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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 각각 다른 보육기관에 보낸다면?

양선아 2016. 11. 29
조회수 397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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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3살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큰아이는 집 근처 어린이집에 다니고, 3살 아이는 육아휴직을 해 제가 돌보고 있어요. 곧 복직하는데, 둘째아이도 내년부터 큰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보낼 예정입니다. 그런데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최근 큰아이를 꼭 보내고 싶었던 유치원에서 빈자리가 생겼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큰아이를 그 유치원에 보내면, 복직 뒤 두 아이를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눠서 등·하원시켜야 합니다. 주변에선 아이 둘을 각각 다른 기관에 보내면 너무 힘들 거라고 만류합니다. 저는 큰아이가 활동적이라서 활동이 많은 그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햄릿맘)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워킹맘 몸과 마음이 더 편한 방향으로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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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은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들어선 순간 또 다른 일들이 시작됩니다.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 힘든 일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내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한 시스템 구축’입니다. 시스템을 잘 갖춰놓으면 불필요한 감정노동이나 육체노동을 덜 하지요. 아이를 보육기관에 맡길 때도 부모가 몸과 마음이 편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저는 두 아이를 초등학교 보내기 전까지 같은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7살 때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두 아이를 각각 다른 기관으로 보냈을 때 예상되는 많은 일이 떠올라 애당초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등·하원 차량 시간이 다르거나, 행사 날짜가 겹치거나 다르면 양육자는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합니다. 보육기관마다 각각 고유의 시스템이 있는데, 두 교육기관의 시스템을 익히고 선생님들도 알아가야 하고요. 다행히도 ‘누리과정’ 제도를 통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키울 때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이 터지던가요? 설사 내가 원한 기관으로 옮기더라도 큰아이가 그곳에서 잘 적응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영·유아에게 중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안정감 있는 생활인데, 익숙한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옮기는 것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큰 모험이죠.

148006219782_20161126.JPG » 아이 둘을 같은 보육기관에 보내면 장점이 많다. 큰아이가 동생이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둘째아이는 기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한겨레 장철규 기자

햄릿맘이 육아휴직 뒤 복귀하시면 육아도우미가 이 험난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내가 해도 힘든 일인데, 육아도우미가 두 보육기관으로 등·하원을 시키면 더 힘들어할지 모릅니다. 육아도우미가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 할 수도 있고요.


지금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적응을 못하거나 선생님들의 교육 방식이 정말 도저히 못 참겠다 싶을 정도이거나, 교육기관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굳이 두 아이를 다른 기관에 보내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아이를 같은 기관에 보내면 장점이 많습니다. 이미 어린이집의 시스템을 잘 아는 큰아이가 동생이 잘 적응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큰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둘째아이는 어린이집 생활에 빨리 적응하고요. 최대한 햄릿맘께서 덜 힘든 방향으로 선택하세요.


양선아 <한겨레> 삶과행복팀 기자 anmadang@hani.co.kr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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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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