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연고 위험? 바를까 말까

2010. 0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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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독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이렇게 어린 아가에게 사용하신다구요?”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한 아가들에게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하면 이런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심지어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너무 심해서 이차 감염이 생기고 진물이 흐르는데도 처방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겁나서 한두 번 바르고 더 이상 바르지 못한 엄마들도 많습니다. 정말 그렇게 무서운 약이라는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의사들이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한번 알아봅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치료제이자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가의 염증을 가라 앉혀주고 가려움을 줄여줍니다. 또한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에 세균이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어서 아토피성 피부염의 악화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사용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은 흔히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게 됩니다. 의사에게서 처방받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너무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아토피성 피부염을 스테로이드 연고만으로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상태나 치료 기간에 따라서 다양한 다른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해서 인터넷에 정말로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아가에게 정말로 나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왜 의사들이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엄마들이 생각하는 만큼 위험하다면 저부터 처방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종합감기약을 약국에서 마음대로 사서 아가들에게 먹이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겁내면서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종합감기약조차 5세 이하에서 위험할 수 있으니 약국에서도 함부로 팔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에서 흔히 처방하는 1% 하이드로코티손이라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의사의 처방 없이 수퍼에서도 살 수가 있습니다. 종합감기약보다도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아이들에게 훨씬 더 안전하다는 말입니다. 저 역시 동감입니다.



사실 스테로이드 연고란 아가들에게 굉장히 위험한 약부터 종합 감기약보다 더 안전한 약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흔히 7등급으로 분류를 하는데 7등급의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는 상당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별로 없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그러니 미국에서는 수퍼에서도 팔지요. 물론 1등급의 약효가 센 스테로이드 연고는 의사인 저도 아이들에게 처방한 적이 없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위험하다는 말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함부로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말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연고 중에 약효가 센 스테로이드 연고가 위험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센 스테로이드 연고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처방을 받으신다면 당연히 이점을 고려해서 처방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 연고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지시된 대로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제가 스테로이드 연고의 부작용에 대해서 이렇게 변명하는 이유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처음부터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서 고생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아토피성 피부염도 초기에 잘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벼울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가 많이 심해진 상태에서 치료를 하게 되면 아이도 힘들 뿐 아니라 치료도 더 힘들어지고 더 약효가 센 약을 사용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걱정에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피부에서 진물이 나고 이차 감염으로 고생을 하는데도 민간요법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원래 재발을 잘하는 것이 특징인 병입니다. 제대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게 되면 재발도 줄이고 심해지는 것도 줄일 수 있습니다. 자꾸 재발하는 경우는 일단 피부가 좋아진 후에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를 스테로이드 연고를 한동안 바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꾸 재발한다고 내버려두면 점점 더 심해지고 치료가 더 힘들어지고 나중에는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 등으로 고생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치료하면 아이들이 삶의 질이 훨씬 더 좋아집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때는 다음의 주의사항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얼굴이나 기저귀로 덮이는 부위는 심하지 않다면 약한 등급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일반적으로 하루에 2번을 초과하지 않게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더 자주 바른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부작용이 더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해서 중간정도 센 연고를 바르더라도 호전되면 약한 약으로 바꾸어서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조금 발라도 곤란한데 검지의 손가락 마지막 마디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얼굴 전체를 바를 경우 2마디 정도의 양을 바르고 손은 1마디 정도 팔은 3마디 다리는 6마디 정도의 분량을 바르는 것이 일반적인 지침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보습제를 바르기 전에 바르는 것이 효과가 조금 더 좋습니다.



몇 번 바르다 보면 그 심하던 피부가 말끔해지는데 자꾸 재발하는 것이 아토피성 피부염의 특징이다 보니 반복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듣는다고 생각하다가도 한번 두 번 재발할 때마다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 걱정부터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일 약한 등급의 스테로이드 연고는 제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상당기간 반복해서 사용하더라도 부작용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때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지시대로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렇다고 제 말을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저는 절대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엄마가 함부로 발라도 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뿐 아니라 그 어떤 약도 아가들에게 바르는 약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피부병에 잘 듣는다는 약은 함부로 바르면 안 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센 약일수록 효과가 좋고 효과가 좋을수록 부작용이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바르던 스테로이드 연고는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어른들은 아가들에게 사용하는 것보다 약효가 더 센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전에 바르다가 남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함부로 다시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비슷해보여도 전혀 다른 병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주의해야하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지나치게 겁내서 처방받은 약을 기피하다가 아이를 고생시켜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이 글은 2010년 6월에 작성된 글로서, 2010년 12월까지 유효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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