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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분들 혼자 있고 싶다고요? 아내는 더 절실해요"

양선아 2015. 06. 09
조회수 20926 추천수 0


hani_20150605223011007.jpg » 김대중 일러스트레이션

 

<한겨레> 토요판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뷰; 가족'코너가 있습니다. 가족과 관련해 자신이 하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지난 주에는 교사이면서 두 아이의 아빠인 한 남성의 글(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94473.html)이 실렸습니다. 이 남성은 집과 학교를 오가는 반복적인 삶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고 놀아주랴 쉴 틈이 없고, 학교에 가면 학생들 틈에서 자신만의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때로는 가족들에게 방치되고 싶다는 이 남성의 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포털 네이버에는 3000여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고, 포털 다음에서도 400여개의 댓글이 달렸지요. 남성들 중에는 ‘공감한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나도 혼자 있고 싶다' `이래서 남자는 이기적이다'라며 분노를 폭발했습니다. 많은 누리꾼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은 댓글들을 잠시 살펴볼까요?
 
"남자만 떠나고 싶을까 남자는 집에 갈 때 감옥가는 기분일 때 있다고 그러니깐 남자는 그래도 감옥에서 가끔 가석방도 되고 외출도 하소 출소했다 재수감되기도 되지만 교도관은 어디가지도 생각의 끈을 놓지도 못하고 평생 붙어있어야한다고"(아이디 9855****)
 
"아내도 혼자있고 싶어요. 결혼하기전에 누군 취미가 없고 멍때리는 시간이 없었을까요? 밤새 뒤척이며 깨는 아이때문에 꿈속에서조차 혼자가 못됩니다. 옆집 아줌마랑 노는게 즐거워서 노는 줄 아세요? 혼자서 온종일 애보는것 보다 같이 애보며 말상대가 되고 서로 육아 스트레스 이해해주니 숨통이라도 트여 만나는거지..."(아이디 csa9****)


"아내:그래 이번 주는 당신하고 싶은거하고 쉬어~ 남편:정말?그래~ 고마워^^ 아내:다음 주는 내가 하고 싶은거하고 쉴게~ 남편:어딜가려구? 밥은? 애들은? 그걸 말이라고해?-----------------이게현실이야 입장바꿔 생각하라고?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아이디 sung****)
 
"남자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고 인간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자들 남자든 인류 보편적인 사항으로 ‘여자는 원래~~~ 남자는 원래~~~’라며 찡찡거리는 거 딱 질색이에요.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게 좋을 듯"(아이디 plun****)
  
"당연히 혼자이고 싶겠지 . 혼자이고 싶고 내버려 두라고 하는것부터 남편 당신들의 사치지. 엄마인 여자들이 그런 생각 할 겨를이나 있을까? 당장 애들은? 부터가 그런 여유로운 상상을 저지한다."(아이디 conc****)   
 
이렇게 많은 여성들은 `혼자 있고 싶다'는 남성에 대해 역지사지의 정신을 발휘하라며 분노를 폭발했지요.
 
한편, 남성들의 경우 필자의 글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던 반면 남성의 입장에서 봐도 좀 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깊은 공감. 나도 잠시는 혼자이고 싶다"(아이디 zomb****)

 

이 댓글에는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3800여명이었습니다. 아마 남성들이 대다수였을 것입니다. 반면 이미 그 시기를 지난 남성들은 이렇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지요. 


"다 때가 있는겁니다 나중에 한 5년에서 6년후 아이들이 조금만크면 지겹도록 혼자있을수있어요 저도 사회인 야구에 빠져서 가족을 등한시한후 아이들이 커서 이제는 혼자있는게 너무도 외롭습니다 마치 돈벌어 오는기계 같은... 결혼이란걸 하면 다 때가있습니다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왔구요 지금은 힘들지만 둘째가 많이 귀여울거 같읍니다 그때를 놓치면 평생후회합니다"(아이디 jjan****)
 
"17년차입니다. 슬슬 방치되기 시작하네요. 조급해 하지 마세요"(lavv****)
 
"난 남자다. 중2 아들 하나... 이해는 되지만 공감하지 않는다.. 나중에 남자 나이들면 혼자 있을시간 많아서 거꾸로 가족들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글 쓸거다...애들은 중2 넘어가면 부모보다 친구 찾고 마누라는 애들 사춘기 대처하느라 병걸리것더라... 이때가 골든 타임.. 힘들어도 애들하고 더 놀아주고 마누라하고 같이 다니려고 노력하세요.. 그게 가장이고 의무입니다...그래야 그나마 말년에 대우받아요..."(아이디 ko68**** )
 
"결혼한지 18년차네요. 저도 글쓰신 분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직업이 몸을 써야하는 직업이라 애들 커가면서 정말 한두시간이라도 혼자있고 싶어지고 휴일되면 눕고싶어지더군요. 그런데요. 그토록 소원이던 기러기아빠(직장과 애들 교육문제로 지방에 혼자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소리 듣는 지금은 오히려 그시간이 그리워집니다. 결코 다신 오지않을 시간들이더군요. 혼자보다는 가족이 더 좋더군요^^.힘내세요^^;"(u001****)
 
결혼·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남편은 물론이고 아내 역시 '자신만의 시간'이 부족합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부부는 아이도 보살피면서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따라서 부부가 어떻게 협조하고 어떤 원칙들을 세워 서로 가사와 양육을 잘 분담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분노와 격분의 댓글이든, 공감의 댓글이든 다양한 댓글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입장 차이를 조금씩 조금씩 좁히고, 그 힘든 시기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가야겠지요.


입장 차이를 좁히고 협력하는 방법은 각 가족마다 다르겠지만, <한겨레> 육아웹진 ‘베이비트리’의 필자 케이티님 부부처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필자 케이티님이 `남편 없으니 집안 일이 두 배'(http://babytree.hani.co.kr/377865)라는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이 부부는 결혼할 때 결혼식이나 예물이 없는 대신 부부끼리 지켜나갈 약속 세 가지를 적은 판 하나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그 세 가지 약속 중 두 번째가 바로 ‘가사는 고르게 나눈다’ 였다고 합니다. 남편이 일 때문에 7주 동안 집을 비워 혼자서 ‘독박 육아’를 하고 있는 케이티님은 남편의 빈 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이 없으니 가사가 정확히 두 배가 되었다는 아내, 이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면 얼마나 기쁠까요?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한겨레 <토요판>에서는 '혼자 있고 싶은 여성'이나 이와 관련한 경험담의 글을 받고 있습니다. 푸념하면서 이해하면서 가족이 되어갑니다. ‘인터뷰; 가족’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명과 익명 기고 모두 환영합니다. 보내실 곳 gajok@hani.co.kr. 200자 원고지 기준 20장 안팎. 원고료 지급과 함께 원하실 경우 사진도 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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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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