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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만 낳으면…’ 지자체서 10여년간 출산장려금, 효과는?

베이비트리 2018. 12. 07
조회수 1485 추천수 0
겉도는 저출산 대책 
124곳 시군구 첫째아이 출산장려금
전국 차원 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출산 조건으로 한 일회성 현금지원보단
아동청소년 권리 보장 통합그림 그려야
2005~2008년 다수 지자체는 출산·인구유입을 늘리겠다며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도입했으나 여러 전문가들은 출산을 조건으로 한 현금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이만 낳으면 얼마 준다’는 접근보다는 갓 태어난 아이가 밥벌이를 하기 전까지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2005~2008년 다수 지자체는 출산·인구유입을 늘리겠다며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도입했으나 여러 전문가들은 출산을 조건으로 한 현금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이만 낳으면 얼마 준다’는 접근보다는 갓 태어난 아이가 밥벌이를 하기 전까지 국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최근 강원도는 출생아 1명당 4년간 2640만원을 지원하는 ‘육아기본수당’ 도입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사회보장기본법에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대폭 수정할 경우 사업 타당성 및 다른 제도와의 관계 등을 따져보는 협의가 의무화돼 있어서다. 그러나 여야는 이런 논의도 없이 내년 10월부터 전국 단위로 ‘출산장려금 25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가 정작 예산안 합의에서는 연구용역 뒤 재추진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애초 복지부는 출산장려금을 도입할 계획이 없었다.

연구를 종합해보면, 2005~2008년 여러 지자체는 출산·인구유입을 늘리겠다며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도입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으로 첫아이부터 출산장려금을 주는 시·군·구는 124곳이고 이 가운데 6곳은 지급액이 300만원 이상이었다. 일회성 출산장려금은 10여년간 여러 지자체에서 지급돼왔지만 전국 출산율은 계속 낮아져 2018년 2~3분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졌다.

출산장려금 효과 연구는 2010년 전후에 시작됐는데, 분석 지역이나 연구 방식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자치구 25곳을 대상으로 한 ‘저출산 정책으로서 출산장려금의 정책 효과성 연구’(2016년)를 보면 출산장려금은 출산율, 출생아 수, 혼인율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반면 충청지역 시·군 28곳을 연구한 ‘출산장려금의 출산율 제고 효과: 충청지역을 대상으로’(2018년)에서는 출산장려금 지급 뒤 약 8년까지 출산율이 꾸준히 상승하다 그 뒤 영향이 줄었다. 연구진은 다만 출산장려금을 받으려 출산 시기를 늦췄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연구 결과가 엇갈리는 까닭은 지자체마다 출산에 영향을 끼치는 인구·산업구조, 사회문화적 특성이 매우 달라서다.

여러 전문가들은 출산을 조건으로 한 현금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박선권 입법조사관은 “우리 사회는 외국과 견줘도 부동산 가격, 사교육 비용이 워낙 높다. 이 부담을 경감하지 않으면 출산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서울대 배은경 교수(사회학)는 “출산으로 인한 양육 부담, 경력 공백 등을 없애야 한다”며 “모성이 삶의 걸림돌이 되면 그 나라에서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아이가 적게 태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가 아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로 고민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동수당 역시 출산율 제고 목적이 아닌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난주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갓 태어난 아이가 밥벌이를 하기 전까지 보육·교육·의료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무엇을 보장할지 통합적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양육에는 시간도 필요한데, 노동시간 감축 등엔 소홀하면서 돈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중앙과 지역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서구는 복지국가가 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아동수당 같은 현금 지원을 맡고, 지자체는 지역 상황을 반영한 사회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을 했는데 우리는 마구잡이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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