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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떼쓸 때, 같이 화를 내버렸어요

양선아 2016. 06. 07
조회수 3748 추천수 0

146439485299_20160529.JPG4살 아들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줬는데,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옷과 손이 엉망진창이 됐어요. 닦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싫대요. 집에 도착해 “손을 씻자”고 해도 싫다며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요즘 부쩍 떼가 느는 것 같아 아이를 번쩍 들어 싱크대에서 손을 씻겼습니다. 아이는 울고불고, 주저앉고, 부르르 떨었습니다. 화가 난 저는 아이를 좁은 벽 틈에 세우고 잘못했다고 말할 때까지 길을 막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이는 한참 울다 지쳐 잘못했다며 제게 안겼습니다. 그런데 혼내고 나니 제 마음이 안 좋아요. 같이 흥분한 것 같고…. 떼쓰는 아이, 어떻게 혼내야 할까요? (문학파파)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허용과 통제 사이에서 일관성 있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알려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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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훈육 방법을 고민하고 계시네요. 위생상 아이들이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손을 씻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아이스크림이 잔뜩 묻어 진득진득한 손을 씻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빠가 “씻자”고 얘기했는데도, 아이가 씻으러 가지 않아 아이를 번쩍 들어 손을 씻기셨습니다. 저는 이 지점까지는 아빠가 잘못된 훈육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3~7살에는 부모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절하게 알려줘야 하는 시기입니다. 4살 아이가 요즘 떼를 쓰는 날이 많아졌다면 그것은 인간의 발달 단계를 잘 밟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운동 기능과 지적 기능이 발전하면서 아이들은 자율성과 주도성을 획득하려 합니다. 그래서 3살 정도만 돼도 “싫어”라는 말을 달고 살고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해보려 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자꾸 떼쓰는 상황을 지나치게 문제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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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

오히려 이 시기에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허용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억압적이지도 않게 훈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허용적이면 아이는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없고, 지나치게 억압하고 통제하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없어 무기력해지니까요. 부모가 양육 원칙을 세워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다음에도 이같은 상황이 생기면 아이에게 같은 원칙을 적용하면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도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손 씻는 모습을 생활 속에서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외출했다 들어왔다면, 아빠가 아이가 함께 욕실로 들어가 비누로 뽀득뽀득 손을 씻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좋겠지요. 아이가 손을 씻지 않겠다고 떼쓴다면 아이를 번쩍 들어 손을 씻기고 왜 손을 씻어야 하는지 설명해주면 됩니다.

아이가 울고불고 떼쓴다면 잠시 외면하세요.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짧게 손을 씻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몇 차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가 일관성 있게 대하면 아이는 어느 순간 스스로 알아서 손을 씻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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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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