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첫째의 스트레스가 문제행동을 일으킨다

김영훈 2017. 03. 14
조회수 873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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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돌보느라 힘든데 첫째가 안아 달라고 매달리는 일이 종종 있다. 이것은 첫째가 기질적으로 유별나서 그런 것은 아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집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충격이라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동생의 출현은 첫째에게는 엄청난 충격이기 때문이다. 이때 첫째는 놀람과 경계, 불안 반응과 함께 부모의 사랑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초조, 시기, 질투, 미움, 분노 등의 반응을 함께 보인다.


이 때 부모가 첫째에게 주로 하는 말이 있다.

다 큰 아이가 왜 그래?”

너도 이제 동생이 생겼으니 형답게 행동해.”

아기 보기도 힘든데 너까지 왜 그러니?”


그러나 이때는 첫째의 요구에 먼저 응해주는 것이 좋다. 생후 6개월 이전 아이는 아직 낯가림도 없고, 본격적으로 엄마와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는 아니다.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할머니나 보조 양육자의 품에서도 충분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첫째는 다르다. 이 시기에 둘째는 잠시 바운서나 흔들침대에 눕혀놓고 첫째에게 주목해주자.

 

동생은 모든 첫째에게 스트레스다


부모는 첫째에겐 더 엄격한 반면 동생들에겐 좀 더 느긋해진다. 또한 첫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첫째를 양육하는 건 부모로서의 첫 경험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게 불안과 걱정 같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의 이런 기대, 관심, 걱정은 첫째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반응에 숨겨진 의미를 잘 파악한다. 아이는 부모의 걱정까지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조금 줄여야 한다. 첫째는 이러한 스트레스 때문에 둘째보다 꽃가루 알레르기나 습진 같은 알레르기성 질병에 잘 걸린다. 이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면역력이 떨어지고 과보호로 인하여 병원균이나 박테리아에 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째의 문제행동에는 원인이 있다.


첫째, 서툰 부모에게 태어났다.


초보 부모에게 키워지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것이 첫째의 숙명이다. 실제로 첫째의 경우 초보 부모로 인해 약간의 실험대상이 되기도 한다. 서툰 부모는 관심과 사랑은 많은 대신 시행착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아이에게 강요하기도 쉽고 아이를 양육할 때 확신도 부족하다. 따라서 첫째가 보수적이고 현상유지에 힘을 쓰는 성향을 자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줄구하고 부모의 관심과 사랑은 가장 많은 것은 아이에게 장점이 된다.


둘째, 뭐든지 양보해야 한다.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는 늘 항상 '어른다워'야 한다는 강요를 받기도 한다. 이때 첫째는 동생이 태어나면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밀려나 외톨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낄 뿐 아니라 부모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때로는 무시당한다고 느낀다. 더 나아가서 동생과 비교해서 자신이 엄마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게 되면 엄마와 연결이 약해지고 있다고 믿게 된다. 따라서 양보하도록 강요받으면 받을수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부모의 기대가 크다.


첫째는 부모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한 첫째는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는 아이의 발달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때가 많아 적합하지 않고 부풀려진다. 이 때 스트레스를 받은 첫째는 새로운 도전에 위축되고 불안이 많아진다.


넷째, 둘째만 예뻐한다.


첫째는 항상 둘째보다 자신이 미움을 받는다고 여기기도 한다. 동생이 생기고 부모의 관심이 동생으로 향하게 되면 관심과 사랑을 뺏겼다고 느끼게 되고 어떻게 하든 돌려놓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까 동생처럼 행동하면 관심과 사랑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여 퇴행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사랑과 관심을 받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도 반영이 된다.

 

퇴행행동


동생의 분유를 먹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동생만 안아주고 먹여주고 보살피는 엄마를 보면 첫째도 젖병을 달라고 할 공산이 크다. 이럴 때 엄마가 너는 도대체 왜 이러니?” 하며 버럭 화를 내기 쉽다. 첫째는 기어코 젖병을 달라며 생떼를 부릴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무덤덤하게 그래? 별로 맛없을 걸? 동생은 이가 없으니까 우유만 먹는 거야라고 응대한다면 첫째의 반응이 달라진다. 첫째는 젖병을 몇 번 빨아볼 뿐, 호기심이 충족되면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


▶ 육아 가이드


첫째용 젖병을 따로 준비해 마셔보게 하자. 아이는 젖병이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 부모가 컵에 우유를 많이 따라서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쟁심을 느끼게 하자. 첫째가 컵에 우유를 담아 먹었다면 칭찬과 격려를 잊지 말자.

 

공격행동


아이가 동생을 때린다.”


동생에 대한 질투심의 표현으로 부모가 보지 않을 때 동생을 밀치거나 꼬집는 등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첫째가 동생을 야박하고 심하게 대하는 것은 자기 영역이 침범 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레 일어난다. 또 자신이 동생보다 크고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 육아 가이드


때리는 행동에 대해서는 이유와 상관없이 먼저 안 돼” “잘못이야라는 말하자. 그다음에 동생이 밉구나.”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잠깐 동생과 떨어뜨려놓아서 마음을 진정시키자. 첫째가 진정되면 그다음에 다시 한 번 동생이 미워도 때리는 것은 잘못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자. 아이가 동생을 때리지 않고 있을 때 칭찬과 격려를 하자.

 

질투행동


동생을 칭찬하는 꼴을 못본다.


첫째는 엄마나 할머니 등 가족들이 자신보다 동생을 더 예뻐한다고 생각하면 몹시 서운해하며 내 엄마야, 저리 가!”라거나 동생 싫어!”라고 표현한다. 이 때 부모는 네가 동생을 잘 돌봐주어야 해” “네가 형이니까 참아야지라며 첫째에게 더 많은 책임감을 요구하기 쉽다. 첫째는 동생의 편만 드는 부모에게 더욱 화가 나 동생에 대한 질투심과 경쟁심은 더 강해진다비교하여 칭찬을 하거나 첫째 앞에서 동생을 공개적으로 칭찬을 하면 경쟁관계가 만들어진다.


▶ 육아 가이드


이때는 무조건 야단치기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자. 그리고 동생이 왜 미운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 엄마를 돕거나 동생을 쓰다듬어 주는 등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 크게 칭찬해주면 아이의 적대감은 조금씩 줄어든다. 칭찬을 할 때는 서로 다른 부분에서 같이 모두 칭찬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30분이라도 아이와 단둘이 놀아주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자.

 

불안행동


갑자기 떼쓰기나 울음이 심해진다.


동생이 생기면 첫째는 불안해져서 떼를 쓰거나 쉽게 우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고개를 흔드는 등의 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동생이 생기면서 바뀐 환경이 문제가 된다. 첫째에게 쏟았던 관심과 시간, 애정이 줄었음을 아이가 알아차린 것이다. 실제로 둘째를 낳기 전과 낳은 후의 일과를 노트에 기록해 비교해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 육아 가이드


첫째가 왜 불안해하는지 이해하고 엄마와 둘만의 시간을 가져서 아이의 격앙되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자.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심하게 야단치기보다는 무관심이나 약간 타이르는 정도로 반응하자. 다만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논다든지 책 정리를 하는 등 긍정적인 행동을 보일 때 칭찬과 격려를 하자.

 

과잉행동


동생을 너무 예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첫째는 엄마에게 과잉된 행동을 보여서 엄마로부터 더 많은 칭찬과 관심을 끌어내려고 한다. 또한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이므로 엄마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서 마치 자신이 엄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 첫째 스스로 자신의 비중에 부담을 느껴 엄마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동생을 더 챙기기도 한다.


▶ 육아 가이드


첫째라는 이유로 엄마의 기대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만약 엄마가 보지 않을 때 동생을 괴롭힌다면 이는 자신의 진심을 숨기고 그저 엄마에게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때는 동생을 예뻐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충분히 칭찬해주되 동생을 잘 돌보지 않아도 엄마가 사랑한다는 신뢰와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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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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