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AI시대, 감각이 경쟁력

김영훈 2017. 12. 18
조회수 2251 추천수 1

201339일 이세돌 9단은 자신이 잡은 흰 돌을 반상에 털석 놓으며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세돌이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에게 불계패한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은 첫 번째 대국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에 대해 두 가지 점에 놀랐다고 하였습니다. 첫째는 초반에 풀어내는 능력은 알파고가 힘들지 않겠느냐 생각했는데 그 능력이 놀라웠고, 두 번째는 승부수 혹은 인간으로 치면 수 읽기에서 자신이 없다면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와서 놀랐다고 하였습니다

 

 05532247_P_0.JPG »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 제5국을 마치고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대국에서 끝내기 승부에 돌입했지만 280수 만에 패했다. 한겨레 자료 사진.

그러나 바둑이라는 특성을 생각해보면 근본적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바둑대결에서는 당연이 수학연산을 잘하는 알파고가 직관력으로 승부하는 이세돌 9단을 이기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바둑이라는 마당 자체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입니다. 바둑이라는 것은 몇 수를 예측하느냐에 의하여 승부가 갈립니다. 많은 수를 예측하면 할수록 바둑에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세돌 9단은 몇 수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세계적인 프로기사라고 하더라도 6수까지는 예측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나 알파고는 데이터에 있는 수라고 하면 그 판 전체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 대결을 하였을 때 이세돌 9단은 직관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직관력에 의존하는 바둑은 수학연산에 의존하는 바둑을 이기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적인 직관은 맞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세돌 9단과 같은 초절정의 기량을 가진 바둑고수의 직관은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감각이기 때문에 대부분 맞습니다. 그리고 알파고와 대결하기 전에는 대부분 맞아왔습니다. 이세돌 9단의 그동안 승리도 대부분 그렇게 하여 쟁취한 것입니다. 그냥 수가 보이는 것입니다. 알파고는 다음 수로 수 만가지를 계산한 다음 더 나은 수를 위해 경우의 수를 하나씩 줄여가겠지만. 이세돌 9단은 뇌용량의 한계 때문에 알파고가 계산한 만큼 계산할 수는 없지만, 상대방의 현재 감정이나 기풍을 고려하면서 수를 대폭 줄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어디에 둘지 감이 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파고의 수학연산은 흔들림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알파고는 그저 최선의 수가 무엇인지 계산할 뿐입니다. 대국을 해설하던 프로바둑기사가 알파고의 실책이라고 말했던 수가 나중에 엄청난 역할을 해 역전을 했듯이 알파고의 실책은 계산된 수일 뿐입니다. 이것이 직관에 의존한 이세돌 9단이 수학연산에 의존한 알파고에 세판 내리 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돌은 혼신의 승부를 통해 네 번째에는 알파고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그 한계를 가늠하기 어렵고 엄청난 데이터의 분석과 조합, 그리고 빈틈없는 수학연산의 힘을 가진 알파고를 그동안 세 번이나 패배했던 직관력으로 이긴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은 그저 그 순간 직관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수를 둔 것이 알파고의 데이터에는 없는 수였고, 그래서 알파고는 에러를 일으킨 것입니다. 바둑이라는 기울어진 마당에서 직관력이 수학연산을 이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둑이 몇 수를 예측하는 것에 의존하는 수학연산의 게임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이세돌 9단 이후에 세계적으로 쟁쟁한 바둑기사들이 알파고를 이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울어진 마당인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는 기울어진 마당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학연산의 게임보다는 직관의 게임이 더 많은 것인 인간사회입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가장 큰 차이는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있는 것을 예측하지만 인간은 데이터에 없는 것도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SF소설처럼 데이터에도 없이 순수하게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것이 오늘날에 실제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인공지능시대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직관력의 뇌

직관력의뇌구조.jpg » 직관력의 뇌구조. 이미지 김영훈.

영재들의 직관력은 뉴런 간의 연결이 활성화될 때 의식에서 감지조차 되지 않을 만큼 초고속 경로를 밟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정보를 가득 실은 이 신경망들의 활성화로부터 전광석화 같은 직관이 솟구칩니다. 영재는 미숙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카멜레온 같습니다. 영재는 변신의 폭이 대단히 넓습니다. 자신의 행동, 생각, 행위를 상황의 필요에 딱 맞게 맞출 수 있습니다. 영재는 자신의 지능과 감수성을 활용하여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이 그 상황에 잘 맞춰져 있는가를 알아냅니다. 예를 들어 영재가 어리게 행동함으로써 뭔가를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대한다면 영재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까다로운 상대를 설득하고자 하거나, 지위와 역할에 어울리는 이미지에 정확하게 맞추어야 한다면, 영재는 충분히 그러한 일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영재는 직관력에 의하여 주변의 모든 것에 침투해 들어가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후미진 데까지 탐색하는 눈길, 아주 작은 세부까지도 알아채는 시선, 타인의 가장 깊은 내면까지 파고들어가는 통찰. 영재의 통찰력은 해체하고 분석하는 날카로운 지능과 주위 감정의 가장 작은 부분까지 파악하는 감정의 초민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도 어느 분야에 고수가 되면 그런 영재의 통찰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통찰력이란 그동안 많은 시간을 들여 쌓아온 많은 정보와 경험을 이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철저하게 처리하는 상황분석을 말합니다. 그것은 특정 분야에서 고수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고수는 하나의 견해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영재가 직관으로 내 놓은 대답은 고수들이 내놓은 통찰력에 해당하며 오히려 그 힘과 창의성은 더 큽니다. 영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쉽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


아이의 직관력이나 고수의 통찰력은 많은 체험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 1만시간 이상 연습을 한다면 아이는 그 분야의 고수가 되고 따라서 직관력과 통찰력이 따라옵니다. 그러나 그 1만 시간은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신중하고 집중하는 연습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관여하는 것이 뇌의 신경전달물질입니다. 뉴런의 시냅스끼리의 정보전달은 1,000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이루어지는데 이 시냅스를 따라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합니다. 100여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신중한 연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이 대표적입니다


아이의 뇌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신경전달물질은 음식, 수면, 햇빛, 교육방식, 긴장 등에 의하여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부모는 이 신경전달물질을 잘 관리하여 아이가 최적의 상태에서 자신의 분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합니다.


1) 의욕과 열정을 일으키는 도파민


도파민은 새롭고 도전할 만하고 재미있는 자극이 주어지면 뇌의 복측피개영역이 활성화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측좌핵으로 전달되고, 측좌핵에서 만족하면 뇌의 전두엽 부위로 넘어갑니다. 전두엽으로 가면 장기기억으로 저장이 되고, 반복해서 그 자극을 준 행동을 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도파민 활성화를 도우려면,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재밌게 가르쳐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도전할 만한 과제를 주면 도파민이 활성화돼 자꾸 그 일을 하려합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 뭔가 성취를 이루면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칭찬, 격려가 중요하고, 스스로 해야 합니다. 아이가 자율적으로 그 일을 해서 성공·성취 경험이 있어야 도파민이 활성화됩니다. 더구나 도파민은 반대물질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생성된다고 하더라도 도파민을 억제하려는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는 끊임없이 학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정서를 안정시키는 세로토닌


세로토닌은 아이의 정서에 깊이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며 아이에게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행복하게 하는 물질입니다. 긍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의욕을 발휘하고 열정을 발휘할 때 이것이 지속적으로 가기는 힘듭니다. 장기적으로 의욕을 발휘하려면 긴장과 이완이 순환돼야 합니다. 세로토닌은 이완을 담당합니다. 세로토닌은 음식이 중요합니다. 세로토닌은 뇌 안의 절대량이 필요한 양보다 늘 부족한 상태이며 음식물을 통한 공급에 의해서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습니다


바나나, , 현미, 감자 같은 트립토판 아미노산이 들어있는 음식들을 먹으면 세로토닌이 높아집니다. 칼슘이 많은 치즈나 우유도 도움이 됩니다. 또 아이들에게 철 결핍성 빈혈이 생기면 산만해질 수 있습니다. 철분이 세로토닌을 생성하는데 보조효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또 잠을 충분히 자고, 햇빛을 충분히 쐬면 세로토닌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공부를 50분 정도 하면 10분 정도 쉬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이렇게 긴장과 이완의 순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은 어느 정도 과잉으로 분비가 되면 반대물질이 나와서 항상성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세로토닌을 높이기 위해 하루 종일 바깥에서 놀면서 햇빛을 받거나 필요한 수면시간 이상으로 잠을 자거나 철분을 과잉으로 섭취하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3) 집중력을 발휘하는 노르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은 긴장할 때 생기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집중력과 연관이 있습니다. 긴장을 하면 노르에피네프린이 활성화돼 높은 성취를 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자기주도학습을 시킨다고 무관심하게 아이를 방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긴장감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긴장은 중요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재능을 발휘하려면 긴장을 해야 하고 자신의 재능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여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꿈의 가치, 재능의 가치,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것을 추구하여야 아이는 긴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임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재능에 관심을 갖지 않고 방임을 하면 아이는 긴장을 하지 않아 집중력이나 기억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직관력을 발휘하기 위한 부모의 지침


우뇌는 이미지 뇌라고 하는데 미술이나 음악, 스포츠 등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분야를 담당합니다. 음악성, 복잡한 도형 인식, 부분과 전체의 관계 인식, 공간지각, 감정지각과 표현 등이 모두 우뇌의 기능입니다. 의사소통을 하여도 우뇌는 표정이나 시선, 억양, 자세, 몸짓과 같은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우뇌는 집중력, 구성력, 통찰력, 지각속도, 창의력, 직관력 등의 여러 가지 사고를 담당합니다. 유아기는 창의력과 정서발달이 중요한 우뇌가 많이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그림책을 보아도 만 6세 전까지 아이는 이미지의 뇌인 우뇌 중심으로 학습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글자보다는 그림을 좋아하며 규칙이나 논리로 배우기보다는 이미지나 패턴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05568911_P_0.JPG » 2016년 5월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연향2지구 호반3공원에서 2년여 작업 끝에 완성한 기적의 놀이터 1호 '엉뚱발뚱이 문을 열기 전 율촌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감리단 60명이 먼저 방문해 놀이터를 둘러보며 놀고 있다. 순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아이는 그림책의 주인공의 표정, 행동, 배경의 모습 등을 보고 지금 주인공이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우뇌는 상황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넓게 파악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우뇌의 기능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또래 사이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왕따가 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뇌는 스킨십, 부모와의 상호작용, 놀이, 체험, 경험, 상상 등에 의해서 발달합니다. 특히 아빠와의 신체 놀이를 할 때 가장 많이 활성화 되는 뇌 부위는 우뇌입니다. 최근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일찍 노출이 됨으로써 우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이제 신체 놀이와 자연체험을 통하여 우뇌의 기능을 회복할 때입니다.


1) 오감에 의한 전체체험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 아이에게 더 필요한 것은 지식보다는 감각입니다. 자기만의 특기를 살리거나 자기만의 생각을 키우고 몰입하여 고수가 되면, 온몸 감각을 깨우는 깊이 있는 전체 체험으로서 직관력이 키워집니다. 숙련된 소방수가 불이 나는 건물에서 아이를 꺼내올지를 결정하는 판단이나 양궁 선수가 표적 중앙의 카메라를 맞추는 정확성이 그런 감각인데, 물질과 사람의 내면과 소통하며 환경과 공간의 상황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고수의 경지입니다. 교실의 창문이 넓을수록 학생의 성적이 올라간다는 미국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교실의 창문이 넓으면 아이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어 감각의 확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따라오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경쟁력을 가지는 분야가 바로 감각입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딥러닝을 하고, 정교하게 신체를 조작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문제해결력까지 갖춘 로봇이 등장할 것입니다. 특히 하워드 가드너가 말한 다중지능 중 논리수학지능언어지능은 인공지능이 가장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인공지능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언어화와 수치화가 힘든 역량을 키워 정서지능이 높고 경험과 무의식적 기억이 발달한 인재로 자라야 합니다. 특히 시공간감각은 직관력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아이의 뇌는 7세 이전까지 우뇌가 발달하여 시공간감각이 급속하게 발달합니다. 영유아 아이들이 한글떼기나 알파벳 익히기처럼 글자를 익히기 보다는 그림이나 블록놀이가 더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발도로프 학교에서 자연 체험을 중요시하고 손수건으로 인형을 만들어서 노는 것도 전체체험을 통하여 시공간감각을 키우기 위한 방안입니다.


2) 신체 놀이


아이들은 마음보다는 몸이 먼저 느낍니다. 심장의 반응과 직감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심장이 직감보다 300mm/초 먼저 미래를 예지한다고 합니다. 아이의 거의 모든 선택은 몸과 심장, 뇌줄기, 변연계, 대뇌피질, 전두엽과 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몸의 반응이 뇌의 반응보다 더 빨랐다는 이야기는 몸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몸에서 반응하기 시작하면 곧 머리에서 그 반응을 인식하여 운동에 열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또한 운동은 성취 욕구를 자극하는 도파민이 발생하여 집중력을 높이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뇌 속의 도파민 신경회로가 점점 강화됩니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는 완전히 몰입하여 운동 자체에 빠져들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운동이 단순히 신체발달을 위해서만 중요하다고 보면 오산입니다. 아이의 신체발달은 뇌의 도움을 받아 발달합니다. 아이의 성장을 주관하는 다양한 신경 회로가 몸에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균형감각, 운동신경 등이 발달하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신경 회로는 인지발달, 정서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운동은 아이의 전인적 발달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아이들의 학습력이 높아집니다. 좋은 머리는 타고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나 생활습관만 바꿔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의 연구에 의하면 좋은 뇌는 운동. 음식. 수면 같은 생활습관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특히 운동은 뇌발달을 촉진합니다. 1주일에 3번, 30분씩만 운동해도 학습력과 집중력이 15나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면 증가하는 두뇌신경촉진인자(BDNF)라는 물질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3) 소근육운동


손놀림은 전체를 움직여 큰 운동을 하는 대근육운동과는 달리 몸의 상지, 특히 손과 손가락을 사용하는 소근육운동을 말합니다. 소근육운동은 눈과 손의 협응, 두 손 사용의 협응, 사물의 조작력 그리고 손가락의 민첩성과 힘의 4가지 주요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조화를 이룰 때 아이는 손놀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손놀림은 아이의 지각능력, 모방 기능과 관련이 깊으며 신변처리 기술과 쓰기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요즈음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놀림을 돕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합니다. 섬세한 손놀림이 뇌 발달에 중요하고 장래의 IQ와 상관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로 인하여 손놀림을 발달시키는 놀이법이나 놀잇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두 손을 모두 사용하여 좌우뇌를 모두 발달시키자는 논의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손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자동화 되어가는 세계에서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일들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단순하게 단추만 누르면 되는 놀이가 많기 때문에 손가락을 가지고 하는 일이나 놀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요즈음에는 젓가락질을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이처럼 손을 움직이면 뇌가 발달하는 이유는, 일단 뇌가 완성되면 그 이후에는 전혀 변하지 않는 융통성 없는 존재가 아니라, 들어오는 정보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예가 하나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넷째 손가락과 다섯째 손가락이 붙어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는데, 뇌를 살펴보니 다섯째 손가락을 관장하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분리수술을 해서 다섯째 손가락을 만들었더니 일주일 만에 뇌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뇌에 다섯째 손가락에 대응한 자리가 생기면서 그 아이는 넷째 손가락과 다섯째 손가락을 따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옹알이를 하는 어린 아기에게는 곤지곤지나 잼잼과 같은 손놀이를 시키고, 좀 더 커서는 종이 찢기, 연필 잡고 낙서하기, 색칠 공부, 분유통 뚜껑 열기, 종이접기, 책장 넘기기, 악기 연주, 숫자 세면서 손가락 펴거나 접게 하기, 가위질하기, 숟가락이나 젓가락질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많이 움직이게 하면 뇌가 쑥쑥 자랍니다. 특히 젓가락질은 뇌를 활성화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인 손운동입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바닥부터 시작하여 손목, 팔꿈치 등 적어도 30여개의 관절과 50여 개의 근육이 움직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젓가락질을 할 때는 눈이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반면 포크질을 할 때는 젓가락을 사용할 때의 절반 밖에 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은 지능을 반영하는데 아이가 그리는 인물화를 가지고 아이의 나이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3세 아이는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고 4세에는 네모를 그릴 수 있으며 5세가 되면 세모를 그릴 수 있습니다. 3세나 4세 아이들이 그리는 사람은 대개 동그라미의 변형입니다. 대부분 팔다리가 머리에 붙어있거나 몸에 직접 얼굴이 이어서 그리는 식입니다. 그러나 7~8세가 되어서 까지 계속 이런 식으로 그린다면 정신지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자연체험


흔히들 산이나 바다를 자연이라고 하지만, 자연은 기후나 환경 보존, 우주적인 것에까지를 포함합니다.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며, 동물이나 식물을 특히 좋아한다. 또한 이들을 돌보는 것을 좋아하며, 실제로 잘 보살피고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동물이나 식물의 분류체계까지 확장이 되며, 동물이나 식물의 자세한 생김새나 식습관, 서식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특징들에 호기심을 보입니다. 아이들은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관찰하며,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까지 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을 이해하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주변의 특징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활동이 강화됨으로써 일상에서의 관찰력과 탐구력이 높아집니다.


자연은 면역력을 높입니다. 조기교육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칼비테는 다른 아이보다 늦된 아들의 건강을 지켜주기 위하여 일찍부터 자연을 접하게 하였습니다. 활동하기 편하도록 헐렁한 옷을 입히고, 햇볕이 따뜻하고 바람이 가볍게 부는 날에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도록 일부러 마당에서 재우기도 했습니다. 또한 틈만 나면 꽃과 나무를 보여주고 시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게 하였습니다


일광욕은 면역력에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평소 일광욕을 통해 피부를 단련시켜두면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햇빛을 쬐면 인체 내에서 자체 생성되는 비타민 D가 성장기 아이들의 뼈와 치아 발육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면역력이 높아지면 천식과 기관지염을 앓는 아이도 건강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최신글




  • 고학년, 집중력보다는 실행력고학년, 집중력보다는 실행력

    김영훈 | 2018. 04. 09

    세계적인 사람이 되려면 전문적인 숙달이 중요하다세계적인 음악가나 미술가들은 창의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숙련된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효과적...

  • 뇌 성격 4가지, 맞춤 공부법뇌 성격 4가지, 맞춤 공부법

    김영훈 | 2018. 04. 05

    아이의 기질이나 성격의 유형을 알면 아이에게 맞는 맞춤 공부법을 제시할 수 있다. 아이의 기질이나 성격의 유형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아이에 대하여 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다 바람직한 공부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아...

  • 남자아이의 뇌 vs 여자아이의 뇌남자아이의 뇌 vs 여자아이의 뇌

    김영훈 | 2018. 04. 02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가진 학습방식의 차이 중의 일부는 성별에 따른 인지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물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특정한 방식으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학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이 선택하는 학습방식은 성별에 따른 인...

  • 강점지능으로 창의적인 업적을 이루려면강점지능으로 창의적인 업적을 이루려면

    김영훈 | 2018. 03. 22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된 여덟 가지 종류의 지능을 확인하였다. 그는 아이는 모두가 이러한 다양한 지능들 사이에서 강점과 약점이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부모는 매일 일정 시간 동안 아이의 강점을 이해하고 강점과 연...

  • 공부, 의지일까 습관일까공부, 의지일까 습관일까

    김영훈 | 2018. 02. 28

    순영이는 최근에 시험성적이 떨어져서 고민이다.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마음이 산란하여 평소보다 시험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험에 대한 불안도 생겼다. 평소보다 실력이 나오지 않으니 위축이 되고 적극적인 생각도 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