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자존감 결핍이 살인을 불렀다

권오진 2011. 1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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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1.jp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뉴스를 듣는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고3생이 엄마를 살해했다는 패륜범죄 뉴스다. 그리고 집에 8개월 동안 주검을 방치했으며 태연하게 수능시험까지 치렀다. 평소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었으며 친구관계도 원만했다. 그러나 ‘전국 1등을 해라’, ‘S대 법대에 가라’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성적 압박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원인은 따로 있었다. 그 학생은 ‘후천적 자존감 결핍’ 환자였다. 그동안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 그 역습이 시작됐다. 이미 지난해 존속살인이 66건으로 전 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중고생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인성교육의 소흘함이 인명의 경시풍조로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화산폭팔이나 해일 등의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전, 그 징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하나의 사회병리현상은 해석의 중요성보다는 미래에 더 많은 발생을 예고하는 예고편이란 점이다. 이미, 이 뉴스를 접하고, 대리만족을 얻거나 혹은 혼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빙긋 웃는 누군가가 있음을 눈치를 채야 한다.

 

001.jpg 범죄의 원인은 성적지상주의다. 

성적이 좋아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노후가 보장되기에 성적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부모들의 마음이야 누구나 같다. 그 시작은 이미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할 정도로 점점 저연령화가 가속화되었다. 또한 초등학교부터 선행학습이란 학습생태계를 만들었고, 그 결과 학교에서는 잠을 자고, 사교육에만 매달리는 아이들도 늘고 있다. 누가 먼저 많은 투자를 해서 더 빨리, 더 많은 지식쌓기 경쟁을 하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 1학년 담임 맡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이미 배울 것을 모두 다 배워서 입학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생님이 가르쳐 줄 것이 없단다. 그 결과 학교는 점점 시시해졌으며 선생님은 지덕체와 인성을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로 축소, 왜곡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은 점점 가중되고 그 가위눌림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부모의 욕심이란 아이가 잘하면 잘 할수록 더 높은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본질적인 오류가 발생하는데 ‘아이의 성적은 곧 인성이다’라고 착각하는 문제다. 


또 하나는 인성이란 저절로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불성설이다. 공부는 늦게 시작을 해도 따라잡을 수가 있지만 인성이란 어린 시절에 형성이 되지 않으면 영영 불가능하다. 인성중에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의 줄임말이다. 그 뜻은 내가 주위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럼 어떻게 형성되는가? 신체접촉을 통에서 가장 빠르고, 많이 형성된다. 그 말의 사회심리학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신체접촉이며, 싫어하는 사람과 가장 하기 싫은 것이 신체접촉이다’. 쉽게 말해서 아이와 많은 신체놀이를 하면 자존감이 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뇌 과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사람의 뇌는 10살이 되면 90%가 완성된다고 한다. 또한 어리면 어릴수록 뇌의 성장이 빠르기에 더욱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바로 아이의 어린 시절, 반드시 형성되어야 할 인성이 바로 자존감이다. 


002.jpg 그럼 어떤 놀이가 자존감을 강한 아이로 키울것인가?

 

1. 놀이의 왕인 업어주기가 좋다. 

업어주기는 두 사람 사이에 신체접촉이 가장 넓은 놀이이며, 아이의 입과 아빠의 귀가 10센치 이내로 대화의 상대중에서 가장 짧은 거리다. 응용놀이도 많다. 아이를 안아주기, 무등해주기, 짐짝처럼 들고 다니기,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기 등이 있다.

 

2. 아이와 목욕을 하라. 

그저 목욕을 함께 하면 저절로 아이와 신체접촉의 횟수가 빈번해진다. 놀이도 다양하다. 거품놀이, 거품면도하기, 거품으로 삐삐머리만들기, 아빠 배에서 미끄럼타기, 수건짜기, 펫트병으로 물총놀이, 물감으로 문신하기, 거울에 그림그리기 등 다양하다. 보너스도 있다. 이 놀이를 자주하면 아내를 가장 위해주는 결과가 된다

 

3.체험여행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보자. 주로 발로 많이 걸으면 좋다. 동물원, 놀이공원이나 주변에 냇가나 꽃시장, 수산시장도 좋다. 아이들의 눈은 온 세상이 경이롭고 호기심이 왕성하여 질문이 많다.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자존감은 쑥쑥 자란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부모에게 공부하란 말을 한 번도 듣지 않았으며 자식에게도 공부하란 말을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있으면 가끔 아버지가 문을 조금 열며 “몸 상할라. 이제 그만하고 자거라‘가 잔소리의 전부였다. 이 칼럼에 그림을 그리는 딸은 3살부터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런 그림을 늘 딸의 사진앨범에 넣어주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행복쿠폰을 발명했다. 또한 중1 때는 아빠가 쓰는 문화일보 칼럼에 10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삽화를 그렸다. 또한 아빠의 저서 몇 권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한 달에 한 번 ’꿈 점검표‘를 적게 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직업이나 꿈을 적게 했다. 그리고 그것을 늘 거실의 벽에 붙여 놓았다. 스스로의 꿈을 꾸게 하고, 가꾸라고 한 것이다. 그 꿈이 무엇이든 일절 간섭이나 변경을 요구하지 않았다. 무려 10년 가까이 한 달에 한 번 했다. 딸은 그 꿈의 내용이 조금씩 달랐지만 미술선생님,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만화가 등으로 늘 미술 카테고리 안에 있었다. 그리고 올해 자신이 원하는 시각디자인과에 입학을 했다. 딸이 미래에 무엇이 될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행해서 나아가고 있음은 확실하다.


이제 아이들이 숨 좀 쉬게 해주자. 생각의 여백을 만들어주자.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꿀 시간을 주자.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천지개벽의 교육시스템을 기대하기는 난망하다. 


003.jpg 공교육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자.

 

1. 체능 교육을 정상화하자. 

음악과 미술과 체육은 입시에서 미운오리새끼다. 하지만 한 곡의 노래를 통하여 자신감을 갖게 되고,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스트레스를 날릴 수도 있다. 그저 음악시간에 노래연습과 합창 또는 경연으로 뭉친 마음을 풀게 하자. 

미술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상상력의 세계다. 창의성이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실패와 실수와 반복을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그 밑바탕에 상상력이 있다. 미술이란 성공이냐 실패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도구를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구현함으로서 마음의 여유와 꿈을 꿀 시간을 갖게 된다. 

체력은 국력이란 말과 같이, 건강은 모든 활동에 기본이다. 돈보다, 성공보다, 명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건강한 신체다. 축구나 농구, 탁구의 경우 1학기 초에 학년별로 풀리그나 토너먼트로 경기를 만들어보자. 아이들끼리 저절로 협동심이 생기고 엔도르핀이 솟게 된다.

 

2. 1년에 2번 아빠의 참여 날을 만들자. 

아이팀과 아빠팀이 구기종목의 시합을 해보자. 승패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아빠들과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면서 자존감이 형성된다.

 

3. 체험학습에 아빠가 참여하자. 

요즘 체험학습이란 선생님이 단체로 인솔하여 갔다온다. 초등학생이라면 아빠가 참여하게 하자. 고구마를 심는 활동이라면 함께 땅도 파보고 심어보자. 이런 아빠의 참여활동을 통하여 아이는 자존감이 커진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당당한 나라가 되었다. 전쟁으로 인하여 경제 원조로 연명하던 나라에서 원조를 제공해주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으며, 무역규모 1조달러로 세계 10대 무역을 하는 강대국이다. 또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최근에는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가 세계무형문화재가 되었다. 자신감이 넘치고, 활력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속내를 보면 자살율, 이혼율, 출산율 등이 참으로 심각하다. 이제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을 다질 변곡점을 구할 때가 되었다. 기업들은 창의적인 인재를 원하고, 모 구룹 총수는 10만명을 먹여살릴 인재를 구하느라 발을 벗고 뛰고 있다. 바로 미래의 성장동력을 위하여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은 공장에서 소시지 뽑아내듯이, 그저 외우기 경쟁시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소질과 재능과 꿈을 꾸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호기심을 갖는 것은 넘치는 사치가 되었다.


한 학생이 엄마를 살해했다. 이건 팩트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기성세대가 짜놓은 교육시스템의 희생양임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공부강박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많다는 점이다. 공자의 논어 학이편을 보면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했다. 그동안 교육시스템은 결국 아이들을 공부기계로 만들었다. 그로 인하여 많은 아이들이 마음의 병이 얻었고, 또한 신음하고 있다.


이제, 말로만 아이들을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하지 말자.

학교에서 배우는 기쁨을 되찾아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자.

 

행복하게 자란 아이는 다시 부모가 되어

자식에게 행복을 대물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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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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