고, 분류하고, 예측하고, 실험하고, 토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탐구적인 아이 육아를 위한 부모의 양육 지침]


첫째,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배우는 기쁨을 알게 하라.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아이에게도 큰 도전이지만, 아이는 부모가 관심을 기울이고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에 도전한다. 아이가 처음부터 배우는 것에 스스로 즐거움을 얻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적절한 칭찬과 격려를 하면, 아이는 배우는 것을 즐거워한다. 아이는 본능처럼 솟구치는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어 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는 아이의 신호를 제대로 알아듣고 만족스러운 답을 해주어야 한다.


둘째, 아이의 호기심을 표현하게 하라.


아이가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서술하도록 도와주자. 아이가 해결방안을 발견하는 과정, 즉 찾아보고 실험하고 경청하는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아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좋으면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탐색을 한다. 부모가 아이의 활동수준에 맞춰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가 짜증스러워하거나 지루해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빠르게 대응해 주어야 한다.


셋째, 자연 그림책을 읽어라.


평소 아이가 이야기 그림책을 즐겨 읽는다면, 자연 그림책을 읽는 시간도 가져라. 요리, 역사, 사진 등 아이가 평소 관심 두지 않던 분야도 기웃거려 보자. 애플이 성공한 원인은 음악가, 화가, 시인, 과학자 등 다양한 인재들이 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기 때문이다. 자연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의 관심이나 생각을 따라가고 아이의 호흡에 맞추어야 한다. 부모가 과도한 관심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순간, 아이의 호기심은 방해를 받는다.


넷째,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자.


아이들은 활동을 수행할 때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야 하며, 이러한 느낌이 들게 되면 호기심 있는 활동을 수행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연구에 의하면 창의력이 높은 아이의 부모는 권위적이지도 않고, 아이를 끊임없이 통제하지도 않으며, 아이의 행동을 아주 엄격하게 제한하지도 않았다. 부모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가끔 격려해주면서, 앞서 나가지 않고 반걸음 늦게 따라가 주고 반응해 주는 여유와 지혜가 필요하다.


다섯째, 아이와 함께 시도하라.


스티브 잡스의 아빠는 아들이 전자회로에 관심을 보이자, 아들과 중고부품상을 돌아다니며 라디오, 전축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구해주었고, 이웃 엔지니어에게 스티브 잡스를 보내 마이크와 스피커의 작동 원리를 배우게 했으며, 나사의 대형컴퓨터를 보여 주었다. 문제에 해답을 주기보다는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지도한 것이다. 아이의 호기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아이와 함께 교육 방송을 시청하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하라. 가능하다면 그 주제에 맞는 어린이용 도서관 그림책들을 대여하라.


여섯째, 개방적 질문을 하라.


‘예, 아니오'와 같은 한 가지 대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이나 즉각적인 아이의 대답을 끌어내는 질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 선택의 기회를 주는 질문을 자주 사용하라. 예를 들어, “만약 내가 달걀을 삶으려고 한다면, 냄비에 물을 넣고 끓여야 할까? 아니면 물을 넣지 않고 끓여야 할까?”이다. 아이가 반응하지 못하거나 잘못 답하였을 때는 다른 말로 질문하거나 다시 말해주자. 부모들은 아이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에게 질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다섯째, 피드백하는 칭찬을 해라.


사소한 과제를 성취했을 때 “너 정말 똑똑하구나”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은 아이는 한번 시도해서 실패할 것 같으면 새로운 과제를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다. 똑똑하다는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과제를 피하려 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가 열심히 노력했다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고 칭찬을 해주어라. 아이는 조금 더 배우고 연습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도한다. 그리고 다른 친구나 어른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시간을 두고 나중에 다시 도전하게 하자.


여섯째, 기다리며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라.


스티브 잡스는 ‘다른 사람이 당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잠식하도록 두지 마라.’는 메시지를 평생의 지침으로 삼았다. 훗날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 때도.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열정을 품을 수 있었다. 아이에게 질문한 즉시 대답을 요구하거나 금방 다른 아이에게 질문한다든지, 아이의 대답을 끝까지 기다리지 않은 채 중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연구에 의하면 교사가 한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할 때까지 적어도 3초 내지 5 초 정도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더 긴 대답을 할 뿐 아니라 분석, 종합, 추리, 사색을 포함하는 고등사고 능력을 필요로 하는 대답을 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시간을 넉넉하게 주면 아이들은 자신의 답변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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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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