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임신 중 입덧 한의약 치료는 어떨까요

황덕상 2013. 05. 23
조회수 7774 추천수 0

20130520_4.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요즘 개인적 광고의 수단이 많아지면서 무언가를 먹어서 특정 질환에 개인이 탁월한 효능을 봤다며 자신의 단편적인 경험이 그 질환 치료의 전부인 양 과장되게 하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모두 적용이 될 것처럼 말하는 선무당이 많은 것 같다. 뭐 어떤 일상적인 일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이 오히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서 더 유용할 때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분야에 있어서는 선무당이 정말 사람을 잡을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면허제도가 있는 것이다. 그 면허를 얻은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오늘 말하고 싶은 내용은 한의약에 대한 내용이고 그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는 한의사이다. 자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먼저 잊지 말자. 한약은 사실 식용으로 쓰이는 식물과 약용으로 쓰이는 것이 같이 유통되기 때문에, 마치 약으로서의 효능에 대해 식품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더 많이 알고, 진짜 전문가인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일부 존재한다.


임신기간 중에 사용하는 약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지면서, 그 약들의 효능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간혹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정보는 오히려 학문의 발전을 토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순기능이 더 많다. 이러한 알려진 부작용들은 예방 가능하거나 주의할 사항이지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안전한 뭔가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때 유혹하는 것이 이상한 전문가들의 “~라 하더라” 요법이다. “~라 하더라” 요법은 필자가 그냥 붙인 이름이니 혹시라도 문제 삼지 않길 바란다. “누가 뭘 먹으니 좋다고 하더라.” 바로 이런 쓰임새로 사용되는 것이다. 의료인들은 부작용이나 약효의 한계에 대해서 설명하지만, 이런 “~라 하더라” 요법에서는 그런 설명은 전혀 없이, 효과가 좋다는 것만 말하게 된다. 그 방법들에 대해서 정확한 적응증과 금기,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정리된 경우가 드물다. 이번 주제인 임신 중 입덧에 있어서도, 누가 뭘 먹으니 좋다고 하더라는 말만 믿고 따르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무엇보다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의료인에게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의료인이야말로 정확한 효능 그리고 부작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임신 중 입덧에 침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침 치료는 임신 중 여러 질환에 매우 안전한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침 치료만으로 입덧이 깔끔하게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건 병이 가볍게 오는 경우도 있지만, 심하게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 때 한약치료를 하는 것은 고려하게 된다. 그렇다. 임산부의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안전한 방법부터 순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처음부터 강한 약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즉, 가볍게 입덧 증상이 있을 때 안전한 침 치료를 하고, 너무 심해서 하루에도 수 십 번 토하고, 정말 밥도 한 숟가락도 못 먹고, 체중이 쭉쭉 빠지고 있다면 침 치료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 때는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한약치료까지 병행해야 임신도 안전하게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임신 기간 중에 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임신 주수와 임산부의 상태 등에 따라서 매우 신중하게 써야 한다. 조금 말을 바꾼다면, 한약에 대해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건 무조건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약이든 위험성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식하고, 전문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전문의에 의해서 환자 상태를 판단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것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임신 중 사용하는 약물은 최근에 개발된 약보다는 과거부터 임신 시에 흔히 사용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논문에 따라서는 대만에서는 임산부 4명 중 1명이 한약을 복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이다. 한의약은 현대적인 개념의 임상적인 연구가 확립되기 이전부터 수 천 년간 임산부에게 사용되어 왔던 이론과 근거가 있다. 그 내용이 비록 현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점이 있을 지라도, 선인들의 가장 발전된 학문으로 정리되고 익혀오던 방법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가 오랫동안 축적되어왔다.


임신 중 먹는 한약은 우리가 먹어왔던 전통음식과 같은 것이다. 전통적 음식이 새롭게 개발된 음식보다 영양학적으로나 음식물의 조화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뛰어난 점이 더 많은 것처럼, 한의약의 사용이 단순히 옛날 방식이기 때문에 무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단순히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임신 과정을 이해하고, 그 기간 중에서 약물에 취약한 기간 등의 발생학적 내용을 참고해서, 기존의 사용되던 한약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더 안전하게 임신 중 입덧을 치료하는 한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수천 년간 먹어왔던 음식은 그 전통의 방법이 가장 맛있고 그 음식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음식을 현대적인 개념과 접목해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김장김치를 보관하기 위해서 무조건 땅을 파서 김칫독 묻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임신 중 입덧에 좋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에 대해서 살짝 짚어 보고 싶은 것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예비맘을 위한 영양, 식생활 가이드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kfda.go.kr/nutrition) 여기에서 입덧에 좋은 음식으로 결명자차, 오미자차, 보리차, 생강차를 추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에서 필자는 생강차를 가장 추천하고 싶다. 생강은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세계적인 학술잡지에 실린 논문에서조차 양약을 대체할 수 있는 비약물요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런 논문의 내용은 생강차가 임신 중 입덧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매우 근거 있는 이야기라 말이다. 생강이 임신 중 입덧 치료 한약 처방에 많이 들어가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하지만, 임신 중에는 특히 절대적으로 안전한 음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임신 초기에는 특히 조심하고 잘 선별해서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임신 시간 중에는 평소에 먹는 음식들 중에서도 줄여서 먹거나 과식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요즘 병원 앞에 봐도 식당보다 많은 커피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 아무런 부담없이 누구나 즐기는 것이 커피이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에서 하루 커피 3~4잔 이상 섭취하는 용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태아성장 제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카페인은 홍차, 콜라, 코코아 등 음식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임신 중이라면 사소한 먹거리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뭐 그렇다고 먹는 음식을 모두 다 확인해 보고 선택할 수는 없다. 대신에, 전통적으로 먹어온 우리 먹거리를 먹고, 임신 중 잘 먹지 않던 거나 새로운 음식들은 임신 초기라면 좀 참았다가 나중에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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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상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한방부인과 전문의, 한의학 박사. 두 아들과 놀러가기 좋아하는 아빠. 삼대째 한의사의 길을 가고 있다. 달과 해, 바다와 산이 있는 것처럼 몸도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음과 양은 같은 것이 아니고 그 다름을 알아서, 각 특성을 살리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그래서 남자의 몸과 다른, 서양인과 다른 우리나라 여자에게 생기는 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한의사이다. 국민체육21에 ‘바른 몸 이야기’ 칼럼 연재. KBS 아침마당 월요일 패널로 출연 중이다. 그의 수다는 베이비 트리에서도 계속 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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