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창의력 키우는 이야기꾸미기

김영훈 2018. 09. 21
조회수 1976 추천수 0

monkeys-152488_960_720.png » 이미지 픽사베이.찰리 채플린은 즉흥적으로 하는 발표 놀이를 즐겼다. 가족이 모여 각자 쪽지에 한 가지 주제를 적는다. 적은 쪽지를 한데 모아 섞은 뒤 제비뽑기를 해 한 사람씩 쪽지에 적힌 주제로 1분 동안 말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이 돌아가며 발표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도 같이한다는 생각에 아이도 용기를 낼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즉흥적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워야 할 점과 하지 말아야 할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차례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드는 습관을 바로 잡기에도 유용하다.


아이는 스토리 텔링을 통해서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발표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그림책을 예로 든다면, 아이들은 그림책을 듣고 제목 바꾸어 보기, 줄거리 이어서 꾸미기, 주인공 바꾸어서 이야기 재구성하기, 이야기 내용 기억하기 등으로 새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아이가 이야기를 꾸미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과 느낌, 생각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또한 이야기는 등장인물의 행위로 사건이 시작되는 시작과 진행과정의 끝이 있고, 사건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면서도 논리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해결력을 높인다.


스토리 텔링과 창의력


스토리 텔링은 자기 생각과 느낌,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나 문장 속의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여 자신의 경험, 생각, 감정을 반영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면서 더욱 능동적, 주도적으로 자기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 텔링은 확산적 사고력 및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 생각, 또는 느낌을 모아서 이것들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아이들은 도전과 결단, 판단 및 창작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게 되며 자신감과 성취감을 갖게 된다.


또한 아이는 스토리 텔링을 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과 문제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면서 타당한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서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살피며, 자기 생각과 느낌, 경험을 기초로 다양한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이것이 창의적 문제해결력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며 완성할 수 있는 수렴적 사고력을 함양시킬 수도 있고, 자신이 생각하고 느낀 것을 조직하여 어떤 단어나 문장을 넣을지를 판단한 다음, 선택한 것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할 수 있다.


더구나 아이들은 스토리 텔링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타인조망수용능력과 타인이해능력이 향상되며 배려, 존중, 소통 등의 탈중심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또래와 협동적으로 스토리 텔링을 하면, 아이는 자기 생각과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긍정적으로 조절하게 된다.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표현을 이해하고 조절해 봄으로써 감정조절능력을 기르며,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스토리 텔링의 발달


4세 아이는 처음에는 듣는 사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처음, 중간과 끝을 잘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산출하며, 이야기의 주제도 불분명하고 특별한 것은 반복하기도 하고, 한두 낱말로만 자신의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문장이나 이야기의 구성하기보다는 경험에 바탕을 둔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말한다.


5세 아이는 이야기의 사건을 이해할 수 있다. 사건은 사건의 관계 속에서 동기, 결과, 가능성 등이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며, 물리적 상태, 감정, 의향, 사고, 의도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나 그림책에서 읽은 내용, 어떤 사물, 상황, 현상 등을 상상하여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지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사건과 다음 사건 간에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짓지만, 점차 시작과 끝, 사건과 사건, 사건과 해결 과정 등이 밀접히 연결되고 새로운 생각이나 사건을 이야기 흐름에 적합하게 첨가해 가기도 한다.


6세 아이의 어휘력은 급격히 늘어나 다양한 낱말로 여러 형태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낱말과 문장으로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기 중심성에서도 벗어나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해 갈 수 있는 능력이 더 향상된다.


7세 아이는 문제를 가진 줄거리와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의 구조로 이끌어 가며, 점차 문제와 해결을 연결하는 구사능력을 갖게 된다. 따라서 내용이나 줄거리, 구조를 조정하는 등 인과관계가 있는 적절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이야기에는 인과관계가 나타나고, 이에 맞는 감정이나 생각 등을 말함으로써 완전한 에피소드로 확장하게 된다.

family-1784371_960_720 (1).jpg » 사진 픽사베이.

[창의성 키우기 위한 육아 지침]


첫째, 아이에게 1분간 자유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게 하자.


아이가 낱말과 문장으로 말하되, 상황에 맞게 바른 태도로 말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자. 말하기에 적절한 음성의 높낮이와 속도, 예의에 맞는 말하기 태도 등을 기를 수 있다. 발표가 끝나면 주제에 대한 예시나 설명 등 발표 내용에 대한 보완할 점을 알려 주고, 다시 한 번 동일한 주제로 발표를 해보게 한다. 두 번째 발표 때는 시선 처리, 손놀림 등 태도를 고쳐주고 반복할 수 있다. 스토리 텔링은 곧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경험을 담고 있으므로 아이가 다양한 사전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 자기 생각과 느낌을 마음껏 표현하게 하라.


‘버스’를 ‘버드’라고 발음하는 것처럼 조음능력도 아직 완성되지 않고 복문 사용도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자유롭게 말하게 허용해 주고 적절히 반응해 주어 스토리텔링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부모가 아이 중심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면 아이는 스토리 텔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즐거움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다양한 표현을 하게 된다.


셋째,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자.


아이가 만들어 낸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여야 아이들은 스토리 텔링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언어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존중하고, 독특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개방적, 확산적 질문을 많이 하자. 주제를 정할 때는 아이가 참여하게 하고 부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스토리 텔링이 즐거운 놀이가 되어야 한다.


넷째, 이야기를 실감 나게 전달하는 수단을 익혀라.


스토리 텔링은 사건, 인물, 배경을 요소로 하여 이야기적 구조와 내용을 취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의미를 보다 실감 나게 전달하여야 한다. 따라서 말의 고저, 장단, 완급 등의 조절, 표정이나 몸동작 등의 비언어적 표현 행동이 중요하다. 아이는 이야기를 단지 듣기만 했을 경우에는 쉽게 잊어버리지만 신체로 표현하면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이야기 꾸미기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활동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표현하도록 할 때, 이야기를 보다 쉽게 습득하고 자신의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섯째, 실생활에 닿아있는 이야기를 하자.


스토리 텔링의 내용은 아이들의 삶에 친숙하고 구체적이며, 실생활과 닿아있는 이야기가 좋다. 그래야 구성한 이야기를 신체로 표현하며, 공유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간단한 문장으로 말하다 보면, 아이는 낱말의 단순한 나열을 넘어서 자기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아이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낱말의 사용이나 의미에 대한 이해도 증가하게 되고, 6세가 되면 대부분의 문법에도 숙달하게 되므로 다양한 형태의 문장을 사용하여 말할 수 있다.


여섯째, 다양한 말하기 자료를 제공하라.


스토리 텔링이 재구성되거나 확장되려면 융판, 이야기 꾸미기 그림카드, 여러 종류의 인형과 인형극 틀, 그림동화, 녹음기, 공테이프, 마이크 등이 필요하다. 그림책을 들려주고 이야기를 꾸미는 것도 좋지만 시를 짓고, 인형극을 만들고, 아이가 말하는 것을 녹음해서 들려주고, 직접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등 확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 이미 정해진 각본에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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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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