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나는 왕따다

권오진 2012.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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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5.jp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대구의 한 학생이 왕따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했다. 그의 부모는 망연자실했다. 담임 선생님도 할 말을 잃었다. 우리는 그 사실에 공분했다. 정부와 시도 교육청은 후속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정부는 왕따를 시킨 가해 학생을 전학을 시키거나, 별도의 학교를 만들어서 학교폭력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엄벌에 처한다고 한다. 또한 이의 예방을 위하여 엽서로 신고제도를 둔다고도 한다. 그 실효성의 유무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은 왜 그 학생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갖고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의 단절이다. 부모나 학교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해도 해결 될 수 없기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


왕따가 학교에서 심각하다. 이는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며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횡횡하고 있으며 이미 전국적으로 30만명이 넘는 학생이 있다고 추정한다. 학년이 바뀌면 학기 초에 이미 서열을 메긴다고 한다. 이미 초등학생 때부터 때리는 놀이를 하며 욕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겉으론 모두 평범한 학생이지만 교실에서는 선배나 급우가 금품을 갈취하고, 상납을 하지 않으면 폭력을 일삼으며, 심지어 일부는 물고문과 성폭력도 자행한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후배들에게 대물림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에 피해자인 학생은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선생님은 너희들끼리 해결하라는 말에 아이는 갈 곳을 잃어버리고, 이를 눈치 챈 가해 학생들은 찌질이라며 더 심한 보복과 모욕과 왕따가 이어진다. 그 중심에는 일진이라는 서클이 학교를 장악하고 독버섯처럼 만연되고 있음을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검은 손이 초등학생들까지 이어지고, 따라하는 형국이다. 또한 폭력조직도 피라미드조직을 갖추고 학생들의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그들은 더욱 답답하다. 교육청에서 통과한 인권조례가 간접체벌을 금지하고, 초등생 일기장 검사도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교사의 손발을 묶고 학생생활지도를 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1201006.jpg여기서 우리는 문제의 해결방식을 미시적과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자. 또한 근본적인 관점에서도 공론화가 필요하다. 미시적인 해결이란 당장 가해 학생을 구속수감하고, 출소 후에는 별도의 학교에서 생활을 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처벌수위를 높이는 선제적 조치는 객관적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이지만 피해학생의 경우, 그 외상의 트라우마는 쉽게 지울 수는 없다. 가해학생 역시 철없는 시절에 했던 행동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로 남을 수 있다. 또한 일진이 장악한 학교에서 정의로운 학생으로 남는 것은, 일제시대에 독립군이 되어 싸우는 것처럼 고독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거시적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껴안는 방안이 이상적이다. 그들은 아직 미성년자이며, 또한 중학생이기에 서로 화해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최선의 방책이다. 그 방법으론 왕따에 대한 역지사지 역할극 연극프로그램으로 그 무모함과 위험성을 경고할 수 있으며 도가니와 같은 영화를 만들어 여론을 환기시킬 수도 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백년대계를 위하여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1201004.jpg근본적인 대책으로는 공부지상주의와 인성에 대한 고찰과 반성이다. 이는 경제성장과 안정이 이율배반적일 수 밖에 없듯이, 부모들이야 자식이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잘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실상은 동시에 이루기는 어렵다. 현실에서 공부란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해야 성적향상을 이룬다고 생각하며, 인성이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형성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정말 공부보다 더욱 어려운 것은 인성의 형성이다. 평생을 갈고 닦아도 부족한 것이 인성이다. 가해 학생들이 부족한 인성은 무엇일까? 3가지를 꼽자면 사회성, 배려, 자존감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성은 어린 시절에 저절로 형성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가정에서 왕자님이요, 공주님인 아이들에게 오직 공부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인성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이는 사회적인 인성경시풍조로 이어졌으며, 결국 인성의 역풍을 맞고 좌초하는 배처럼 허둥지둥하는 형국이다.

 

위의 3가지 인성의 형성에 대해 알아보자. 

1.사회성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조화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 어린 시절에 대부분 형성되며, 많은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하여 형성된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자. 그러면 서로 잘 놀다가도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때론 하루종일 웃음꽃을 피우며 놀기도 한다. 바로 이런 놀이를 통하여 사회성이 형성된다. 

2.배려

이것은 사회적인 강자가 약자의 편의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마음을 써주는 아름다움 미풍양속이다. 공부지상주의란 1등만이 최고의 선이며 2등은 쉽게 잊혀진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친구와의 관계란 우정보다도 경쟁의 관계이기 쉽다. 몸에 밴 친절은 속일 수가 없듯이, 어린 시절에 놀이를 통해 형성된 배려하는 마음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3.자존감

주위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미 사교육은 유아에서 영아로까지 저연령화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돌도 되지 않아서 공부를 시키지 못해서 안달이다. 혹, 친구의 아이보다 뒤지지 않을까 노심초사를 한다. 그러나 인성이 없는 공부란 사상누각이다. 자존감이란 바로 안아주고, 업어주고, 목욕놀이와 같이 신체접촉을 통해서 형성되는데 바로 놀이가 그 중심에 있다.

 

1201005.jpg이제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해보자. 우선 사회성을 제고하는 대안으로 

1)왕따에 대한 수기공모전을 열어보자. 그 내용과 실체에 대하여 우리 모두 알 수 있게 객관화를 시켜보자. 그러면서 일진의 구조적인 심각성과 그 폐해를 낱낱이 파해치고 원인규명을 해보자. 그리고 이를 통하여 그 조직을 일망타진하여 와해시켜야 한다. 동시에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 즉시 소통할 수 있는 신문고를 만들자.

2)학교내에 아이들이 학년별로 탁구나 농구, 축구 등을 단체로 할 수 있는 풀리그제를 도입하자. 스포츠에서의 단체경기는 협동과 희생, 배려가 따라야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공부에 찌들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3)아빠의 날:1년에 한 번 아빠의 날을 만들어 아이들과 스포츠를 해보자. 반 별로 풀리그 줄다리기를 해도 좋다. 그리고 점심은 계단에 앉아서 자장면을 먹어도 축제의 분위기가 된다. 아이들은 서로 상대방의 아빠를 본다는 그 자체로 자존감이 형성된다. 아빠들은 아이들과 악수하기만 해도 존재감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 

4)교과부 교육과정대로 하자. 교육과정에는 늘 창의적인 아이, 개별교육을 강조하지만 음악, 미술, 체육은 늘 찬밥이고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한다. 학자들은 미래는 융합시대라고 강조하며 문화강국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제 과학적, 인문학적인 사고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예체능도 융합시대에는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필요하다.

 

우리는 사회 현상에도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 올림픽에서 비인기종목인 핸드볼이 우승을 하면 환호하고 감동하지만 이내 잊혀진다. 아빠가 축구나 야구, 농구를 좋아하면서도 내 자식이 그것을 하려고 한다면 극구 말린다. 내 자식만큼은 돈을 잘 벌어서 고생을 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이처럼 공부지상주의는 우리의 삶에 치명적인 강요와 오류를 반복하게 한다. 그 결과 그동안 잊혀지고, 무시했던 인성경시에 대한 톡톡한 댓가를 치르기에 이르렀다. 하나의 사회현상의 출현은 늘 입체적, 복합적, 역사적이다. 그것은 이미 수년, 수 십 년 전부터 그 징조가 나타나고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벌어졌음을 알아야 한다. 냄비근성과 미봉책, 피드백없는 대책은 늘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이제, 좀 늦더라고 제대로 대책을 세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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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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