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부부에게 갖는 의미와 임신시의 주의점
얼마 전 첫아기를 임신 29주에 조산아로 낳은 후 낳은 지 1주일만에 아기를 잃고 이번에 두 번째 아기를 건강하게 낳은 부부가 산부인과 외래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본인을 찾아 왔다. 첫 번째 아기를 잃은 후 그 상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이번에 방문하였을 때는 정말 산전기간동안 아무 말도, 표정도 없었던 남편까지도 싱글벙글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였다. 나는 두 사람이 돌아간 후, 임신이 결혼 한 두 부부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하고 생각을 해 보았다.
10여년 이상동안 산부인과 환자를 진료해 온 본인은 때때로 불임으로 오랜 시간동안 그렇게도 원하는 아기를 갖지 못하고 고생하다가 원하는 아기를 낳고 기뻐하는 부부를 경험하기도 한다. 과연 두 부부에게 아기는 어떤 의미일까?
본인은 산부인과 전공의시절 가장 바쁠 때 첫아이를 낳고 전임의 시절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 두 번 다 바쁘고 힘든 시기여서 정신없이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아서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아기를 양육했지만 때때로 남편과 나 사이에 두 아이들이 없었다면 우리 가정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처럼 아기를 임신하여 낳아서 기르는 것은 두 부부에게는 서로간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지속하면서 인생의 설계도에 또 다른 획을 긋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어떤 동화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임신한 엄마를 위한 “천사의 선물”이라는 동화였는데 그 동화를 읽고 나서 아기가 두 부부의 인생에서 갖는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동화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어느 착한 나라에 엄마공주님이 살았는데 공주님은 어여쁜 숙녀로 자라서 이웃나라 아빠 왕자님과 결혼을 했답니다. 공주님은 매일 밤 자기 전에 하나님께 예쁘고 총명한 아기를 달라고 기도했답니다. 어느 날 새하얀 날개를 가진 천사가 조그마한 상자를 내밀면서 이 상자속에 있는 작은 씨앗을 심고 잘 가꾸어 보라고 해서 씨앗을 받은 공주님은 아빠 왕자님과 해님이 찾아오는 창가에 두고 정성껏 씨앗을 가꾸었답니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공주님은 초록색의 새싹이 고개를 쑥 내밀고 올라와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보고 기쁨에 가득 차서 새싹에게 “안녕! 아가 새싹아”하고 인사를 하고는 그 새싹에게 온갖 사랑을 쏟아 주었답니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결혼하여 아기를 낳아 기르는 것은 아마도 위의 동화와 같이 정성스럽게 새싹에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 새싹이 자라 꽃을 피울 때 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엄마 공주님과 아빠 왕자님에게 새싹이 갖는 의미는 하나님의 축복이요, 선물인 것처럼 두 부부에게 아기는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새싹과도 같은 것이다.
한번은 어렵게 아기를 시험관 아기로 갖은 후 산모의 나이가 39세이고 골반도 작아 자연분만이 어려울 것 같아 제왕절개술로 잘 생긴 남자아기를 얻은 부부를 경험한 적이 있다. 아빠는 나이가 43세이고 매일매일 담배를 1갑이상 피워야 하는 꼴초에 또 술을 한번 마시면 밤새도록 술을 마셔대는 애주가였는데 그 분이 아기가 태어난 후 회사가 끝나자마자 무섭게 집으로 달려가고 담배와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분으로 변하셨다고 하니 이처럼 아기는 엄마, 아빠 두사람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요, 두 사람의 잘못된 습관까지도 바꾸어 줄 수 있는 가히 만능적인 힘을 가진 그런 커다란 의미의 존재인 것이다.
이렇게 임신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자궁 안에 착상이 되면서 이루어지는데 임신 초기에는 기형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함부로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등의 행위를 금해야 하며 임신인지 모르고 약을 복용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선생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또한 초기에는 유산가능성이 있으므로 질 출혈이나 하복부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요즈음은 임신초기에 산전검사와 더불어 기형아 검사를 임신 10-13주에 시행을 하는데 여기에서 다운증후군이나 에드워드증후군 같은 기형아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보다 확실한 염색체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임신초기에는 또한 자궁에 혹이 있거나 난소에 혹이 있는지 등을 초음파검사를 통해 검진하여야 한다.
임신중기에는 임신중기 기형아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임신 20-26주경에는 정밀 초음파를 시행하여 태아에게 기형이 있는지와 임신성 당뇨 검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임신 말기에는 산모에게 임신성 고혈압, 조기파수, 조기진통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는지를 자세히 검진해야 하며 임신 전 기간동안 임신부에게 태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아빠의 부성태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임신 말기부터는 자신에게 적합한 분만방법을 숙지하여 가장 스트레스가 적고 편안한 상태에서 분만을 맞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이제 임신을 계획하고 아기의 탄생을 꿈꾸는 모든 예비부부들은 산전에 풍진이나 간염 검사등을 통해서 별다른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임신 전부터 엽산이 들어 있는 비타민제를 복용함으로써 신경관결손이나 다른 기형아를 예방하는 것을 권고한다.
예비신랑, 신부들! 자 이제 그러면 건강하고 예쁜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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