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하나둘셋, 열까지 읊어요

조영미 2011.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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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2년 6개월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안의 광고 중에 대전시 타이틀이 붙은 버스 그림에 주목한다. 버스 서너 대가 그려져 있다. 해님이가 버스 그림에 자신의 손가락을 대고는 수사(數詞)를 연속 쏟아낸다.

"하나둘셋넷다섯여섯".

버스 ‘한대’에 ‘하나’가 대응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손가락은 연속해서 그림 위를 달리고, 수사(數詞)는 연속해서 입에서 터져 나온다.


유치원 선생님이 적어 주신 내용이다. 아침 열기 시간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원형으로 둘러서서 시를 외우는데 교사가 한 소절을 하면 아이들이 따라 한 소절을 한다. 선생님, 친구들, 가장 어린 해님이 순으로 두 손을 가슴에 얹고 영혼의 시를 외운다. 해님이도 따라 또박또박 외운다.


점심 식사 전에 하는 식사기도도 혼자서 곧잘 외운다. “땅이 이것을 우리에게 주었고, 햇님이 이것을 무르익게 했어요. 사랑하는 햇님, 사랑하는 땅님, 우리는 영원히 당신들을 잊지 않을 거예요. 잘 먹겠습니다.”

놀이터에서 다리에 스프링이 달려 있는 시소를 혼자 타면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추운 겨울 멀리 가고 쌓인 눈이 녹아 내려…랄랄라”.

그렇게 시나 기도문을 외우고 노래를 부르듯이, 하나둘셋을 말한다, 아니 하나둘셋을 읊는다. 


<에피소드 2> 2년 6개월


"영차 영차 영차"

하면서, 잠자리에 책을 잔뜩 들고 왔다. 쌓인 책을 가리키면서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

한다. 수사(數詞)는 책의 권수와 상관없이 연속적으로 쏟아진다.


위의 에피소드를 보면, 유사한 대상들이 한데 놓여 있을 때 그들을 세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수사를 쏟아낸다.

과연 얼마까지 수사를 읊을 수 있을까?


<에피소드 3> 2년 5개월


대전과 공주 사이에는 700m 정도 되는 마티터널이 있다. 학교버스를 타고 그 터널을 지날 때면, 아이들은 터널을 지나는 내내 숨을 참는 놀이를 한다. 터널에 진입하기 전까지 아이들이 수를 센다. 하나, 둘, 셋, 넷, 읍!

엄마가 직접 운전을 하면서 그 터널을 지나는데, 해님이가

"터널이다!"

외치더니, 이어서 하나, 둘, 셋, 넷,…하고 센다.

어디까지 세나 궁금해 하며 들어보니, 열까지 센다!



<에피소드 4> 2년 7개월


해님이가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춘다. 지난 성탄제 때 누나가 성당에서 유치부 공연 차 불렀던 노래를 기억하고 부른다.

"동방박사 세 사람이 선물을 가지고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낙타를 타고. 따그닥 따그닥. 모래 언덕 넘어서. 후~.

별빛이 머무는 베들레헴 마구간"

노래와 춤만 하는 줄 알았더니, 시작 전에 수를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넷"

어디까지 말하나 할머니와 신기해하면서 보고 있는데,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하고 끝맺음을 하더니, 이어 위의 노래를 부른다.


언제 노래와 수를 모두 외운 걸까? 누나가 하는 것을 옆에서 반복해서 아주 많이 듣더니, 몸에 완전히 흡수되었다가 자연스럽게 발산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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