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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이 부러울 때

양선아 2017. 01. 18
조회수 252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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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대학 졸업 뒤 줄곧 일했고, 출산 뒤 두 아이 키우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회사에서 제가 원치 않는 부서로 인사가 났습니다. 화가 많이 났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꾹 참고 회사에 다녔지요. 새해가 왔지만 새해 같지 않습니다. 요즘은 그저 전업맘의 생활이 부럽습니다. 실적 스트레스 안 받고, 아이 키우고 살림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제 마음이 이러니 아이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못 보냅니다. 엄마로서도, 회사원으로서도 슬럼프인 것 같아요. 그냥 다 귀찮고 싫은 마음,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다싫어맘)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슬럼프에 빠진 워킹맘, 

힘든 마음 털어놓고 주변 도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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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정의 양립이 힘든 한국 문화에서 다싫어맘이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 예상됩니다. 아이들 챙겨서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회사에선 허덕이며 일하고, 퇴근하면서 장보고 아이들 숙제 챙기고…. 1인 3역, 아니 1인 10역을 해내고 있겠지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회사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다 귀찮고 싫은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나만 불행한 것 같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해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은 ‘전업맘이 되면 나도 더 행복해질 텐데…’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항상 행복하거나 항상 불행하지 않습니다. 전업맘이라고 자유 시간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전업맘은 워킹맘을 보며 ‘나도 회사에 나가 일도 하고 돈도 벌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합니다.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전업맘을 선택한 지인은 “막상 전업맘이 돼보니 하루는 금방 가고, 같이 이야기 나눌 대상은 없고, 돈이 아쉽다”는 푸념을 늘어놓더군요. 전업맘이 되면 또 다른 고통과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148404912025_20170111.JPG » 김진수 한겨레 기자


누구나 슬럼프를 겪습니다. 자식을 키우다보면 엄마 노릇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그런 시기에는 사표나 이직 등 중요한 결정은 잠시 미루고 한 발짝 물러서는 게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역할도 잘하려 하기보다,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엄마가 요즘 힘들어. 너희가 엄마를 좀 이해해주고 도와주면 좋겠어” 말하고요. 대신 남편을 비롯한 가족,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여러 형태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럼프를 이렇게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그동안 너무 나를 보살피지 못했구나. 내가 나에게 사랑해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구나!’라고요. 저는 평소 스마트폰 메모장에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나는 언제 행복한가’를 기록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요. 힘든 시기에는 힘들다는 생각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빛을 비추면 어둠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양선아 <한겨레> 삶과행복팀 기자 anmadang@hani.co.kr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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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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