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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 로봇 이름이 뭐야?”

양선아 2016. 09. 13
조회수 475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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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유치원에서 한글을 배우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한글을 읽고 쓸 줄 몰라요. ‘바다’처럼 받침 없는 한글은 겨우 읽는데, 받침이 들어간 한글은 못 읽어요. 제 주변에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다고 일을 그만둔 친구도 있습니다. 친구를 보며 제가 아이 교육에 소홀한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걱정맘)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초등학교 입학 앞둔 아들, 한글을 몰라 걱정… 
핀잔 대신 배우는 즐거움 느끼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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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이 저희 아들과 동갑이네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바라보며 저도 마음 한구석에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너무 부산스럽지는 않을지, 여아들과 비교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말이죠. 그래도 예비 초등 부모들의 걱정을 살짝 덜어줄 만한 소식은 있습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한글 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개발된 초등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는 한글 교육이 55차시(차시는 시간을 의미함. 초등 1시간은 40분 수업) 분량으로 현행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최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분석을 보면, 한글 기초교육을 강화한 국어 교과서와 달리, 수학 교과서는 1·2학년에게는 어려운 문장들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으니까요. 너무 걱정하지는 말되, 언어 능력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 차근차근 한글 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글 교육이라고 하면 받아쓰기만을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글자를 배우는 목적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려면, 글자를 배우는 과정은 글로 소통하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만약 엄마가 아이가 글자를 알아가고 있는데 “받침 있는 글자는 왜 못 읽어?”라고 핀잔을 주거나, 핀잔까지는 아니더라도 엄마의 표정과 몸짓에서 ‘이렇게 한글을 몰라서 어떡하니’라는 분위기를 풍긴다면, 아이는 글자를 알아가는 즐거움보다는 엄마에게 혼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끼겠지요. 미국의 대안교육 전문가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는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라는 책에서 “아이들의 발전 궤도는 그 아이 자체만큼이나 독특하다”고 말합니다. 아이의 발전 속도를 존중해야, 아이가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147256162035_20160831.JPG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통해 한글을 가르치는 것도 방법이다. 글로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끼면 한글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한겨레


그런 차원에서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지 말고 한글 교육을 할 때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아들이 ‘터닝메카드’라는 변신 로봇 장난감을 좋아해 이를 활용합니다. 아들이 로봇을 갖고 놀면 아들에게 물어봅니다. “아들~ 이 로봇 이름이 뭐야?” “피닉스!” “넌 이 로봇을 제일 좋아하지? 엄마가 보드에 이 로봇 이름 한번 써볼게. 맞는지 봐봐~.” 이런 식으로요. 로봇 이름 알아맞히기 게임, 로봇 이름 받아쓰기 놀이도 하지요. 아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바탕으로 날마다 10분씩 꾸준히 한글놀이를 하면 걱정맘님의 걱정도 줄어들 겁니다.


양선아 <한겨레> 삶과행복팀 기자 anmadang@hani.co.kr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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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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