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현실과 구별해주면 ‘안심’

2010.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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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세상-서천석의 행복육아]



아이들이 몇 살부터 꿈을 꾸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만 3살이 넘어서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 꿈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꿈에서 놀이공원에 가서 재밌게 놀았다고 하기도 하고 천사가 나와서 천사와 함께 하늘을 날았다고도 말을 한다. 또는 무서운 괴물이 나왔다고 하면서 울기도 하고 엄마가 놀이터에서 자기를 버려두고 가는 꿈을 꾸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 괴물이 또 꿈에 나올까봐 잠을 못 자기도 하고, 그전에는 없던 아이의 분리불안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만 3~5살 사이의 아이들이 꿈을 무서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아가, 무서운 꿈을 꾸었구나. 하지만 꿈은 진짜가 아니야. 아무리 무서운 괴물이라도 절대로 우리 아가를 다치게 할 수는 없단다.”



하지만 한마디 말만으로 잠도 자기 싫어하는 아이의 두려움이 없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기 전에 엄마나 아빠가 아이의 옆에 누워서 혹은 아이를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재밌고 따뜻한 내용의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꿈을 먹는 요정’과 같이 아이와 비슷하게 꿈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나오는 이야기책도 있다. 아이는 그런 내용을 듣고 나만 꿈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안심을 할 수 있고, 꿈이 어떤 건지, 또 이야기책 속의 아이는 어떻게 무서움을 극복했는지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무서운 꿈을 꾸는 것이 낮에 느낀 정서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는 경우도 있다. 동생과 싸우다가 엄마에게 혼났다든가, 옆집의 강아지가 짖는 것을 보고 놀랐다든가, 낯선 곳에 가서 당황했던 경험과 그 감정의 잔영이 남아서 기분이 좋지 않고 무서운 꿈을 꾸게 할 수 있다. 엄마가 아이의 모든 스트레스를 제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속상하지?’, ‘많이 놀랐겠구나’, ‘오늘 고생했네’와 같이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아이가 자신의 경험을 얘기나 그림으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무서운 꿈을 자주 꾸는 아이라면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웃고 즐겁고 따뜻한 정서적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줄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꿈,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럼 오늘 밤에는 엄마가 우리 ○○이 꿈속으로 들어가서 괴물을 물리쳐줄게.” 무서운 꿈 때문에 상담을 한 아이는 엄마가 장난감 총을 사주며 이걸로 나쁜 놈을 이겨내라고 가르쳐준 뒤 두려움이 없어졌다고도 한다. <크래쉬>라는 영화에서는 총소리를 무서워해서 잠을 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아빠가 눈에 보이지 않는 방탄조끼를 선물해서 아이를 안심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악몽을 꾸는 아이의 베개 속에 칼을 넣어두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으니 영 엉뚱한 이야기는 아니다.



한 가지 구분하여야 할 것은 악몽과 야경증이다. 악몽은 말 그대로 무서운 꿈을 꾸는 것이고, 야경증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단계의 수면에서 아이가 깨어나 심하게 울고 다음날 아침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야경증도 역시 낮 동안의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악몽이나 야경증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고 잠을 못 자 다음날의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이면 전문가에게 찾아가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서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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