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연령별로 답변이 달라져요

조영미 2011. 12. 20
조회수 3890 추천수 0

<에피소드 1> 1년 8개월

 

남동생의 아이가 1년 8개월 즈음 되었을 때, 이제 많은 말들을 알아듣는다. 심부름도 곧잘 한다.

"할머니께 사과 좀 갖다 드릴까?"

했더니, 아무 말 없이 쪼르르 할머니께 다녀온다.

"형아 어디 있어?"

라고 해님이가 어디 있는지를 물으니, 손가락으로 정확하게 해님이를 가리킨다.

"누나 어디 있어?"

라고 물어보니, 그 역시 잘한다.

 

남동생이 아이의 이름을 부르자, 아주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네!"

라고 대답한다. 어른들이 순간 신기해하면서 웃었다. 남동생이 계속 아이 이름을 부른다. 그때마다 연신 아이는

"네!"

하고 진지하게, 성실하게 대답한다. 어른들에게 그렇게 이름을 부르면, “사람을 놀리는 거냐?”며 꿀밤을 여러 대 맞을 일이다.



1년 8개월 된 아이는 ‘이름’이라는 자극에 ‘네’라는 반응을 일관되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피소드 2> 1년 10개월
 
“밥 먹을 사람?” 하고 물으니 “나!”라고 크게 답한다.
“똥 싼 사람?”하고 누나가 물으니 “나!”라고 크게 답한다.
이어서 “똥 안 싼 사람?”하고 누나가 물으니 역시 “나!”라고 답한다.
짓궂은 유치원 형들이
“지구 먹어 본 사람?”하고 물으니, 해님이가 “나!”라고 크게 답한다.
“해님이가 지구 먹어봤대”라면서 형들이 놀려도 해님이는 따라 웃으면서 좋아라 한다.
“자동차 들어 본 사람?”, 역시 해님이가 “나!”라고 답한다. 형들도 웃고 해님이도 웃는다.

06_사진1.jpg 만 1년 10개월 때 그림


1년 10개월 된 아이는 ‘~한 사람?’이라는 질문에 ‘나’라고 답한다. ‘나’가 정말 해님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에피소드 3> 2년 6개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 형들이 해님이에게
"해님이 남자야, 여자야?"
라고 물으면,
"여자야"
라고 답하고,
"해님이 여자야, 남자야?"
라고 물으면,
"남자야"
라고 답했다.
 
그런데 요즘은
"해님이 남자야, 여자야?"
라고 물으면, 다소 심각한 말투로
"여자 아니거든"
이라고 변형이 일어난다.
"해님이 여자야, 남자야?"
라고 물으면, 역시 심각하게
"남자 아니거든"
이라고 답한다.


“A야 B야?”라는 질문에 일관되게 “B"라고 답하였다면, 시간이 흐른 후에는 ”A야 B야?“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 변형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B가 아니거든!“. 아이 안에서 그런 변형이 일어날 줄을 미리 짐작할 수 있을까?

<에피소드 4> 2년 7개월
 
다른 유치원 형들이 놀이를 하다가 싸우고 있는 중에, 유치원 선생님이 해님이에게 가서
“해님아, 이거 철수 형아꺼지?”라고 물으니, 해님이 “으응”.
똑같은 물건을 들고
“해님아, 이거 상화 형아꺼지?”라고 물으니, 해님이 “아니거든”
이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마치 아래 그림의 색깔이 진한 것처럼 자신의 의견이 분명하다.

006_111220_사진(2).jpg 만 2년 5개월 때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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