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여성의 건강에 참 인자한 침

황덕상 2014. 12. 02
조회수 7602 추천수 0
03373922_P_0.JPG » 한겨레 사진 자료

요즘 우리나라 의료 환경이 춘추전국시대가 된 듯하다. 중국의 역사 중에서 춘추전국시대는 가장 혼란한 시기에 해당하는 때이다 . 공자와 맹자 같은 성인 군자도 나온 시대이지만, 그 만큼 혼란의 시대였기도 하다. 비유를 하자면, 서로 누가 뛰어난지 알 수 없고, 다들 자기가 잘 낫게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극적이 되면서 시선을 끌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여 영웅이 되려는 많은 사람들이 나서는 시기였었다. 그런 혼란의 시기에 오히려 남들과 다른 근본적인 도덕을 강조한 것이 공자의 사상이다. 다들 “利(이익)”를 말할 때, “仁(어진 마음)”을 강조하고 주장한 것이 공자이다. (아~공자의 철학적인 사상에 대해서 따지고 들면 부족한 밑천이 들어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문맥의 의미를 깊이 이해 바랍니다. 필자도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은 오히려 뭔가 팍팍한 느낌을 갖게 될 때는 오히려 대표적 고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과 같은 동양 철학서적의 내용이 마음을 다져잡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21세기의 시대에 이익만 쫓지 않는 공자와 같은 사람이 더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각종 TV 매체를 통해서 너무 많은 전문가와 근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전문가까지 나와서 자신들의 황금 같은 비법들을 자랑한다. 그 이상하면서도, 뭔가 자극적인 내용들을 말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받으면서 유행을 주도하려는 듯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그 유행이 그 시술이나 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해주 것은 아닌데, 많은 사람들은 유행을 쫓아가는 경향이 확실하게 있다. 이런 세태가 춘추전국시대의 군웅(群雄)이 할거(割據)하는 시대와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그러면서, 최근 충격적인 유명 연예인의 의료 관련 사건을 접하면서, 그 아주 옛날부터 전해져 오던 의료 윤리의 기본 전제인 “primum non nocere”(이 발음하기 어려운 라틴어의 뜻은 “해가 되는 것은 하지 말라”)라는 문장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어쩌면 우리가 의학에서 중요한 것들은 어느 순간부터인지 소홀히 생각되어오던 원시시대에서부터 있어왔던 기본 철학적 원칙들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진료실에서 치료의 효과보다는 부작용이나 안전성에 더 집중해서 설명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건 환자 입장에서는 그런 설명이 그리 달갑지 않게 여기시는 분들도 계신 것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바이다. 오히려 많은 경험과 최신 논문들을 공부하고 연구해서 정리한 내용인, 치료의 한계점이나 크고 작은 부작용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 오히려 감동하기 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듯하다. 좋은 진료를 받기 위해서 이런 점을 고려해주시기 바란다.
 
먼저, 우리 사회의 한의학에 대해서 말해 볼까 한다. 한의학의 장점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생활 가까이 있었고, 건강을 책임져 왔던 전통의학이다. 민간 의료 형태로 생활 밀착형으로 손쉽게 집에 비치해 두고, 비상용으로 사용하던 방법이 한의약이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왔던 것들이라서 어찌 보면 식상한 내용이 있을 수 있고, 별로 특이해 보이지 않지만. 

요즘 같은 불안정한 시대에서는 이러한 검증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는 보장이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한의약이라는 상품의 포장지로 둘러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이상한 요법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의료 춘추전국시대에서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들을 감별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 자신들의 몫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 이상함을 감별해 낼 중요한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다.

 어떤 약재, 제품, 치료법의 이론적 화려함과 복잡함 속에 그 진위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제품(product)이나 그 제품을 제공하는 사람(Provider)을 확실히 믿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요즘 한의학적 지식이나 이론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된 많은 책들도 있고, 인터넷 상에서 많은 정보들이 공개되어 있다. 그래서 그 이론적인 설명이나 기전에 대해서 유창하게 설명하면 그 제품 자체가 모두 좋은 효과가 있고 안전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한의과대학 교수로서 전문가적인 입장에서는 당혹스런 주장들을 만난 경우도 많이 있다. 어떤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막 설명했으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는, 어떤 침법이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그 침법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도 없이 그냥 누군가가 좋다고 하더라는 말만 믿고 유사의료행위를 하는 무자격시술자에게 치료를 받는다. 오히려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서, 국가고시라는 면허증으로 검정된 한의사의 시술보다 몇 배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치료 받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런 불법유사의료행위자들이 주장하는 효과만 모으면 우리나라에서 노벨의학상이 몇 개는 벌써 나왔어야 한다.

아, 이런 당연한 말을 왜 할까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그런데, 굉장히 놀랍게도 학력도 높고,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 있어서 합리적 판단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오히려 공인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상한 치료를 받는 것을 종종 목격해 왔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강조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적게 되었다.
 
다시 돌아가서, 의료행위에 대한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래 사용되었으면서 안전성이 보장된 비침습적 방법이 침이라는 치료법이다. 침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놓는 자리가 같고, 그 효과가 같은 것은 아니고, 침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합법적 교육과정을 통해서 정확하게 인정 받는 사람들이 시술하는 침은 안전하다. 그 안전한 침의 활용에 대해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여성 질환에서의 침의 뛰어난 효과들이다. 단지 뾰족한 침의 형태에 겁을 먹고, 찔리면 아플 것 같고 무서워서 거부하는 분도 계시지만, 여성의 일생동안 어느 시기에도 시술 받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치료 수단이 “침”이다.
 
앞으로 여성 질환 치료에 대해서 침의 활용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드릴 계획이다. 오늘은 그 중에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다. 오히려, 무월경, 불임, 비만 등의 증상으로 더 잘 알려진 것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다. 침을 놓고 전기 자극을 주는 전침 치료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배란이 안 되어서 생리불순의 증상이 있거나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에 매우 유용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주는 연구 결과가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1,36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시험관 시술과정에서 침 치료를 할 경우에 임신 성공률과 출산비율이 유의하게 증가되었다는 결론까지 나와 있다. 이런 침의 효과가 이미 부인과학에서 가장 저명한 교과서인 “Berek & Novak gynecology" 15판에 실린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런 효과가 생기게 되는 기전은 무엇일까? 한의학적인 관점에 대해서 설명하기보다 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침은 자율신경계통에 대한 조절 작용이 있고, 이를 통해서 여러 호르몬들의 분비 조절에 관여할 수 있다. 그 중 유명한 것이 엔돌핀이다. 엔돌핀을 조절하는 기능도 침을 통해 가능하다. 또한, 여성 호르몬의 분비 조절과도 침의 효과는 관련될 수 있다. 복부에 맞는 침은 여성 복부의 난소 자궁 주변의 혈류 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거기에 침은 심리적 인정과 스트레스 개선에 매우 탁월하다. 이런 다양한 기전을 통해 다낭성 난소증후군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사실 치료가 쉬운 병은 아니다. 전형적이지 않은 마른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한 가지 치료약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럼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침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성 질환 중 가장 첫 번째로 말하게 된 것이다.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살펴보거나, 효과 대비 비용 면에서 침은 참 ”인“자한 치료법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하는 바이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황덕상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한방부인과 전문의, 한의학 박사. 두 아들과 놀러가기 좋아하는 아빠. 삼대째 한의사의 길을 가고 있다. 달과 해, 바다와 산이 있는 것처럼 몸도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음과 양은 같은 것이 아니고 그 다름을 알아서, 각 특성을 살리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그래서 남자의 몸과 다른, 서양인과 다른 우리나라 여자에게 생기는 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한의사이다. 국민체육21에 ‘바른 몸 이야기’ 칼럼 연재. KBS 아침마당 월요일 패널로 출연 중이다. 그의 수다는 베이비 트리에서도 계속 된다~ 쭈욱~
이메일 : soulhus@gmail.com      
홈페이지 : http://www.hanbangmc.com

최신글




  • 임신 중 커피 얼마까지?임신 중 커피 얼마까지?

    황덕상 | 2017. 10. 29

    오늘은 진료실에서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40대 중반 여성의 반가운 듯 미소 띤 인사는 언제나 좋은 소식을 마음에 품고 오신 경우이기에, 잠깐 동안이지만 나 또한 설레임을 감출 수 없었다. 진료부를 보니 2015년 임신을 위해 약 한 달간 한...

  • 여성 건강에 좋은 게 따로 있나요?여성 건강에 좋은 게 따로 있나요?

    황덕상 | 2017. 09. 01

    2017년 8월 여름, 우리는 건강에 대한 충격적인 뉴스들(살충제 계란, 여성 생리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성분 생리대 뉴스)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가슴 한구석에 품게 된다.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우리 몸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

  • 다이어트, 체중이 중요한 게 아니예요다이어트, 체중이 중요한 게 아니예요

    황덕상 | 2017. 05. 01

    슬슬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다이어트의 시기가 오고 있다. 미리 서둘러서 여름휴가를 예약하다가 겨우내 불어난 체중과 예전과 다르게 눈에 띄는 살이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계절에 맞는 얇아진 옷의 맵시를 내기 위해서, 또는 휴가철 수영복에 맞는...

  • 여성 건강 진료 상담은 배우자와 함께 오세요여성 건강 진료 상담은 배우자와 함께 오세요

    황덕상 | 2017. 01. 02

    여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방과 치료에는 배우자의 관심과 참여가 큰 역할을 합니다. 진료실에서 배우자랑 같이 오는 것이 좋은 치료 예후를 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ㅎ.

  • 여름철 산후조리는, 온도보다 바람이 중요여름철 산후조리는, 온도보다 바람이 중요

    황덕상 | 2016. 07. 06

    더운 여름에도 무조건 따뜻하게 하는 것이 산후조리법?출산 후에 무조건 따뜻하게 하는 것은 금물 출산 후에 시간이 지나도 기운 없고,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산모들이 여름에 많이 오는 경향이 있다. 통계적으로 정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