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뇌발달을 위한 운동지침

김영훈 2015. 01. 15
조회수 9040 추천수 0

05160575_P_0 copy.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는 어떤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유산소 운동이 무산소 운동보다는 효과적이며,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서 신체활동을 많이 한 아이일수록 기억력이 좋고, 기억력과 관계되는 대뇌피질의 두께가 두껍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아이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하루에 최소한 1시간씩 아이에게 운동시킬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채택했습니다. 이 지침은 5세부터 18세 사이 아이의 심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간단한 운동이든 과격한 운동이든 최소한 하루 1시간씩 운동을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간단한 운동이나 과격한 운동 모두 효과가 있는데, 간단한 운동은 빠른 속도로 걷는 정도를 말하고 과격한 운동은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정도의 운동을 말합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많이 하게 되면 피로가 쌓이고 스트레스로 이어져 뇌발달에 나쁠 수도 있습니다. 또 운동을 많이 하면 뇌에서 나오는 엔도르핀에 의한 쾌감 때문에 체력이 소진되도록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뇌발달에도 좋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 3~18세의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하는 운동으로 태권도, 검도, 합기도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외에 6~8세는 수영, 12~18세는 구기 종목을 즐겼습니다. 성장을 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철봉 등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자세를 바르게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단 너무 무거운 중량을 이용한 근력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심폐지구력을 높이는 운동으로는 달리기, 줄넘기, 수영 등이 좋고,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하고 축구, 농구 등 구기종목도 신체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여럿이 함께 공을 움직이는 축구, 농구, 야구, 배구와 같은 운동들을 통해 아이는 공들의 갖가지 궤도, 속도, 힘 등을 측정, 공간정보를 순간적으로 감지하는 공간판단력을 길러줍니다.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까요?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부터 시작하세요.

아이에게 운동을 시키려면 우선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신체놀이의 핵심은 아이들이 운동을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참여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가급적 신체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길러 줄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보세요. 온몸으로 나무나 새, 자동차와 비행기 등 동물이나 탈것을 표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함께 하며 "정말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 같네"라며 추임세를 넣어주면 창의력도 길러줄 수 있습니다. 공이나, 리본, 훌라후프 같은 도구를 이용하는 것도 두뇌발달에는 좋습니다. 도구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두뇌의 고위사고 기능입니다.


둘째, 정기적으로 하세요.

운동은 적어도 주 3, 4회 정도는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번 할 때마다 30분 이상 해야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2시간 이상 무리하게 시키는 것은 뇌발달에 좋지 않습니다.


셋째, 같이 운동하세요.

혼자서 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이 재미가 없고 그만두는 일이 많습니다. 따라서 친구나 부모처럼 운동친구와 같이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더구나 운동을 통한 신체접촉은 시상하부에서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하여 유대감을 증진시킵니다.


넷째, 지속적으로 하세요.

운동은 꾸준히 하여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뿐만 아니라, 뉴런의 수도 늘거나 줄 수 있습니다. 어려운 동작도 일정기간 반복하면 그와 관련된 대뇌피질이 두꺼워지고, 반대로 중단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부분이 다시 얇아집니다. 고난도의 동작이나 창의적 사고도 학습과 경험을 통해서 생겨나며 중단할 경우 퇴화하기도 하는 이유는 뇌의 이러한 가소성 때문입니다. 따라서 운동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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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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