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칭찬도 안 먹히는 고래에게 약은 격려

김영훈 2010. 12. 06
조회수 9490 추천수 0

c95d7807b3403ea89ffbd67fdde808b8.친구와 게임을 하건 학교 공부를 하건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기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다 보니 공부를 하다 실수를 하거나 친구들이 웃으면 금세 위축이 되고 화를 낸다. 부끄럼도 많이 타고 무슨 일을 하던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발표하는 것을 싫어한다. 새로운 과제를 할 때는 잘 못하고 실수를 할까봐 도전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이다.



아이의 자신감은 기질과 성격과 관련 있기도 하지만 양육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바로 자신감을 심어주는 가정 환경이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하여 부모는 무엇을 하여야 할까?



첫째,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기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자신의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그것이 만족감이든 두려움이든 혹은 불안함이든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 진심으로 받아주어라. 부모는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다. 부모는 시선을 맞추고,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려고 하여야 한다. 아이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아는 듯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아이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고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아이의 반응이 어떻든 일관성 있게 존중해주면 아이는 자신이 존중 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아이는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아의식을 가지게 된다. 부모가 아이의 자신감을 높여주려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아이의 가치를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 아이에게는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룰 능력이 있다. 아이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존중을 받고 기분 좋게 느낄 때, 아이는 그 만족감으로 인하여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긍정심이야말로 자신감의 근원이 된다.



둘째, 적절하게 칭찬하고 격려하라. 칭찬을 해주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는 아이가 잘해낸 것에 초점을 맞추라.

잘못된 칭찬은 아이의 시험 점수를 보고 ‘똑똑하다’라는 식으로 아이의 지능을 칭찬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다음 시험을 볼 때 똑똑하게 보여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다음 시험 성적이 부진 했을 때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좌절한다. 그러면 오히려 학습의욕은 떨어진다. 너무 잦은 보상과 칭찬도 좋지 않다. 아이의 끈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대응하는 끈기를 배워야 한다. 좌절을 안겨주어도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결과보다는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라. 칭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격려하는 것이다. 일의 결과만을 놓고 “잘 했다”라고 칭찬하는 것보다 아이의 행동 동기를 끌어내는 격려가 훨씬 더 효과적이다. 격려를 통해 하고자 하는 동기를 충분히 갖게 되면 아이는 긍정심을 갖게 된다. 격려는 아이가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도와주는 데 목적이 있으며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칭찬이라고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칭찬이 아이에게 긴장과 나쁜 버릇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칭찬할 때는 성격과 인격에 대해 칭찬하지 말고 꼭 그 아이의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에 대해 칭찬해야 한다.



셋째, 가능하면 잔소리를 적게 하고 비난을 삼가라. 아이를 비판하지 말고, 아이의 행동을 비판하라. 절대로 아이를 비웃거나 놀리지 마라.

잔소리가 많은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는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하는 버릇이 생기기 쉽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설렁설렁 한다. 잔소리를 하면 잠깐 책상에 붙어 있다가도 곧 딴 짓을 하고 이것저것 만지고 몸을 비비 꼰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의 잔소리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부모의 잔소리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해대지만 아이가 잔소리를 듣게 되면 부모에 대한 스트레스뿐 아니라 공부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도 생긴다. 잔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는 학교에서도 공부를 잘 못하거나 문제를 틀리면 선생님으로부터 야단을 맞을까봐 두려워한다. 더구나 아이는 다른 친구보다 더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마음만 앞설 뿐 실제로는 더 못할 때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친구의 의견도 자기를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또한 부모가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있을 경우 아이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잔소리를 들을까봐 혹은 꾸중을 들을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충분히 들어주고, 아이의 어려움이나 힘든 점을 부모가 인정해주는 것만으로 상당 부분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다. 잔소리와 비난은 스트레스를 악화시키고 아이를 위축시켜 자신감의 씨가 마르게 한다. 부모가 성적이나 점수 등 학업의 결과보다는 열심히 공부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아이가 마음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무시함으로써 최선의 것을 끌어낼 수 없다. 부모는 불안감을 조장해 아이를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권위를 가장함으로써 아이가 말을 듣게 해서는 안 된다.



넷째,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격려하고 기다려 주어라.

아이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려면 부모 자신도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자신감이 있으면 아이를 존중할 수 있고 아이를 기다릴 수 있다. 부모가 자신감이 있으면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게 격려할 수 있다. 아이를 믿어주고 믿고 있다는 걸 보여주어라. 부모가 보기엔 아이의 관심사가 아무리 재미없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걸 존중해주어라. 갑작스럽게 자신감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조그만 일이라도 자꾸 성취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는 법이다. 먼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조그만 일부터 시작해보자. 자신감을 갖고 우선 시작해보면, 어렵게 보였던 과제도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과제를 시작할 때는 아이가 가장 자신 없어하는 일과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자신 있게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해야 한다. 자신감 있게 했던 일을 기억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아이가 조그만 일에 자신감이 생기면 큰일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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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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