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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고위험군’ 조기발견 시스템 만든다

베이비트리 2016. 03. 30
조회수 4414 추천수 0
가족관계부 미등록자 등 자료 활용
초중고부터 부모교육 지원할 방침
예산증액 미정…구체 실행 미지수

정부가 아동학대 위험에 노출된 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상시발굴시스템’을 2017년까지 만들기로 했다. 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생애주기별로 부모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동학대 대책을 강화하는 데 따른 예산 및 인프라 확충 방안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29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아동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확정했다. 최근 아동학대 의심신고 및 판정 건수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견주면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아동 1000명당 아동학대 발견율이 우리나라는 1.3명인 데 비해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선 각각 9.1명(2013년)와 7.8명(2012~2013년)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마련하면서,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발견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우선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아동을 조기에 포착하는 시스템(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예로, 건강보험공단에는 분만 기록이 있는데 가족관계등록부에 자녀를 등록시키지 않은 가구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위기 아동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예방접종 기록이 전무하거나 양육수당을 신청하지 않은 가구 등도 조기 선별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 예방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초·중·고 교육과정에서부터 대학, 군대, 결혼, 출산 등 매 시기에 반복적으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학습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대학 교양과목에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넣고, 혼인신고를 할 때나 산후조리원에서 지낼 때도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재학대를 막기 위해 피해 아동의 ‘비밀 전학’을 지원하고, 가정 복귀가 어려운 피해 아동을 위해 민간 가정의 자발적 위탁·돌봄체계를 만들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아동학대에 배정된 국비 185억원에서 추가적인 예산 증액 여부는 아직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마무리짓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상희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에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신규로 2~3곳 더 늘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인력을 현행 800여명에서 100여명 더 증원할 방침”이라며 “이런 규모의 확충이 이루어지려면 국비로만 15억~20억원 이상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의 기본 방향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관건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뒤따를 것인지에 있다. 구체적인 예산과 인프라 확충 계획이 명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한 중장기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아동학대 관련 예산이 별도 항목으로 있지 않고, 형사처벌받은 이들이 내는 벌금으로 마련되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서 충당되고 있는 실정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공식 예산 항목으로 배정되는 것에 견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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