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자유롭게 말하는 것과 창의성과의 상관관계

김영훈 2012. 06. 28
조회수 11237 추천수 1

그림 그리는 아이.jpg »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 아이를 21세기에 적합한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글로벌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보사회가 되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급증하고 있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세계적으로 정보 소통이 급속하게 확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 자체보다는 정보를 어떤 개념을 가지고 다루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기업이나 국가 단위가 아닌 글로벌 단위의 의식을 가져야 하는 형국이 되었다. 문제는 그러한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이다. 미래학자들은 이에 대한 열쇠로 뇌에 주목하고 있다. 누구나 뇌를 가지고 있지만 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기업은 어떻게 해야 보다 높은 이윤을 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이전 산업사회에서는 조직화, 규격화와 위험관리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산업사회의 덕목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하여 창의적으로 학습하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21세기 인재는 자신의 분야에서 계발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하고, 창조된 지식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재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그 어려움이 뇌의 기본 메커니즘으로 본다면 당연한 것이다. 아이들이 다양성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일상의 습관들을 버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뇌조차도 이전의 사고방식을 유지하고자 한다. 뇌는 새로운 도전과 선택을 하는 것보다 쉽고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방식을 반복하려고 할 것이다. 변화와 시행착오에 대해 민감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여러 가지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여도 잘 따라오지 않는 것은 목표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뇌가 기존의 일상적인 정보들을 재구성하는 정도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이제 부모는 아이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이전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하면 잘 학습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학습된 지식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여야 한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직업이 탄생할 것이다. 따라서 아이의 재능도 좀 더 세분화하여 찾아봐야 할 것이다. 언어능력이나 수리능력이 뛰어나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언어영역에서도 언어사고력이 좋은지 언어표현력이 좋은지 아주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재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아이가 어려서부터 관찰하여 영재성을 발굴해나가야 한다. 특히 기업은 그러한 인재에 목말라있다.


평범하게 시작한 과제를 1년 하고, 10년 하고, 평생토록 하면 그것은 이미 평범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 된다. 처음부터 위대한 과제를 하려고 하면 시작하기도 어렵고, 시작했다가 포기하기도 쉽다. 누구나 영재성의 뇌를 갖고 있지만 정말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과제를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 창의력도 마찬가지이다. 상식처럼 쌓아두는 지식이 아니라 사고력처럼 사용하고 활용해야 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바로 그러한 활용법을 스스로 터득하여야 한다. 아이는 우선 창의력이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아이가 꿈꾸는 모든 것이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창의력의 4대 요소인 유창성, 독창성, 융통성, 정교성 역시 적절히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창의력의 4대 요소는 일단 길러두면 써먹을 수 있다. 공부를 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창의력이 필요하다. 부모는 학업이나 직업에서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생겨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 혹은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이 발생한다.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응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인 것이다.


1) 유창성 기르기

똑같은 모양이 반복되는 미완성 그림을 이용해 검사를 해보면 유창성이 뛰어난 아이들은 제한된 시간에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아이디어가 양적으로 많다고 해서 질적으로 우수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뛰어난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유창성이 좋은 아이들은 말이 많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상상력이 뛰어나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유창성은 훈련을 받으면 향상되는 효과가 가장 크다.

-생각나는대로 말하기: 아이와 놀 때 노는 방법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말하게 하자. 그리고 일단 아이 말대로 시도해 보자. 무슨 의견이라도 일단 수용하자. 그래야 아이들이 마음놓고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된다.

- 자유롭게 작업하기: 같이 놀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 혼자 자유롭게 노는 것도 중요하다. 크레용, 마커, 연필, 붓 등을 이용해 아이 스스로 뭔가를 만들거나 작업을 만들 수 있게 다양한 재료를 주자.


2) 융통성 기르기

유창성이 뛰어난 아이들 중에는 융통성이 부족한 아이가 많다. 예를 들어 동그라미를 주고 떠오르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하면 유창성이 뛰어난 아이들은 금방 사과, 수박, 배, 포도, 토마토 등 거침없이 줄줄이 말한다. 그러나 융통성이 뛰어난 아이들은 사과, 시계, 컵 받침대, 해바라기 등등 다양한 범주에서 사물을 찾아낸다. 융통성이 있는 아이는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낼 때 한 가지 방식에 집착하지 않고 여러 방식을 적용하거나 범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징이 있다.

- 놀이의 소재에 융통성을 주자: 놀이의 소재는 모양이나 크기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든지,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실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다.

- 다양하게 표현하자: 표현은 언어, 몸짓, 움직임, 그리기, 만들기, 표정짓기, 춤추기, 노래하기나 연주하기 등 다양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모든 표현양식을 다 동원해보자.


3) 독창성 기르기

독창적인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남들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유치원에서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 희귀한 해결책을 생각해내는데 창의성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 놀이 도구를 스스로 만들기: 재활용품이나 버려야할 도구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게 해보자.

- 새로운 놀이 방식을 칭찬하기: 새로운 것을 찾아낸 아이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하면 아이들은 새로운 방식을 계속 생각하게 될 것이다.


4) 정교성 기르기

정교성이 뛰어난 아이들은 그림 표현이나 말 표현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창의력 그림 검사를 해보면 전체적인 풍경을 장황하게 그려 넣거나 세부적인 묘사가 뛰어난 아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정교성이 있는 아이는 처음 제안한, 미숙하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발전시킬 뿐 아니라 다른 아이디어들을 평가해 그중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이 있다.

- 훌륭한 표현 게시하기: 표현이 아주 잘 된 것, 예컨대 춤, 몸짓, 그림, 만들기, 노래 등에서 아주 잘 된 것을 게시하거나 발표하게 하는 것이 좋다.

- 몰두할 시간을 주어라: 놀이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이들을 방해하지 말자. 몰두하는 경험, 열광하는 경험, 감동적인 경험을 할 때 아이는 정교하게 질을 높이려는 의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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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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