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많은 아이, 접촉 늘려가라

2010.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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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세상-서천석의 행복육아]


아이가 수줍음이 심해 다른 사람 앞에서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일 경우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이렇게 해서야 나중에 사회생활도 잘 못하지 않을까? 자기 밥그릇도 못 챙겨 먹지는 않을까? 혹시 내가 아이를 자신감이 없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먼저 수줍음과 자신감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란 말을 하고 싶다. 수줍음은 많이 타지만 자신감은 가진 아이도 있는 반면, 수줍어하지는 않고 남에게 잘 다가가나 자신감은 없는 아이도 있다.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는 숫기 없는 아이들이 혼자 있을 때는 자기 할 일을 분명히 해내는 경우가 많다.



수줍은 아이들이 세상을 사는 것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어렵다는 것은 여러 연구로 입증돼 있다. 이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덜 행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덜 인기가 있다. 결혼 상대자를 만나는 데도 더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르고 반대로 알코올 등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더 높다. 부모님들 역시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이 사회 생활하는 데 어렵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느끼고 있기에 아이의 수줍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줍음 역시 다른 여러 기질적 특성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부분이 크다. 물론 타고났다는 것이 반드시 바꿀 수 없는 부분이란 의미는 아니다. 다만 바꾸는 데 좀더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부모가 조급하게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고 노력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기질적인 특성만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 전체를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 아이는 수줍음뿐 아니라 자신감 결여라는 문제까지 가지고 가게 된다.


수줍은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모들이 급하게 마음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회피한다 해서 무조건 다른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조금씩 사회적인 접촉을 늘려나가야 한다. 만일 아이가 두려움이 심하고 너무나 괴로운데도 엄마가 원해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한다면 아이의 머리에는 타인과의 만남이 괴롭고 무서운 것으로 자리잡는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면 논리적으로 아이의 생각을 부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인지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에 논리적 설명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엄마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뿐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춰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생각이 안 바뀌어도 행동이 바뀌고 다른 경험을 갖게 되면 생각도 바뀌게 된다.


아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오는 날에는 아이에게 좋아하는 상을 주는 것이 좋다. 이 상은 가급적 빨리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을 먹을 수 있거나, 돌아오는 길에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선물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만나는 것과 즐거운 느낌을 연결짓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과 사람 만나는 것을 연결시키는 것도 좋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도서관에서 친구나 다른 어른들을 만나도록 약속을 잡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수줍고 소심한 아이들의 반 정도는 초등학교 입학 뒤에는 꽤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여 정상적인 사회성과 자발적인 감정 표현을 보인다. 만일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두려움이 많고 타인을 만나는 것을 회피한다면 그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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