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상상 속 친구갖기, 걱정보다 격려를

2011. 05.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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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살이 되기 전의 아이가 상상 속의 친구를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동인 경우엔 좀더 흔하다. 존 버밍햄의 그림책<알도>에서 외로운 주인공에겐 알도라는 상상 속의 친구가 있다. 알도는 주인공의 좋은 친구가 되어 외로움을 달래고 좀더 자신감을 갖고, 현실에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이 상상 친구를 갖게 되는 것은 아이의 두뇌가 상상 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음을 의미한다. 심리적으로는 어른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독립을 이룬 상태다. 예전에는 외롭고 두려울 때 어른이 필요했다면 이제 상상 속의 친구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이다. 아이에게도 자기가 필요할 때 마음을 맞춰서 놀 수 있는 친구를 갖기란 쉽지 않다. 상상 친구는 아이와 언제나 놀아줄 수 있기에 외로움과 고립감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다.


상상 친구는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아이에게 제공한다. 기적을 일으키며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좋은 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나쁜 일을 행하기도 한다. 같이 집을 떠나기도 하고, 자기가 못한 일을 대신해서 화를 내기도 한다. 아이는 때로는 이런 상상 속의 친구를 실제 있는 것처럼 믿기도 한다. 상상 속의 친구를 믿어주지 않는 부모를 부정적으로 대하고, 가장 좋은 친구로 설명하는 때도 있다.


상상 속의 친구를 만들어내는 아이들은 이상한 아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조적인 아이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상상 속의 친구가 못된 일을 하고 아이가 이것을 욕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자기 마음속의 부정적인 생각을 상상 속의 친구에게 투사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를 비판하기가 어렵기에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비판한다. 아이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힘이 커질수록 자신 내부의 부정적인 경향을 상상 친구에게 밀어넣고 욕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상상 친구는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의 도덕 발달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상상 친구를 가진 아이한테 부모는 현실감을 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 친구와 이야기하고 노는 아이의 행동을 격려하는 것이 좋다. 상상 친구는 전혀 해롭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상상 친구를 인정하면 아이의 상상 활동은 더욱 촉진된다. 이 경우 부모는 아이의 내면세계를 상상 친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때 상상 친구의 행동과 성격을 바꿈으로서 스스로의 내면을 바꾸어내는 시도를 한다. 결과적으로 좀더 성숙한 아이로 발전한다.


상상의 친구들은 아이가 현실 속에서 인간관계를 배워나가는 데 가교 구실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만 5살이 지나서도 상상 친구에 빠져 있다면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상상의 친구는 정말로 그러한 행동을 벌이기 어렵다고 말해주는 것도 좋다. 만약 아이가 이런 부모의 말에도 강한 부인을 하고 현실 속의 관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때는 전문가를 만나서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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