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영혼의 “SOS”를 듣고 계시나요?

지적 조기교육을 은근히 선호하는 영유아의 부모 층을 포함하여, 선행학습을 당연시하며 사교육을 힘껏 시키고 싶어 하는 많은 학부모의 교육열, 그리고 학교생활의 경쟁적 분위기에서 힘겨워하는 우리 아이들의 정서/감성지수와 사회성 발달은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수는 1명 또는 2명입니다. 귀한 자녀를 위해 부모는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고 최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자 노력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부모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한편 가정뿐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교육환경들은 물질적으로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태도들은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아래와 비슷한 사례들이 뜻밖에 많습니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민망하고, 말해도 잘 안 믿겨지는 상황이 저희 가정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 보경이는 학교와 주변에서 착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딸의 태도는 전혀 다릅니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제 맘에 안 들면, 가족들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고, 어느 때는 발작적으로 울거나 주변 물건들을 집어던지기도 합니다. 아빠와 할머니 앞에서는 조금 덜하지만, 엄마인 저와 4학년짜리 여동생에게는 아주 심합니다. 요즘 그 빈도가 잦아져서 정신과치료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외모가 유순해 보이기 때문에, 이런 히스테리 증세를 아직 남들은 전혀 모릅니다.”
“초등교사 28년차입니다. 교육자로서 대략 5-6년 전부터 시대 변화를 절감합니다. 90년대 초반까지 학급에서 산만한 아이들이 기껏해야 두세 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한 학급에서 거의 50% 이상이 주의 산만한 태도를 보입니다. 수업진행을 위해 아이들 통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1학기 내내 저희 반 아이들과 씨름한 결과로써, 이제 2학기에 들어와 어느 정도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서 기뻐요. 초등 3학년생들이 아직도 학교생활의 기본적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수업시간과 휴식시간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수업 중인데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진행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자제력이 최근 몇 년 사이 현격하게 떨어져 보여요.”
각 나라마다 가정환경과 사회적 배경, 그리고 학교생활의 양상은 다르지만, 아동 청소년기의 문제 요인들은 세계적으로 공통적일 때가 많습니다. 최근 독일 본에서 심리학자로서 청소년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전문가, 빈터호프 (Winterhoff)는 대부분의 현대 아동이 심각하게 겪고 있는 내면의 ‘황폐화’를 예리하게 진단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위와 비슷한 예시들의 원인이 무엇보다 “감성적 미성숙”과 “공감능력의 제로 수준”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감성 발달과 사회성 발달의 정도가 심각하게 낮은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이런 아이들 영혼의 구호요청 “SOS"를 그대로 방치해 두면, 그 사회는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빈터호프는 설파합니다. (독일 슈피겔 잡지 전문가 인터뷰 / 2013.9.25).
이를테면 청소년기를 거쳐 실업계를 졸업하거나 대학 전공을 마친 사람들이 성인으로서 사회로 진출하여 직장생활을 하는데, 일 뿐 아니라 동료들 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증가 추세입니다. 이들이 결코 전문 능력을 적게 채운 것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서의 감성적-사회성 계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심한 경우 이들의 내면 수준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생활하며, 내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영유아기 정도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인인데도 내면 발달의 수준이 미성숙한 상태라면, 사회생활 속에 일어나는 어떤 갈등 상황에서 자신과 관계된 부분을 간파하지 못하므로 경험을 통한 학습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또한 교육을 받아서 성인으로서 잘 큰 것 같이 보여도, 부당함에 대한 의식이 거의 안 만들어진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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