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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를 즐기는 ‘스낵 컬처’

베이비트리 2015. 09. 08
조회수 3574 추천수 0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세상에서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은 과거처럼 어정쩡하거나 토막난 시간이 아니다. 이런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파고드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 콘텐츠가 ‘스낵 컬처’로 주목받고 있다. 틈새 시간도 이제는 취향대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시간으로 달라지고 있다.

스낵 컬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피시처럼 휴대하기 편리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출퇴근이나 짧은 휴식 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웹드라마, 웹소설, 웹툰, 모바일 영화 등이 해당한다. 매 편을 3초 안에 즐길 수 있는 웹툰 <하루 3컷>이나 지하철 한 정거장을 가기 전에 드라마 한 편을 볼 수 있는 <72초 드라마>, 그리고 텔레비전 대신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유통되는 <신서유기>가 대표적이다.

이런 콘텐츠는 사소하고 볼품없는 생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며 간결한 컷과 빠른 장면 전환으로 이뤄진다. 짧은 시간 안에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쉽다. 스낵 컬처는 바쁜 일상 속에서 휴식을 틈틈이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지만, 초 단위의 디지털 문화는 지나치게 가볍고 감각적인 것에 빠져들게 하는 인스턴트 문화라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스낵 컬처 같은 초압축 콘텐츠에 빠져드는 이유가 짧고 자극적인 내용 때문만은 아니다. 가볍기 짝이 없고 찰나적인 이런 현상을 좀더 들여다보면 독특한 미학을 발견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 권위적이지 않은 촌철살인, 그리고 예상을 빗나가는 반전이라는 놀이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윤명희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선임연구원
윤명희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선임연구원
학원과 학교에서 내내 경쟁과 공부 압박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이처럼 짧으면서도 촌철살인과 반전으로 가득한 문화에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아이들이 왜 이런 짧은 콘텐츠에 빠지는지를 이해하면, 그 뒤에는 함께 즐기면서 소통의 도구로 삼는 게 좋다. 나아가 아이와 함께 72초의 가족드라마를 찍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주제는 아이가 정하도록 해보면 어떨까?

윤명희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선임연구원 hlude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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