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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시연…“모든 수입·지출 이력 남아”

양선아 2019. 02. 18
조회수 3211 추천수 0
교육부, 다음달부터 사립유치원 적용
보조금·지원금·학부모분담금 등 재원별로 지출 명확히 관리 
등록 거래업체만 지출할 수 있어 부정 지출도 사전 예방 가능 
교육부가 다음달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인 대형 유치원에 도입되는 에듀파인을 18일 공개했다.
교육부가 다음달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인 대형 유치원에 도입되는 에듀파인을 18일 공개했다.

교육부가 18일 다음달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부터 적용되는 사립유치원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시연회를 열고 대형 화면을 통해 실제 ‘에듀파인’이 어떤 메뉴와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기자들에게 자세히 소개했다.

교육부가 시연한 에듀파인 내용을 살펴보니,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세입 항목이 보조금 및 지원금, 수익자부담수입(학부모분담금), 차입금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재원별로 세출 예산을 명확하게 편성해 관리하도록 돼 있었다. 이같은 시스템이 도입되면, 그동안 사립유치원들이 국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부담금을 하나의 회계로 관리하면서 발생했던 다양한 문제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립유치원에서는 그동안 학부모에게 교재·교구비나 현장체험 학습비, 원복비 등을 받아 학부모들이 낸 돈보다 적게 돈을 써놓고도 학부모들에게 이를 반환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에듀파인을 쓰게 되면 학부모에게 받은 돈을 어떤 항목으로 어떻게 썼는지 투명하게 관리가 되기 때문에, 남은 금액이 있다면 앞으로는 학부모 계좌로 다시 반환해야 한다.

또 에듀파인을 쓰게 되면, 에듀파인에 등록된 거래업체만을 통해 지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부정 지출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기로 회계 관리를 하거나 업체에 맡겨 한 경우, 일부 사립 유치원에서는 방과후교사 인건비나 각종 물품 구입비로 돈을 썼다고 기록해놓고 실제로는 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사립유치원의 모든 수입·지출 이력이 남기 때문에,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특히 사립유치원에서 자주 발생하는 회계 사고 유형을 시나리오로 제공하고, 회계 사고로 의심되는 사용 패턴을 월 단위로 분석할 수 있는 ‘클린 재정’ 기능도 에듀파인에 넣었다. 거래처가 다른 동일 예금주에게 지출 내역이 발생한다거나, 지출 결의와 원인 행위의 예금주가 다른 경우, 수입이 과오납된 경우 수납 계좌와 반환 계좌가 다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설 국장은 “초·중·고등학교와 국공립 유치원이 사용하는 에듀파인에는 12개 메뉴가 있지만,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은 사업현황·예산관리·수입관리·지출관리·예산결산 등 회계에 필수적인 기능 5개만 메뉴에 넣었다”며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에듀파인을 빨리 습득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에듀파인 관련 사립유치원 원장들 사이에서 “에듀파인이 시행되면 사립유치원 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 “에듀파인은 어렵다” “실시간으로 회계를 보여주는 민간사찰이다” “예산을 지출할 때마다 교육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등과 같은 왜곡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듀파인은 국가관리회계 시스템으로 재산 귀속 여부와 관계가 없으며, 유치원 단위별로 원장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지출하는 전자 기록 정보 시스템일 뿐 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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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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