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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양선아 2015. 06. 09
조회수 4553 추천수 0

서천석.jpg » 육아 팟캐스트를 시작한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창비 제공.

 

바빠도 이렇게 바쁜 사람이 없다. 진료는 기본이고, 강연해달라는 요청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틈틈이 라디오에 출연해 상담 코너를 진행하고, 신문에 그림책 서평도 쓴다. 또 꾸준히 육아 관련 책을 쓴다. 이제는 팟캐스트 진행자로까지 나섰다. 바로 서천척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에 관한 이야기다. 서 전문의는 최근 육아 팟캐스트 ‘서천석의 아이와 나’를 시작했다. 서 전문의를 만나 육아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 팟캐스트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다룰지에 들어봤다. 또 최근 아이들이 가진 마음의 문제는 무엇이 있는지도 물었다.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생 때 음악을 좋아해서 꿈이 라디오 디제이였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연극반에서 연출도 하고 극본도 만들었다. 의사가 됐지만 어렸을 적 꿈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팟캐스트 진행자가 되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순전히 재미로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적 꿈도 이루고 엄마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강연을 듣고 싶어도 바빠서 못 오거나 아이 돌보느라 강연장에 못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지방에 사는 분들은 지방에는 왜 강연 안오냐고 차별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면 다양한 사람들의 정보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꿈을 이루니 재미있나? 팟캐스트에 대한 반응은?
=일로서 방송 진행을 하니 힘들다. (웃음) 또 결정적으로 저작권 문제때문에 음악을 못 틀어 아쉽다. 음악도 들려주고 가벼운 생활 얘기도 하면서 진행하고 싶었는데, 원하는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웃음) 팟캐스트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첫 회는 8000회가 다운로드됐고, 2회는 5000회 정도 다운로드됐다. 욕심내지 않고 주 1회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다.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내가 다루는 분야는 주로 육아와 교육 분야다. 그런데 청취자의 연령대가 너무 넓어 연령대별로 내용을 골고루 안배해야한다. 청취자들은 자기 아이 연령대에만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나는 청취차 추종 방송을 목표로 한다. 연령대에 맞춰서 모든 부모님들의 ‘현재의 문제’를 다루면 부모들로서는 미래의 문제를 미리 생각해볼 수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초대 손님이 아니라 진행자이다보니 내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것도 한계다.
 
-초대 손님은 어떻게 선정되고, 앞으로 어떤 분들을 초대할 계획인가?
=담당 피디와 작가, 나 셋이서 회의를 통해 초대 손님을 결정한다. 초대 손님을 선정하는 작업이 제일 힘들다. 숨어있는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목소리를 발굴한다는 것은 마이크를 줘야 할 사람한테 마이크를 준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 경험이 5~6년 정도 되지만 새로 배우는 느낌이다. 다른 팟캐스트들 참고하려고 요즘 열심히 듣는 중이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그것은 알기 싫다> <라디오 책다방> 등등 다양한 팟캐스트를 집중적으로 듣고 있다.
 
-팟캐스트 포털 ‘팟빵’을 보면 좋은 댓글도 많지만 일부 악플도 달렸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차가운 태도로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중을 대상으로는 인자하게 대한다는 댓글도 달렸다. 
=악성 댓글은 보지 않는다. 그 댓글을 단 분이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지속적으로 예전부터 악성 댓글을 다는 한 분이 있었다.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다.
 
-육아 팟캐스트를 들으면 부모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내가 어떤 육아에 대한 정답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청취자 스스로 자기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혼자 고립되면 어떤 생각도 못하고 힘들어하다가‘다른 사람도 나랑 비슷하구나’‘내가 이렇게 해도 괜찮구나’하고 자기 확신을 갖게 되면, 청취자 스스로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다른 대안도 생각날 것이다. 육아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불안한 마음이 강하면 생각이 안 난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에 관해 고민하는 문제는 주로 무엇인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는 아주 어릴 땐 발달상의 문제가 가장 많다. 인지가 떨어지거나 언어 발달이 떨어지거나 사회성 부족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 문제라던가, 불안이 지나치게 높은 아이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조금 크면 산만함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어난다. 청소년기가 되면 우울의 문제가 커진다. 지나친 충동성이나 품행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어난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는 같은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방식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가출을 하거나 본드를 흡입했다면, 요즘 아이들은 게임 중독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요즘에는 틱때문에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었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진료, 글쓰기, 방송 중 어떤 활동이 가장 만족스럽나?
=각각의 행위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가장 큰 즐거운은 진료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일대일 관계에서 얻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 눈앞에서 바로 피드백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즐거움이다. 책이나 방송도 나름의 즐거움은 있지만, 진료볼 때 가장 만족스럽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진료를 하다보면 굳이 진료실까지 오지 않아도 될 분들이 진료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진료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전문가는 더 절박한 사람들을 진료하는 게 맞다. 따라서 진료실을 찾을 정도는 아닌 가벼운 문제의 경우는 교육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연도 하고 글도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을 만나보니 그 사람들에게 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강연을 줄이려고 한다. 대신 동영상으로 강연을 제작하고 팟캐스트를 통해 청취자를 만나려 한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육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떄문이다. 또 진료를 하다보면 문제가 생겼을 당시 문제를 해결했다면 진료실까지 오지 않았을 사람들도 많이 만난다. 아이들이 마음이 아프지 않게 진료실까지 오지 않게 미리 막을 수 있는 문제는 막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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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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