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시간 관리를 몸에 익히려면

김영훈 2010. 12. 23
조회수 479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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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가 습관화 되지 않으면


자기주도 학습은 물 건너갔다



아직 공부에 큰 흥미가 없는 지은이는 준비물을 자꾸 빼먹는다. 학교에서 내준 자연관찰 숙제도 엄마가 만들어줄 뿐 아니라 그것마저도 빼놓고 가져가지 않아 엄마가 직접 학교까지 가서 가져다 준다. 지은이 엄마는 자꾸 챙겨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아이의 알림장 체크는 물론이고 아이의 책가방까지 싸준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필요한 자기 관리란 책가방을 싸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알림장 챙기고 숙제하는 것을 본인 스스로 챙기는 것이다. 이런 자기관리를 잘 하려면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하고, 시간을 예상하고 순서를 정하는 일도 하여야 한다. 워킹메모리가 필요할 뿐 아니라 조직적인 사고력도 필요하다. 특히 시간관리가 필요한데 시간 관리가 습관화 되지 않으면 자기주도 학습은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시간 관리를 잘 하기 위하여 시간을 계획하고 기록하는 일이 필요하다.



첫째, 학습계획표를 만들어라. 일주일 시간 계산을 해보면 의외로 공부하는 시간이 전체 시간에 비해 낮은 비율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 시간 관리를 하게 된다. 시간 관리는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것이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아이들이 시간이 부족한 것은 체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획표를 만들 때에는 대충해서는 안 되며 꼼꼼하게 만들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에 24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같은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아이에 따라 시간이 질은 달라진다. 특히 방학 중에는 아이들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의 질이 천차만별이다.



학습계획표를 만들다 보면 학교수업이나 식사시간 외에도 스스로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이 보일 것이다. 몇 시에 무엇을 해야 할지 기록을 해 놓으면 아이는 긴장하게 되고 계획대로 실천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더구나 아이 스스로 계획표를 짜 학습 관리를 하게 하면 공부에도 재미를 붙일 수 있다. 또한 하루의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까지 계획의 틀이 확장됨으로써 미래에 대한 목표나 계획도 그리게 된다.



1주일의 계획을 세울 때는 ‘우선순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시급하게 보충해야 할 과목이나 단원 공부에 먼저 시간을 배정하고 요일별로 배치한다. 더구나 분이나 시간단위의 시간 관리도 중요하지만 하루, 일주일, 1개월, 1년 단위의 시간 관리도 중요하다. 작은 시간 관리와 큰 시간관리가 동시에 이루어지면 작은 시간을 소홀히 하여 생기는 낭비도 줄어들고, 큰 시간을 보지 못해 공부의 방향을 잃어버리는 일도 없게 된다.



둘째, 계획표대로 실천하는지 점검하자. 학습계획표를 작성했다고 해서 시간 관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 제 시간에 해야 할 행동을 미룬다면 계획표는 의미가 없다. 아이들은 일을 미루는 주요 원인은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을 미루면 제대로 성과가 나지 않았을 때 자신의 능력 부족이기보다는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충 해놓고도 계획을 가지고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한 아이보다 여러 가지 일을 더 많이 했다고 합리화하기도 한다. 특히 부모가 너무 허용적이거나 완고한 경우에 아이들이 더 많이 미적거린다고 한다. 아이가 계획표를 잘 못 지키고 자꾸 미루는 행동을 한다면 야단부터 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감이 있는지 확인하여 자신감부터 높여주어야 한다.



셋째, 학습일기를 써라. 학습일기를 써 계획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여부를 기록하게 하라. 학습일기를 만들면 공부하는데도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시간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공부에도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파악도 이루어진다. 아이 스스로 실천했던 내용을 기록하고 눈으로 확인하면 하루 24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시간은 얼마나 쓰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하루 24시간 중 본인이 쓸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찾아야 하고 보람 있게 써야 한다. 학습일기를 통해 수면시간과 식사시간, 학교 수업이나 학원공부처럼 고정된 시간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실천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학습일기에 이유를 메모해 두어야 다음번에 같은 잘못을 다시 하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주의 계획을 짜기 전 지난 주에 대한 평가를 하고 개선할 점과 대안을 아이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는데 학습일기를 통하여 공부에 대한 피드백이 가능한 것이다.



넷째, 학교수업을 노트 정리하라. 노트정리를 잘하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은 아이라고 하더라도 노트 정리를 잘 하지 않는 아이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체운동형학습자의 경우에는 노트 정리를 하면서 학교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수 있다. 노트 정리는 수업시간에 보고 들은 내용을 손으로 기록함으로써 구체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지식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노트라는 공간적 배경으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과의 관련성을 찾게 되어 단순히 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로까지 확장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최근 학습의 패러다임이 기존 지식의 흡수보다는 새로운 지식의 창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창의적인 아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단원이나 나아가 여러 과목의 지식을 통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노트정리는 이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독서메모로 생각을 기록하자. 공부에 필요한 능력 중에서 아이에게 키워주어야 할 것은 집중력과 기억력이 기본이 되지만 사고력과 논리력, 창의력 등 생각하는 능력도 키워주어야 한다.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인데 독서도 단순히 읽기만 한다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노트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독서노트를 통해 아이는 책을 읽은 후에 간단한 느낌이나 주제를 기록할 수 있고 내용도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독서노트는 사후적 성격이 강하고 이 독서노트의 부담 때문에 책 읽는 것이 싫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부담도 적고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을 바로 기록을 할 수 있는 독서메모가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책을 읽을 때 메모하면서 읽으면 생각하는 힘이 키워진다. 생각하는 능력은 독서하는 동안에 가장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나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간단히 기록하는 것도 좋고 새로운 단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에 대한 메모를 하면 어휘력을 늘리는데도 좋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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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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