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이들의 분노는 언제부터 시작될까?

최남숙 2013. 06. 13
조회수 21149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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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이 막 태어났을 무렵. 아기들은 감정이 있을까? 없을까?
잠시 생각해보시죠.

가끔 자면서 미소를 짓기도 하니 감정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답은 ‘없다’입니다.

인간이 처음 태어날 때 느끼는 것은 단순히 쾌, 불쾌일 뿐이라네요. 젖은 기저귀는 나쁘고 마른 기저귀는 보송보송하니 좋은 느낌이라는 거죠. 우리 아기는 엄마를 보면서 웃는다구요? 그것은 섭섭하실지 몰라도 단순 반사작용입니다. 배넷짓이라고 하지요. 실제로 생후 50일 정도 된 아기에게 무서운 장난감을 보여줬을 때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바로 ‘분노’입니다.
먹고 싶은 과자 봉지가 뜯겨지지 않는다거나 먹기 싫은 약을 먹게 한다거나 만지고 싶은 물건을 못 만지게 한다거나 할 경우 대부분의 아기들은 분노를 표출하면서 엄마에게 칭얼대거나 화를 내죠. 엄마들은 바로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아기를 달래줘야 하나 아님 스스로 울음을 멈추도록 훈육을 하여야 하나 망설이게 되는데요. 답은 단계별 훈육법에 있습니다.

단계별 분노 조절 훈육법

<12개월>
우선 12개월 이하의 아기들은 바로 달래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역시 실험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4개월 된 아기를 의자에 앉혀놓고 뒤에서 양팔을 붙잡고 있으면 아기들은 자기 스스로 몸을 통제하지 못해 분노를 느끼며 울게 됩니다. 이때는 다른 어떤 장난감을 주어도 소용이 없죠. 그러나 6개월된 아기는 장난감으로 주의전환을 시키면 잠시 울음을 멈추었다가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12개월 된 아기들은 양팔을 뒤에서 붙잡고 있으면 역시 울다가 장난감이 보이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심을 장난감에 기울이고 울지 않는 단계에 이릅니다. 즉 12개월의 아기들은 주의전환으로 분노를 다스리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4개월>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무렵인 24개월 아기들은 어떻게 분노를 조절할까요?
아기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넣고 잘 열리지는 통에 담아 아기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기들은 과자통을 열려고 애를 쓰다가 아무리 해도 열리지 않으니까 과자통을 던져버리거나 울어버립니다. 그래도 안되면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이때 엄마가 무관심하게 반응하면 더 큰 분노를 표출하고 심지어는 엄마를 때리기도 합니다. 24개월에도 분노 조절을 스스로 못한다는 것입니다.

<36개월>
그렇다면 36개월의 아이들은 분노조절을 할 수 있을까요?
앞서와 똑같이 먹고싶은 과자가 담긴 열리지 않는 통을 줍니다. 여러차례 시도에도 과자통 뚜껑이 열리지 않자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엄마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엄마의 무관심한 반응에 36개월의 아이들의 반응은 의외입니다.
갑자기 촬영하는 감독에게 “왜 깜깜해졌지”“아저씨는 뭐해요”“이 책을 읽어주세요” 등 스스로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면서 분노를 조절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즉 36개월 정도면 자신의 욕구를 지연시킬 수 있는 연령이 된다는 것이죠. 이것은 더 나아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협상을 할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가능해지는 연령이라는 것입니다. 
36개월 이전의 아이들에게 분노를 스스로 다스리게 한다는 것은 부모의 무리한 욕심입니다. 

여기서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 한가지!
분노 표현의 방식을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배운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 표출방식 전부를 부모를 통해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배울 교과서가 없기 때문이죠. 가장 쉽게 모방하고 반복 연습하는 대상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고 계신지요?

* 이 글은 한국 교육방송(EBS)의 <대발견 아이Q> 프로그램에서 실행한 실험에 근거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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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숙
EBS TV 프로듀서. 사춘기 열혈 10대 남매를 둔 직장맘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엄마. 그러나 그 말들이 혹여 또 다른 이 시대 잡음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소심한 여자. 10년전 <60분 부모>를 시작으로 관계회복 프로젝트 <달라졌어요> 부모, 부부, 고부, 가족 갈등편을 기획 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 프로그램과 함께 나이가 들어가면서 철이 들어가는 중이다.
이메일 : dozzik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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