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쌍둥이 젖먹이기, 양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문제

신손문 2014. 04. 04
조회수 7953 추천수 0

 03343489_P_0.JPG » 한겨레 사진 자료


쌍둥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엄마들은 여러모로 걱정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아기들에게 젖 먹일 걱정도 큰 걱정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정말 젖을 먹이고 싶은데 두 명을 다 먹일 만큼 젖이 안 나올테니 분유를 보충할 수밖에 없어 완전모유수유는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모유는 아기가 필요한 만큼 분비되기 때문에 모유의 양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가 두 명이라면 두 명에 대한 젖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분유가 판매되지 않았으니 고아원 같은 보호 시설에서는 엄마 아닌 다른 사람의 젖을 먹일 수밖에 없었는데, 외국의 기록에 보면 고아원에서는 아기 세 명에서 여섯 명 당 유모를 한 명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17세기에 프랑스에서도 유모 한 사람이 6명의 아기를 수유하도록 하였다고 하니, 모유는 필요에 따라 분비량이 더 증가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쌍둥이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는 모유 양이 부족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결론입니다.


그러면 아기에게 젖을 어떻게 먹여야 할까요? 쌍둥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양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문제라고 합니다. 쌍둥이들은 두 명이 똑 같은 정도로 배가 고프고 똑같은 시간만큼 먹지는 않습니다. 둘 중 한 명이 더 많이 먹으려 들기도 하고 더 일찍 먹으려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기가 한 명 한 명 깰 때마다 젖을 먹이다 보면 엄마는 하루 종일 젖만 물리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젖을 물리는 것은 출산 직후의 엄마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너무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 아기가 깨어나서 먹으려 하면 나머지 한 아기도 깨워서 함께 먹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가 둘을 동시에 젖을 먹일 수 있고, 너무 피곤해서 오히려 젖이 줄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쌍둥이를 돌보려면 처음에는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매우 도움이 됩니다. 첫 아기를 젖을 먼저 혼자서 물리고 나서 나머지 아기를 물리는 걸 도움을 받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두 아기가 같은 정도로 배가 고프고, 같은 정도로 먹지를 않기 때문에, 아기를 젖을 물릴 때 두 명의 아기를 좌우를 교대로 번갈아 가며 물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양 쪽 가슴에 같은 정도의 자극이 전해져서 젖 양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쪽 가슴에 어느 아기를 물렸었는지 기억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둘 중 한 명이 먹은 쪽을 브래지어 윗 쪽에 클립 같은 걸로 표시를 해 두기도 하고, 아니면 엄마가 팔찌를 좌우 돌아가며 번갈아 차면서 어느 쪽을 먹였는지를 표시를 해 보는 것도 요령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다 보면 잊어 버려 표시를 옮겼는지 기억이 흐릴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애를 쓴다면 하루에 8-12번씩 먹어대는 아기들이기 때문에 좌우 유방에 비슷한 정도의 자극을 주게 되어 충분히 젖 양을 고르게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젖 물리는 자세는 한 아기는 앞으로 요람안기로 안고, 둘째 아기는 옆구리에 끼는 자세로 안고 먹이는 것이 쉬운 방법이기도 하고, 때로는 둘 다 옆구리에 끼거나 앞으로 겹쳐서 안기도 합니다. 갓난 아기 때부터 함께 먹이는 방법을 하시면 아기끼리 서로 밀쳐 내지 않고 사이좋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간혹 쌍둥이의 경우에는 조금 일찍 출산을 하기도 해서 아기가 바로 엄마 젖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엄마 젖을 충분히 짜 주어서 젖 양을 잘 유지하도록 애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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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손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과정 수련을 마쳤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에서 신생아학을 연구했고,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및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현재 관동의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있으며, 대한소아과학회 사회협력이사, 한국모자보건학회 및 대한모유수유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소아과학>, <중환자진료학>, <모유수유 육아백과> 등이 있다.
이메일 : smshinm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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