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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영유아 67만여명 보육료 지원 당장 끊길판

베이비트리 2015. 12. 24
조회수 2492 추천수 0
6개시·도 누리예산 편성 안돼
학부모들 ‘보육대란 우려’ 분통
“박 대통령 공약 아니었나요”
“국가 지원을 바라고 애를 낳은 건 아니지만 국가가 무상보육을 책임진다 약속을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왜 서로 떠넘기나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인터넷 댓글 다는 것밖에 없지만 정말 화가 납니다.” 네살짜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혜연(35)씨는 23일 코앞에 닥친 ‘보육대란’에 대해 분통을 떠뜨렸다.

일부 시·도 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부담을 시·도 교육청에 넘기고 있는 중앙정부에 대해 반발하며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는 초강수를 두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떠넘기기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겨레>가 전국 17개 지방의회의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심의 현황을 확인한 결과, 누리과정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거나 일부 편성해 1월부터 보육료 지원이 중단되는 영유아는 서울·경기·광주·강원·전남·전북 등 6개 시·도에서 모두 67만3169명(어린이집 34만7094명, 유치원 32만6087명)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대상이 되는 전국의 영유아 127만8096명의 52.6%에 달하는 규모로, 사실상 누리과정이 반쪽 나는 셈이다. 나머지 11개 시·도 교육청 역시 내년도 1년치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못해 보육대란은 시기의 문제일 뿐 전 지자체에 걸쳐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 부모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해마다 부모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준다고 했다가 안 준다고 했다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는 등 불안함과 불쾌함을 토로하는 글이 쏟아졌다. 5살, 3살 아이들을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아무개(36·서울 서초)씨는 “처음부터 안 줬으면 모르겠는데, 주다가 안 준다고 하니 정말 불쾌하다”며 “이럴 바에야 그냥 내 돈 내고 편하게 놀이학교나 영어 유치원에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점점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부모들과 관련 기관 관계자들의 비판은 정부를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현재도 청와대 누리집은 4대 국정기조 가운데 ‘국민행복’ 분야의 국정과제로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0~5세)를 통한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 실현’을 소개하고 있다.

장진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지난해에는 우왕좌왕하느라 어린이집 원장들도 별 인식이 없었지만, 누리과정 예산은 무상보육을 공약한 대통령이 책임지는 게 맞다”며 “교육청은 2조1000억원(전국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소요액)이 없어서 쩔쩔매지만,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되는 규모”라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김아무개(36·강원 춘천)씨는 “처음에는 지자체나 교육청이나 다 잘못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대통령이 공약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무상보육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도 번지는 모양새다. 신상인 서울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정부가 영유아 보육 때문에 국고가 낭비되는 것처럼 얘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나라 사정이 정 어려우면 학부모들이 일부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을 교육부에 정식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누리과정 문제는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17개 시·도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진명선, 수원/홍용덕 기자, 전국종합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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