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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감정 보듬으면 악몽도 사라져요

2012. 12. 18
조회수 4189 추천수 0

허찬희의 정신건강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무서운 꿈 때문에 시달리고 괴로워하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심한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경우에도 악몽 때문에 종종 문의를 해온다. 꿈의 내용은 의식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사람들이 전문가를 찾기 전에 스스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을 권해볼까 한다. 우선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 자신이 겪으면서 느낀 감정을 한번 되돌아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즐거웠던 감정은 되돌아보기 쉽지만 괴로웠던 감정은 다시 떠올리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면하기 싫어서 그 감정을 억압하게 되면 꿈으로 나타나 무섭거나 불안한 꿈을 꾸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도 개선되지 않으면 과거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한으로 남아 있는 기억이나 괴로웠던 경험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다. 그런 기억이나 감정을 꾸준히 적는 습관이 생기면 무서운 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하다.

이런 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은 그처럼 무서운 꿈이 현재 자신에게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무서운 꿈도 자신이 다소 정신력이 강해져 억울했던 상황과 싸우거나 버텨 보려는 힘이 발동할 때 꾸게 된다. 달리 말하면 자기의 정서적인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려는 동기가 싹트고 있는 것이다. 무서운 꿈을 꿀 때 그 기회를 잘 이용해 당시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정신건강 측면에서 막힌 곳을 뚫을 수 있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분석가 설리번은 젊은 시절 낮잠을 자다가 커다란 곤충이 자기를 덮치는 꿈을 꾸고 난 뒤 놀라서 정신질환이 발병해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로서 가난한 농촌 생활을 힘들어하고 늘 병약한 모습으로 자신을 보살피지 않은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억압돼 꿈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최근 정신분열병으로 입원중이던 여자 환자가 갑자기 무서운 꿈을 며칠 연달아 꾸었기에 잠들기가 두렵다고 호소했다. 최근 심경을 물어보니, 부모는 돌아가시고 남동생은 부인의 눈치 때문에 자기 집에 오기를 꺼려 하고 이복 여동생은 더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통보를 했다고 한다. 결국 아무도 자신을 받아들이는 가족이 없다고 했다. 물론 이런 고민을 말함으로써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의 고민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깨어 있는 상태에서 그 감정을 직접 느끼고 다루게 되니 무서운 꿈으로부터 해방되는 데 도움이 됐다.

정서적 고통을 현실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 인간은 꿈이라는 기능을 통해서 그것을 치유하고 정화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무언가에 쫓기거나 무서운 꿈이라도 나름대로 스스로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꿈속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깨어 있을 동안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이면, 좀더 편히 쉴 수 있는 평화로운 밤이 될 것이다.


허찬희.JPG  허찬희 수성중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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