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 몇 개야?"라고 물으면 늘 "여섯 개"

조영미 2011. 12. 01
조회수 3868 추천수 0

 
아이들이 유사한 질문들에 어떻게 대답하는가를 유심히 반복적으로 관찰해 보면 독특한 현상들이 있다. ‘몇 개’ 또는 ‘몇 명’과 같이 수를 묻는 질문에 수를 사용하여 대답을 하는데, 항상 같은 수로 대답을 한다. 비슷한 시기에 큰아이는 ‘아홉 개’라고 답했는데, 둘째 해님이는 ‘여섯 개’라고 답한다. 이는 ‘몇 개’ 또는 ‘몇 명’이라는 물음에 수를 사용하여 대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맥락에 맞게 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를 셀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 세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그 개수 역시 정확성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 

 


< 에피소드 1 - 2년 4개월 > 

 

집에서 놀다가 손가락 중 엄지와 검지만을 펴고는


"몇 개게?" 
라고 묻는다. 엄마가
 
"몇 개게?" 

하고 되묻자, 아이가


"몇 게게?" 
라고 또 묻는다. 엄마가 다시
 
"몇 개야?"
 
하고 진지하게 묻자,


"여섯 개야" 
라고 말하고는 사라진다.

 


껌 통에서 껌을 꺼내 먹으면서


"몇 개 먹어?" 
라면서 엄마에게 자기가 몇 개를 먹어도 되는지를 묻는다. 질문은 질문대로 해놓고는, 연신 꺼내 먹길래,


“그만 먹지?” 
라고 말하였다. 그래도 아이는
 
"몇 개 먹어?" 
라는 질문을 한다. 엄마가
 
"몇 개 먹을 거야?"

했더니,
 
"여섯 개"

라고 스스로 답한다.

 


< 에피소드 2 - 2년 5개월 >

 
 
엄마가 뭔가를 한 개 집어
 
"몇 개야?" 
하고 슬쩍 물어 보았다. 아이는 곧장
 

"여섯 개!"

라고 답한다. 엄마가 두 개를 내밀며
 
"이건 몇 개야?"
 
하고 물었다. 아이는 곧장
 
"여섯 개!" 
라고 답한다.

 

요즘 아이는 집에 오면 늘 기차를 만든다. 베개를 길게 이어 놓고는


"기차 간다, 기차 간다, 칙칙폭폭" 
한다. 엄마가 묻는다.


"어디 가?"
 
"대전에 가"
 
엄마가 더 묻는다. 


"몇 명 탔어?" 


해님이 왈,

"여섯 명!" 

 

자동차 안에서, 우리 차를 앞서 달려가고 있는 세 대의 트럭을 보면서

"트럭 여섯 개야"
 
라고 혼잣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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