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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담실] 결혼기념일 잊었다고 난린데…“나만의 디지털 달력을”

베이비트리 2014. 09. 30
조회수 4591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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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상담실

Q: 올해 결혼기념일을 잊고 지나갔는데 아내가 많이 서운해합니다. 기념일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A: 사진을 정리하다가 이전 생일에 찍은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수십 회 생일을 지내다 보니 언제 사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여행사진들도 어느 게 먼저였는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습니다. 뇌가 시간을 가늠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달력을 만들었고 물처럼 흐르는 시간에 숫자를 붙여 시간의 흐름을 기억하고 예측해 왔습니다.

원시인들은 해와 달의 움직임으로 시간의 흐름을 알았습니다. 달을 기준으로 일 년을 만들면 해에 의한 계절의 변화와는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고대의 달력일수록 오차가 심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한 달력은 1460년이 되면 1년 가까운 오차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개정한 달력으로 3300년마다 1일의 편차가 납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달력도 더 정교하게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달력의 역사가 단지 과학의 역사만은 아닙니다. 달력은 권력의 연장이나 다툼에도 이용됐습니다. 그리스의 주요 도시에서는 권력자들이 윤달을 임의로 삽입해서 공직 재직 기간이나 임대차 기간을 연장해 권력이나 이득을 취했습니다. 강력한 중앙통치제를 실시한 카이사르가 달력을 통일하기 전까지 로마의 각 지방은 서로 다른 달력을 썼습니다. 중국에서도 역법은 황제만이 가질 수 있는 권한이었습니다. 황제는 즉위한 해를 기준으로 연도를 시작했고 각 황제는 자신이 통치하는 기간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연호는 황제가 영토뿐 아니라 시간도 지배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JPG » »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권력자의 편익에 따라 달력이 바뀌던 시대에 비해 지금의 달력은 민주적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의 달력에도 숫자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국경일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추석, 설날과 함께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를 대목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요즘 개발되는 다양한 달력 앱을 보면 취업, 임신, 건강, 시험, 기념일 등 달력에 담긴 개인적 의미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결혼기념일은 두 사람이 만나 평생의 사랑을 약속한 날입니다. 일 년에 한번쯤 결혼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겠지요. 기념할 게 없는 인생이라면 삶이 얼마나 팍팍할까요? 사랑하는 이에게 소식을 전하는 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날,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날 등 디지털 세상에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나만의 달력을 만들어 보세요.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한겨레 신문 2014년 9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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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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