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읽기, 어휘력을 늘려라

김영훈 2018. 05. 11
조회수 2657 추천수 0

읽기의 제일은 유창성이다. 글을 소리 내어 읽을 때, 정확한 발음으로 뜻을 파악하며 읽어야 하고, 읽는 속도나 목소리 크기도 조절하며, 간단한 문장부호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또 글을 읽고 그 내용을 순서대로 기억할 수 있어야 하며, 중요한 일과 그에 따른 세부사항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글의 내용에 맞는 제목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독서가 필수이다. 만약 아이가 독서를 싫어한다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해야 하며 독서에 방해되는 TV는 제한하여야 한다. 또한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델링도 필요하다.


학년별 국어의 발달


girl-160167_960_720.png » 이미지 픽사베이.학교 저학년 때 읽기를 배우지 못하면 고학년이 됐을 때 옆에서 아무리 격려하고 도와줘도 공부를 잘하기 어렵다. 저학년 때 술술 읽고 해독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나중에 읽기를 활용한 학습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어 경로를 조정해야 한다. 아이의 뇌에 해독경로를 구축하는 일은 저학년 시기에 주요 과제이다. 만약 아이가 자동적이고 유창한 읽기능력을 습득하지 못한 채 고학년이 되거나 중학교에 들어간다면,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비록 조금 늦었더라도 어떻게든 바로 잡아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이들은 말소리의 최소 단위인 음소를 발음규칙과 함께 익히면서, 말을 소리 내는 뇌의 경로에서 몇 개의 신경회로를 파생적으로 발달시킨다. 그런 읽기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아이는 말에서 소리 내는 경로를 자연스럽게 읽기 해독경로로 전환한다. 그런데 일부 아이들은 말을 하는 데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읽기 해독경로로 전환하기 위해 반복연습을 해야 하며, 아이들이 뇌가 자동읽기 경로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교사가 집중적으로 개입하고 도와줘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운론이다. 은유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읽기를 통해 말을 알아듣게 되면 아이는 추상적인 소리에 대한 감각을 보인다. 이때부터 언어 감각이 뛰어난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전혀 해독하지 못하는 읽기와 철자법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 아이가 자라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 동안 아이의 국어는 문장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만들어 내느냐에 의하여 결정된다. 아이들은 지시사항을 따르고, 질문을 이해하고, 다양한 문장들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같은 말을 여러 번 되풀이해야 하는 경우라면 아이가 고집이 세기 때문이 아니라 문장을 만들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소리체계에 대한 이해력과 문장력이 좋은 아이는 읽기를 좋아하고 글에서 많은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국어가 뛰어난 아이는 글을 읽으면서 효과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많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요구되는 국어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국어의 각 영역은 늘 골고루 학습하여야 한다.

04787489_P_0.JPG »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어린이들,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광주교육대학교 천경록 교수는 총 7단계로 읽기능력 발달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초등학교까지의 단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읽기 맹아기(1단계)

글 읽기 이전 단계로 주로 음성 언어를 사용하는 단계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의 시기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읽기 입문기(2단계)

음성 언어에서 문자 언어로 나아가는 단계이다. 읽기 입문기는 주로 초등학교 1~2학년인 저학년 시기에 해당한다. 아이는 말뿐만 아니라 글로도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아이는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인지하며 그리고 단어를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다. 이 단계의 읽기에서는 음독활동(oral reading)이 중요하다. 글자를 소리 내어 읽은 것은 아이가 글을 읽고 있다는 증거이다.


기초기능기(3단계)

해독에서 독해로 나아가는 기간으로 읽기의 기초 기능을 익히는 시기이다. 이 단계는 초등학교 3~4학년 시기에 해당한다. 아이는 긴 문장을 의미 중심으로 끊어 읽기를 시작한다. 글을 유창하게 소리 내어 읽게 되고, 음독에서 묵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기초 독해기(4단계)

초급의 사고 기능을 익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초등학교 5~6년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해독보다 독해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글을 읽게 되면 묵독(silent reading)이 강조된다. 이 단계에서는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기, 정보를 축약하기, 생략된 정보 추론하기, 이어질 내용 예측하기, 비유적 표현의 의미 이해하기, 표현의 적절성 판단하기 등과 같은 기초 독해 기능을 기르는 단계이다.


읽기를 돕기 위하여 부모가 해야 할 것들


아이는 부모의 책 읽는 모습을 보며 자라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되도록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어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이야기를 들려주며 함께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은 아이의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며 언어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국어력은 독서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부모가 책을 읽어 주면 효과가 크다. 부모가 책을 읽어 주면 부모의 풍부한 배경지식 때문에 혼자 읽는 것보다 5배 이상 이해할 수 있다. 


또래 아이들끼리 독서모임을 만들어 주어도 좋다. 읽고 난 뒤에 친구들과 생각과 느낌을 나누면 언어와 사고력을 모두 키울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읽기 교과서를 중심으로 지문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주력하여야 한다. 가령 다음 주에 배울 것을 집에서 먼저 공부해도 좋고, 아이가 내용을 다 읽고 난 후에 부모가 질문하여 아이의 이해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국어 문제집을 푼다면 타이머를 사용하여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도 필요하다.


[초등학교 1학년 지침]


첫째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하라.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아이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처음에는 권장도서보다는 아이의 관심을 보이는 분야나 좋아하는 주제를 고르는 것이 좋다.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으로 시작하면 아이가 흥미를 가지게 되며, 아이의 독서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그림이 있는 책이 좋다.


그림책은 유아기에만 본다는 생각을 버리자.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글자만 있는 책을 읽게 하면 아이가 글자를 읽는 데만 힘을 쏟기 때문에 내용파악이 떨어질 수 있다. 오히려 그림이 풍부한 책은 아이가 책을 쉽게 접하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글씨가 적어 단순한 구조를 가진 책을 선택하되 초등학교 1학년이 이해할 만한 내용이면 된다. 상상력을 키워 주는 전래동화,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과학책, 사회적 경험을 접하게 하는 생활동화가 좋다. 욕심을 부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책을 권하면 읽는 재미를 잃어버릴 수 있으므로, 책은 아이 스스로 고르자.


셋째전문분야를 만들자.


독서를 하다 보면 아이는 좋아하는 책이 생기는데 이와 유사한 종류의 책을 구해서 흥미가 지속해서 이어지도록 하자. 이때는 이야기가 긴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바꿔줄 수 있다. 독서량이 많고 읽기를 재미있어하면 그림이 있는 위인전도 권할 만하다. 위인전은 아이들을 상상력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데려다주고, 현실에 대한 이해력을 넓혀준다.


넷째책을 읽은 후 독후 활동을 하자.


아이가 책을 읽은 후에 부모도 같은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자.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책 읽기 수준은 대개 내용파악에 그치기 때문에 책 속에 담겨있는 깊은 의미를 스스로 알아내기 어렵다. 부모가 아이와 식탁에 마주 앉아 자연스럽게 책에 대하여 대화해보면 아이가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아이가 찾아내지 못한 책의 주제나 중심 내용, 이야기의 전개, 작가에 대하여 언급한다면 아이는 책에 흥미를 보일 것이다. 이 방법은 아이에게 책의 맛을 알게 하고 이해력을 키워준다.


[초등학교 2학년 지침]


짧은 책을 읽고 그 주제를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중요한 등장인물이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할 수 있어야 하고, 이야기의 내용을 순서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글을 읽다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이 글의 앞뒤 문맥에 맞춰 뜻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글의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글에서 지시하는 사항을 따라 할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지침]


이전보다 많이 길고 복잡한 구조를 갖춘 글을 읽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글쓴이의 의도는 무엇인지 생각을 정리하며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글을 읽은 후에는 그 내용을 차례에 맞게 간추려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5학년 지침]


초등학교 5학년부터는 책이 재미없더라도 끝까지 읽어내야 하며, 책 속의 생각이 나와 다르더라도 저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 탄 선비가 말을 걸었습니다.” 에서와 같이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낱말을 구별하여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내외끼리 내외할 일도 없고....’와 같이 같은 낱말이라 하더라도 문맥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상징을 이해할 시기기 때문에 비유적 표현, 관용적 표현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지침]


글을 읽으면서 무엇이 중요한 문단이나 문장, 낱말인지 찾을 수 있어야 하고, 중심 낱말을 보고 글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글 속이나 낱말 속에 감추어진 뜻을 파악해야 하고, 읽을 때와 쓸 때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글의 내용을 통해 그것이 사실인지, 의도적으로 설득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글을 읽을 때도 글 속의 등장하는 인물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배경과 상황 등을 연계하여 그 행동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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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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